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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병사의 전선 일기 - 제1차 세계대전의 기록 1914 ㅣ 지양청소년 과학.인문 시리즈 4
바루 지음, 이성엽 옮김 / 지양사 / 2022년 7월
평점 :
뉴스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소식을 접하고 아이가 전쟁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했다
전쟁은 책에서만 보던 옛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현재 일어났다고 하니까 갑자기 관심이 생긴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전쟁의 처참함을 알고 있지만 세계 곳곳에서 현재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니 나도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전쟁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 아이에게 나도 아는 게 별로 없어서 이 책을 함께 읽으면 좋을 거 같아 준비해봤다
이 책은 실제로 전쟁을 경험한 사람이 쓴 건 아니지만 작가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프랑스 병사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쓴 책이다
작가인 바루는 프랑스 지방을 도보 여행하던 중,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에서 낡은 노트 한 권을 발견하는데 그 노트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어느 프랑스 병사의 일기장이었다
일기는 프랑스 총동원령이 내려진 후, 병사가 소집된 1914년 8월 3일부터 9월 5일까지 기록되어있었다
한달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전쟁이 막 시작되고 프랑스군 총동원령이 내려진 후 가족들과 이별하여 베르시 역에서 기차를 타고 몽타르지를 향해 가는 병사의 떨리는 심경부터 전쟁 상황에 따라 부대가 이동하는 과정, 전장에서 느끼는 죽음에 대한 공포, 가족의 편지를 기다리는 애타는 심정 등 전쟁에 참전한 개인의 심경을 잘 느낄 수 있다
그동안 역사책에서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나라와 전쟁을 해서 누가 이겼다는 객관적인 사실만 들었던 것과는 달리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프랑스 병사의 일기를 통해 마치 내가 그 전쟁에 나간 듯 생생하게 한 개인으로서 전쟁을 마주했을 때의 심정은 어떤지 잘 느낄 수 있었다
집단이 아닌 한 개인의 눈으로 바라봤을 때 더 전쟁이 참혹하게 느껴졌다
아이들이 읽기에 좋았던 점은 그림책이라는 거다
색색의 예쁜 그림은 아니지만 흑백으로 그린 그림에서 전쟁의 참혹함을 느낄 수 있다
프랑스 병사는 전쟁터에서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던 시점에서 일기를 멈춘다
그 후 그 병사는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지만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전쟁은 4년 이상 계속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아이들은 책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책 맨 뒤에 전쟁에 대한 배경과 전개과정, 결과까지 자세히 설명되어있다
초등학교 중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읽기 적당한 책이고 아이와 함께 어른인 나도 전쟁은 꼭 피해야하고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지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