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럽민중사 - 중세의 붕괴부터 현대까지, 보통사람들이 만든 600년의 거대한 변화
윌리엄 A. 펠츠 지음, 장석준 옮김 / 서해문집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찾게 되는 것은 바로 플라톤이며 공자라는 한 교수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시간이 아무리 오래 흐른다 하더라도 인간의 본성 자체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플라톤, 공자 등 사상가들이 우리에게 남긴 한 줄기의 말들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철학자들이 남긴 말들이나 한 사회와 인간의 본성을 바탕으로 한 많은 책들이 고전으로 남아있으며 이들은 여전히 우리의 가슴을 위로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철학자들이나 사상가들은 인간의 본성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언변을 늘어놓았다면 역사는 우리 인간이 만든 체제 혹은 이데올로기의 변화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인간들이 만들고 유지해 온 체제나 이데올로기도 크게 변화할 수 없었을 것이라 추측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기술의 진보에 비해 인간이 운영하고 있는 체제나 사상의 변화가 너무나도 더딘 것이 아닐까라는 우려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인류가 만들어 온 사회가 더디게 변화한다고 해서 그 작은 변화가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 변화는 보통의 사람들이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그 시작을 통해 지금 우리가 새로운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수 있고, 희망 또한 가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2018년 현재의 우리들은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민중의 힘으로 정권을 교체했고, 새로운 헌법 개정에 대한 투표가 목전에 있다. 또한 미투 운동으로 성차별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던 기존의 질서가 달라지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사회는 삐거덕 거리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잡음이 사회의 악이라 판단하고 있지만 다른 이들은 이 잡음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진보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고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이 맞부딪치는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정확한 해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해답을 유추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역사라 생각한다.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의 사람들은 어떻게 세상과 싸워왔고, 그 투쟁을 통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왔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면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들이 조금 더 확연하게 보이고 보다 나은 해결책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해답을 구하고자 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현재를 살아가는 내게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 준 책이 바로 서해문집에서 출간된 신간 「유럽 민중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