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제주도에 볼일이 있었다. 출발하기 하루 전소지품을 꾸렸다. 여행을 앞두고 짐을 챙길 때 중요한건 ‘챙기기‘가 아니라 ‘버리기‘가 아닐까 싶다.
어떤 물건을 가방에 담느냐보다 무엇을 두고 가느냐가 여행의 성패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쓸데없는 걸 가방에 구겨 넣으면 나중에 대가를 혹독하게치러야 한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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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 조류 관련 서적을 뒤적였다. 일부 조류는 비바람이 부는 날을 일부러 골라 둥지를 짓는다고했다. 바보 같아서가 아니다. 악천후에도 견딜 수 있는튼실한 집을 짓기 위해서다.
내가 목격한 새도 그러한 연유로 흐린 하늘을 가르며날갯짓을 한 게 아닌가 싶다. 나뭇가지와 돌멩이뿐만아니라 비와 바람을 둥지의 재료로 삼아가며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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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이라도 좋다. 낡은 비디오테이프를 되감듯이 그때의 옛날로 돌아가자. (중략) 나는 글 쓰던 펜을 내려놓고 읽다 만 책장을 덮고, 두 팔을 활짝 편다. 너는달려와 내 가슴에 안긴다. 내 키만큼 천장에 다다를 만큼 널 높이 들어 올리고 졸음이 온 너의 눈, 상기된 너의 뺨 위에 굿나잇 키스를 하는 거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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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을 품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닿을 수없는 인연을 향한 아쉬움, 하늘로 떠나보낸 부모와 자식에 대한 애틋한 마음, 결코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대한 향수 같은 것은 마음속에 너무 깊게 박혀 있어서 제거할 방도가 없다.
채 아물지 않은 그리움은 가슴을 헤집고 돌아다니기마련이다.
그러다 그리움의 활동 반경이 유독 커지는 날이면,
우린 한 줌 눈물을 닦아내며 일기장 같은 은밀한 공간에 문장을 적거나, 책 귀퉁이에 낙서를 끼적거린다. 그렇게라도 그리움을 쏟아내야 하기에. 그래야 견딜 수있기에...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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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꽤 긴 통화를 마치면서 뭔가를 고백하듯 말했다.
"그래요. 당신이 곁에 있어 참 다행인 것 같아요. 나도 당신 덕분에 버티고 있나 봐요."
나는 이 말을 듣고 괜스레 가슴이 울렁거렸다. 한편으론 의문도 들었다. 아니, 환자의 보호자가 환자 덕분에 버틴다니, 무슨 말이지?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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