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사람이 없는 시간이 외로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살다 보니 사람이 진짜 외로워지는 순간은 혼자일 때가 아니라, 함께 있음에도 여전히 혼자 같은 순간이었다. 내가 아니라 누군가가 되어야만 사랑받을 수있을 때, 사람은 진심으로 외로워졌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아니 나에게 진정으로 필요했던 것은 옆 사람이 아니었다. 내 사람이었다.
때때로 불쑥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편히 있어도 되는걸까?‘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행복을 이리 쉽게누려도 되는 건지, 여전히 헷갈린다. 그런 순간이면 겁먹은 아이처럼 옆을 본다. 내 사람이 있다. 용기가 난다. 나는 이 사람과 함께 지금의 안온함을 가능한 힘껏 늘려보려 한다. - P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