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름은 어디에
재클린 부블리츠 지음, 송섬별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5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은 왜 살해된 여성이 아닌 살인자를 주목하는가?

그녀의 이름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그녀는 왜 살해당해야 했는가?
빛나는 삶을 꿈꾸었던 한 여성의 삶이 이른 죽음으로 마무리 된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불공평한가?

📎위스콘신에 사는 18살 앨리스와 멜버른에 사는 36살 루비는 같은 날 뉴욕에 온다. 앨리스는 뉴욕에 올때 가져온 라이카 카메라로 이곳 저곳을 찍어대며 사진작가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하지만 비가 억수처럼 퍼붓던 어느날 아침, 허드슨 강가에서 강간당한 끝에 살해당한다. 같은 날 아침, 비가 억수처럼 퍼붓던 그날, 루비는 강가로 조깅을 하러 나왔고 그때 앨리스의 시신을 발견한다.
그날 이후 루비는 줄곧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이름모를 소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으며, 왜 아무도 그녀를 찾지 않는가?

📎각자의 삶을 찾기 위해 서로 다른 이유로 뉴욕에 온 앨리스와 루비. 서로 만나진 않았지만 서로의 마음을 가장 잘 알기에 앨리스를 발견한건 루비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름 모를 그 소녀가 계속 마음에 걸렸던 게 아닐까. 세상엔 많은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하지만 대부분 범인들에 초점을 맞춘다. 왜 그 범인은 살인을 했는가? 여태껏 살아온 범인의 삶은 어땠고, 환경은 어땠는가? 아무도 모르게 뉴욕에 온 지 단 몇주만에 생을 마감하게 된 앨리스는 '리버사이드 제인'으로 불리게 된다. 그래도 앨리스 곁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도망쳐온 뉴욕이지만, 자신의 딸과 닮은 듯한 앨리스에게 가장 안전한 장소와 마음을 건네 준 노아와 프랭클린🐶. 차가운 강가에서 죽어야만 했던 앨리스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했던 루비. 그리고 그들 곁에 언제나 존재했던 앨리스 리. 색다른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신박했다. 그들곁에서 언제나 머물고 있는 앨리스의 말로 전개되는 이 이야기는, 그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앨리스 리의 이야기다.

📎뉴욕에 온 앨리스와 루비의 이야기는 여전히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성 살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왜 끊임없이 살인이라는 행위가 행해지고, 특히나 여성들은 왜 한없이 약자가 되어 죽어야하는가? 사실 이 책의 내용이 왠지 모르게 여성들이 왜 어두운 골목을 쉽게 다니지 못하는가, 왜 항상 한걸음 뒤의 남자들을 두려워해야하는가에 대한 이유가 오로지 남성이라는, 성별이 다른 존재에게 탓하는 느낌이 들어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소설을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여성이 남성에게 살해당한것이 아니라 한인간이 다른 한인간에게 살해당한것이라고.
하지만 읽으면서 앨리스를 한없이 비참하게 죽여나간 그 정신나간 인간이 내뱉는 말이나 행동들이 '아, 여자는 참 나약한 존재다'라고 생각하게 했다. '후미진 공사현장으로 끌고 가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다' 라고 말하는 이 정신나간 인간이 여자였다면 '끌고 가 죽이는' 행위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이나 할 수 있을까...? 모든 남성이 정신나간 이 작자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건 안다. 하지만 이 범인이 남성이기에 무서운건 어쩔 수가 없다 (내가 여자이기에). 물론 이 세상은 미친 여자가 남자를 비참하게 죽이기도 하고 여자가 여자를, 남자가 남자를 죽이기도 하는 그냥 살인사건이 많이 일어나는 참 무서운 세상이다. 요새 뉴스기사들을 보면 미친인간이 너무 많다. 이 책은 수많은 사건들 중 여성살인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글쎄. 그냥 주인공이 여자일뿐이야 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중간에 루비가 데스클럽활동을 하는 부분들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으나, 결국엔 그들이 루비곁에 있었기에 루비가 좀 더 강해지기도 했고 외로운 ㄴㅇ가 함께 할 수 있기에 꼭 필요한 장면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ㄴㅇ를 의심한 나는..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키울 필요가 있겠어😑 하지만, 까마귀 얘기를 했잖아!! 쳇)

📎그리고 작가님께서 문장 하나하나를 잘 쓰시는건지, 번역가님께서 문장을 잘살려 이쁘게 만들어 주신건지, 꽤나 잘만들어진 문장들이 많았다🫶🏻

📎이 글은 밝은세상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사람들은 누군가 죽으면 미래를 애도해. 하지만 죽은 사람의 과거는? 한 사람이 살아온 흔적들, 그가 죽으면 모두 사라져 버리게 될 삶의 발자취들이 안타깝지 않아?
💬
만약 내 죽음이 정해진 운명이라면, 나의 운명일까, 그 남자의 운명일까?
💬
여전히 누군가 등을 잡아끄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뭔가 동작을 취하려 할 때마다 누군가 방해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
나는 앨리스 리이고, 이건 그 남자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야.
💬
[분명 그 아이가 내 곁에 있는데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루비가 말하자 나는 기분이 녹아내리는 느낌이 들었어. 아주 일이 많았던 긴 하루가 지나고 편안하고 깊은 잠에 빠져드는 것 같은 느낌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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