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선리기연 - A Chinese Odyssey2: Cinderella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코미디와 감동을 주무르는 주성치 영화들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 바로 <서유쌍기>시리즈이다. 잘 알려진 중국소설을 원작으로서 다른 영화들로도 많이 만들어졌다. 주로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의 진기한 모험으로 로드무비의 전형적인 요소를 보여주고 있다면, 이 영화는 그 속에서 한 인물이 긴 시간과 사랑을 통해 모든 근심을 초월한 존재로 성장한다는 깊은 것을 보여준다. 1편 <월광보합>과 >2편<선리기연>으로 우스꽝스럽다가도 이내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자유자재의 감동을 선보인다. 1편에서 손오공은 사부 담삼장을 먹으면 불로장생한다는 말을 믿고 배신하여 500년 후 산적 지존보로 환생하였다. 이때 그를 만나러 온 두 요괴와의 소동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못하는 지존보의 혼란이 벌어진다. 그중 백정정은 과거 그의 연인이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500년 전으로 돌아와 스스로 손오공임을 자각하며 성장해간다.

<서유쌍기>시리즈는 시종일관 유머와 감동으로 이어지지만 이 시리즈가 보여주는 사랑에 대한 진실한 태도는 영화 후반에 큰 감동을 선사한다. 그리고 인간이 가진 여러 가지 한계들 중에서 시간의 유한함이라는 거대한 고민 앞에서 심도있게 성찰하는 면도 이 시리즈가 보여주는 탁월한 세계관이다. 월광보합을 가지게 된 손오공은 계속해서 시간을 돌려 백정정을 구해내려하지만 그 시간으로 돌아갈 때마다 결과는 같을 뿐이다. 결코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도 다시 그것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음을 이야기한다. 과거의 시간에 대한 인간의 갈망은 늘 애틋한 추억을 동반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 기억을 재생하면서 현재의 것에 충실하지 않는 것도 인간이 저지르는 어리석은 일 중에 하나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도 조금만 지나면 과거가 되고 또 다시 후회와 미련을 만드는 과거의 시간이 될 테니까. 

<서유쌍기>시리즈에서 손오공이 과거의 자신의 죄업, 사부에 대한 배신과 백정정에 대한 배신은 '사랑'에 대한 태도라는 동일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2편 <선리기연>에 이르면 자하를 만나 또 다른 사랑의 존재를 만난다. 환생으로 거듭되는 자신의 또 다른 사랑의 모습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렇게 벌어지는 사랑의 아픔은 어느 시간에서건 거듭되고 그것을 되돌릴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것은 인간의 환생이라는 거듭되는 시간의 기회가 주어져도 결코 그것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힘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거듭되는 시간 속에서 또 다른 사랑을 하고 그 현재를 살며, 또 미래를 꿈 꾸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과거의 기억은 소중한 것이지만 결코 그것에 연연하며 사는 일은 옳지 않다. 손오공은 사랑의 기억을 가슴에 뭍고 다시 서역으로 여정을 떠나려한다. 마지막 장면, 손오공은 전생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손오공이 환생한 지존보와 자하의 엇갈리는 사랑 싸움을 목격하고 도와준다. 그것은 결코 그 시간의 자리에 서서 연연할 수 없음을 깨닫은 손오공의 성숙한 시선을 보여준다. 지존보와 자하를 뒤로하는 그의 모습은 너무나 감동적이다. 1편의 코미디, 2편의 가슴 뭉클한 사랑 이야기는 서로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패러디와 그 속에서 난무하는 이상한 형태의 코미디들과 멜로가 오가는 구성은 영화 내내 흥미롭다. 아, 그 엔딩은 얼마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지. 이번에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  <서유쌍기>시리즈는 그 화질의 수준도 상당하니 꼭 한번 극장 관람을 놓치지 말아야한다. 무엇보다 함께 웃고 우는 감동을 누군가와 나누면서 봐야 더 즐거운 영화이기 때문이다. 
  

by 명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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