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온 남자들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아직 덜 자란 남자들의 그 측은한 소동!

영화 속 로드무비의 화법을 통해 발견하는 성장의 비밀은 아이들에게서만 확인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익히 잘 알고 있듯이 인간은 언제까지나 덜 자란 상태로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신체적 진화는 어느 수준에서 그치지만, 정신적 진화는 죽는 순간까지도 지속적으로 일어난다. 이대로 무의미한 삶인가, 싶을 때 언제든지 사건은 벌어지고 진심으로 삶의 이치를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이 영화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느 덧 다 알아버리고, 다 알아서 더 알 것이 없는 그런 관계와 생활만 남았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을 때, 사건이 터진다. 바로 주인공 성희의 아내가 사라진 것이다. 혼자 살고 싶다는 선언을 성희가 먼저 했지만, 사실 아내는 그가 그런 생각을 품기도 전에 실행에 옮기고 떠난 것이다. 그녀는 어디로 갔을까. 성희는 이제 괘씸한 아내의 행적을 쫓는다.


그러면서 영화는 성희와 후배 동민이 고물 자동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으로 로드무비의 자세로 고쳐 앉는다. 하지만 로드무비로서의 색깔을 갖추고는 있지만 그 결이 메워지는 과정에 균열이 일고, 흐름은 차단된다. 자연스럽지가 않아 보인다. 남편 성희가 아내를 찾아가는 과정에 만나는 아내의 옛 친구들과의 만남은 독특한 캐릭터, 상황으로 연출하려는 의도만 보일 뿐이다. 그 속에 담아야할 캐릭터의 순수성과 그것들이 전달하는 감동의 힘이 맥없이 사그라진다. 관객들은 로드무비를 통해 그 속에서 주인공들을 그저 지나치는 이들에게서 마저도 무언가 삶의 풍경을 잡아내고자 하는 법이다. 하지만 이 영화 속의 그들에게는 그러한 진심이 없어보인다. 다만 마지막의 이유있는 반전으로 가기 위해 거처가는 이동 경로일 뿐이다. 이들과의 관계에서 마저도 주인공들은 성장을 해야만 한다. 이 길에서 만나는 인물들 중 유일한 힘을 발휘하는 이는 바로 이문식이 연기하는 유곽이라는 인물 뿐이다. 캐릭터의 관계들이 주는 짜임이 여기서 조금 매듭을 묶을 수가 있다. 그리고 성희와 동민의 관계 또한 풀리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아내의 전 애인이자 성희 자신의 절친한 후배 동민과의 관계에 뭔가 균열이 있었을 법도 한데 이들은 시종일관 쌍둥이 브라더스 마냥 다정하기만 하다. 차라리 이 사내들이 사랑했던 한 여인의 인생에 대한 비밀을 알고 거기서 발견하는 감동이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녀의 가출 이유로서, 혹은 반전으로서 술술 풀어놓는 마지막의 나레이션과 몽타쥬들은 그저 감동을 조장하는 급조적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by 명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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