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가 재밌어 보이긴 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않고 구입했는데 예상보다 꿀잼이다.
책소개 그대로, 14살에 에스퍼와 가이드가 있는 책속 세상에 빙의한 주인수는 소설을 읽어봤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원작의 주인수를 괴롭히다 주인공에게 살해당하는 악역수라는 걸 깨달은 뒤로, 공과 철저하게 분리된 삶을 살아간다. 그렇게 거리감 있던 두 사람은 술에 취한 주인수가 주인공에게 잘 생겼다며 치근댄 작은 사건을 계기로 하룻밤을 보낸다. 물론 주인수인 이연수는 전혀 기억이 없다.
멀쩡히 존댓말 하다 주인수가 조금만 거슬리게 말하면 바로 반말이 튀어나오는 주인공 주승혁. 여기가 책속 세상이라는 듯 당연하게 과장되어 있는 배경과 주변 인물들. 모 에스퍼가 주인수를 끌어안으려 시도한 장면을 보자마자 팔을 잘라버리는 주인공. 등등...
뭐 하나 정상적이지 않게 과잉 범벅인데, 주인수가 무슨 말만 하면 '나를 가지고 논 거예요?' 라고 하는 주인공이 정말 어처구니가 없고 짜증나는데 그런데도 웃기다.
그냥 현실에 없는 한 편의 극을 보는 기분으로 지켜보다보니 요상하게 재밌다. 아무래도 내가 BL을 처음 재밌게 읽었던 작품이 이와 비슷한 과잉 투성이 작품이어서 그런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