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 소나타 - 정신분석학이 결혼의 여러 가지 고민을 언어의 의미로 연주하다
강인경 지음 / 북보자기 / 2025년 4월
평점 :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결혼 소나타>는 결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정신분석학적으로 인과관계에 따라 표현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내가 그동안 등한시했던 독서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일전에 공학을 전공하다가 인문학으로 방향을 틀었을 때에 도서관에서 인문학과 철학 도서를 읽으며 사유하는 즐거움을 느꼈던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유하는 시간보다 소유하는 것에서 느끼는 쾌락을 즐기는 쪽으로 점점 기울어져 갔다.
이처럼 <결혼 소나타>는 비단 결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본능 및 감정을 정신분석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각 장마다 저자가 정신분석적 삶의 의미에서 삶을 선택하고 의지를 성찰한 '바라보다', 이를 문학적으로 표현한 '살아가다', 철학적 의미를 되새기며 존재의 가치를 이야기한 '살아지다', 저자 자신의 가슴에 각인된 명료한 고백 '느낌하나'로 구성하였다.
이 덕분에 책의 내용을 정신분석학, 철학, 문학적 시선으로 골고루 향유하며 지적으로 감성적으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결혼에 대한 의견과 시각에 공감하고, 그 덕분에 저자가 정신분석학적 시선으로 풀어내는 설명이 더 구체적으로 이해가 된다.
그리고 정신분석학이라는 학문을 토대로 풀어내기 때문에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착안하여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 이 점은 다양한 정신분석학 석학들의 견해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적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대학원에서 현대문학을 전공한 동기들을 보면, 레비나스나 라캉 등의 시선에서 문학을 분석하는 연구과정이 인상깊었다. 7년 쯤 전에 어깨너머로나마 보았던 라캉의 욕망과 욕구에 대한 내용이 언급될 때는 반갑고 흥미로웠다.
끝으로 책의 내용은 이러하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욕망과 감정을 느낀다. 이때 본능적으로 파생되는 결핍과 소외는 우울과 불안을 낳는다. 이를 더욱 심화시키는 것은 인간의 존재가치를 매스컴에 의해 학습되어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 것으로 기준을 삼는 것이다.
라캉의 견해처럼 욕구는 채워지면 해소가 되는 반면에 욕망은 끝이 없기 때문에, 더 많이 갖고 배우려 발버둥치지만 동시에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비교하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자연스레 자신의 존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행과 고통을 느끼며 지혜와 슬기를 습득할 기회가 박탈당한다.
따라서 존재가치의 기준은 우리가 세상을 지각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존재)는 세상을 언어로써 지각한다. 이는 우리의 정신 세계를 구축하며 성격으로 표현된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으로 꾸려지는 가정에서의 환경이 개인(존재)의 성격 형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후략)
https://blog.naver.com/estevin/223900576255
‘언어의 의미 속에서 내가 살아가는가?‘ 아니면 ‘내 삶 속에서 언어의 의미가 태어나는가?‘는 정신분석치료에서 내담자에게 묻는 핵심적인 문진이다. ‘언어가 주인인지, 아니면 삶이 주인인지?‘ 이런 문진은 정신분석치료에서 필요한 삶의 고민이다. - P64
지각은 수많은 기억의 다발 속에 머문 다양한 감정을 드러내면서, 마음에 머문 자아가 더 나은 존재가치로 인식하고자 한다. 인간의 존재란 스스로 지각한 자아가 다른 정서의 삶을 인정하면서 살아간다면 서로 하나 될 수 있는 새로운 생명의 희망을 낳을 수 있는 것 같다. - P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