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봤어? - 동준이의 잠든 메타인지를 깨운 수첩의 비밀
김현수 지음 / 생각학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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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준이의 잠든 메타인지를 깨운 수첩의 비밀이라는 부제목에 끌려 받아 든 책 생각해 봤어?.


이 책의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자 별의친구들대표, 그리고 성장학교 별의 교장을 겸임하고 있다. 저자의 이력을 더 살펴보니 공중보건의 시절부터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사재를 털어 대안학교를 설립했고, 게임 중독·느린 학습자·경계성 장애·무기력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진로 및 문화체험 자립 공동체까지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그간의 행보가 청소년 교육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져 신뢰가 갔다.

 



이책의 주인공은 이미 많은 문제를 안고 있을 거라 짐작하며 책을 펼쳤는데, 예상과 달리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중학생이었다.
유튜브와 게임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공부를 포기하지는 않은 열네 살 동준이.
학교와 집, 학원을 오가며 나름 성실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요즘 들어 점점 무기력해지고, 학교 수업도 잘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무엇보다 공부할 의욕이 떨어진다.
책을 처음 펼쳤을 때 소개된 주인공의 모습은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되었다. 흔히 만나게 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학생 모습이니까.

중학생이라는 나이는 유·초등 시절의 미숙한 어린 시절을 깨고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이자, 사춘기와 맞물리며 인생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변화를 겪게 되는,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다.
거기에 학업의 압박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평범하지만 마음속에 걱정이 쌓여 가던 어느 날, 동준이에게 담임선생님은 특별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라고 권유한다. 인생 태도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라는데, 모인 친구들 면면을 보니 큰 문제는 없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은, 학교에서 소위 성적을 깔아주는아이들이다.
프로그램에서 만난 의사 선생님은 참가 학생들에게 수첩을 나눠 주며 세 가지만 잘하면 공부를 안 해도 성적이 오를 거라고 말한다.

하나, 매 수업 시간에 우리말로 단어 하나씩 적기

, 일기 두 줄 쓰기

, 내일 할 일 두 가지 적기

겨우 이것만으로 성적이 오를까?
다음 날부터 매 시간 한 단어씩 쓰기 시작하는 동준이. 문장도 아닌 단어 쓰기라 시작은 쉽고 별다른 노력도 들지 않았는데, 폭풍 같은 칭찬까지 받는다.

그래도 꾸준히 2주간 해 보니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수업을 거의 듣지 않던 동준이는 단어를 쓰기 위해서라도 막판에 수업을 듣게 되고, 수업에서 들은 여러 말 중 단어 하나를 골라 적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단어를 쓰며 모르는 뜻을 찾아보게 되어 어휘가 늘고, 말귀도 더 잘 알아듣게 되면서 약간의 자신감도 생겼다.

또한 일기 두 줄 쓰기와 내일 할 일 두 가지 적기를 하면서 하루를 돌아보고, 오늘과 내일을 연결해 생각하는 습관이 조금씩 생겨났다. 바로 쓰기 위해 생각하고, 자신의 일을 계획하는 습관이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한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친 동준이는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실행하기 위한 전략도 익히게 되며, 무엇보다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않고 전략을 수정해 다시 도전하는 끈기를 배우게 된다. 이를 통해 작은 성공을 거두며 뿌듯함도 느낀다.

작은 수첩에서 시작한 작은 도전은 동준이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런 변화는 듣기와 쓰기로부터 시작되었다. 샘들이 나눠 준 수첩 하나에서 시작된 셈이다. 그 수첩에 단어도 적고, 일기도 쓰고, 할 일도 적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샘들은 아주 작은 실천에도 칭찬해 주었다. 실패했을 땐 격려와 함께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주었다. 그렇게 나를 포기하지 않고 챙겨 준 것이 힘이 되었다.” - 96

 

이런 꾸준함이 빛을 발해 중간고사 평균 점수는 10점 이상 오른다. 한껏 고조된 동준이에게 선생님은 중요한 말씀도 잊지 않는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너무 욕심내서 더 많이 하려고 하지 않는 거야. 지금처럼만 성실하게 하면 돼. 그리고 미래를 앞당겨 더 잘하려고 생각하지도 말고,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지도 말고, 네 속도대로 가는 거야. 이게 제일 중요해, 네 속도대로. 그리고 어던 방향으로 갈지 함께 상의하면서 가자.”-127, 128

 

동준이는 내 속도대로라는 대목에서 존중받는 느낌을 얻고, ‘상의하면서 가자는 말에서는 함께한다는 든든함을 느낀다. 선생님은 부모와 달리 동준이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고, 비교하지 않으며, 재촉하지 않는다.
이 대목에서 부모 된 입장에서 반성도 해 본다. 과연 나는 아이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았는지, 비교하지는 않았는지, 재촉하지는 않았는지.
겨우 싹트려던 의욕을 부모의 불안으로 재촉하고 무겁게 눌러 왔고, 잘하지 못하면 한심해하던 내 모습이 떠올라 우리 집 아이에게 미안함이 느껴졌다. 마음 속으로 책에 나온 대사를 따라해 봤다.

실패해도 괜찮아. 너를 믿어. 많이 할 거 없어. 쉬엄쉬엄 해. 욕심내지 마. 조금씩 조금씩 쪼개서 해보자!”

 

사실 우리 집 아이에게 메타인지 학습 방법을 익히게 해 볼 겸 신청한 책이었지만, 읽는 내내 동준이를 도와주는 주변 어른들의 모습에서 부모의 태도를 배우게 되었다.
시작을 부담스럽지 않게 해 주고, 실패해도 다시 시도하는 경험을 쌓게 하며, 작은 성과를 통해 스스로를 믿는 방법을 알도록 꾸준히 지원하는 어른들의 모습 말이다.

아이를 키우거나 지도하는 부모와 교육자, 그리고 도전을 두려워하는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한 번쯤 읽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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