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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의학 공부 -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필수 해부 개념
켄 애시웰 지음, 고호관 옮김 / 윌북 / 2025년 12월
평점 :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가장 모르고, 그래서 누구보다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주저 없이 ‘내 몸’이라고 답할 것이다.
어릴 적, 햇빛 비치는 창문에 손가락을 비춰 보며 ‘이 안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늘 궁금해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몸에 대한 호기심은 어쩌면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한때 신체 해부 전시회가 큰 인기를 끌던 시절, 필자 역시 두어 번 찾아가 관람한 적이 있다. 그만큼 우리 몸을 들여다본다는 일은 흥미롭고도 신비롭다.
이런 전시처럼 우리 몸의 세포부터 전체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가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그러자면 아마 의학 백과사전 전집을 들여놔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여러 권짜리 백과사전을 한 권에 꾹 눌러 담아놓은 듯한 책이 있어 소개하고 싶다.
바로 신간 《태어난 김에 의학 공부》이다. 우리 몸을 그림과 함께 자세하고도 친절하게 보여주는, 의학, 해부, 건강 지식이 담긴 책이다.

저자인 켄 애시웰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의과대학에서 해부학을 가르치는 교수다.
그래서인지 전문적인 내용을 쉽고 일상적인 언어로 잘 풀어냈고, 단어는 많이 들었지만 정확히 몰랐던 개념들을 그림으로 명확하게 정리해 준다.
책은 먼저 몸 전체를 둘러본 뒤, 세포에서 시작해 각 장기의 ‘계’별 구조와 기능을 설명하는 구성이다. 차례대로 읽어도 좋고, 관심 있는 장기나 계부터 골라 읽어도 좋다.

전문가가 쓴 책답게 설명은 꽤 깊이 있게 들어간다. 예를 들어 혈액 세포를 다룰 때, 적혈구·백혈구·혈소판에서 그치지 않고 백혈구를 이루는 과립구(호중구·호산구·호염기구)와 무과립구(림프구·단핵구)까지 그림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가족 중 암 환자가 있어 의사에게서 자주 듣곤 했던 ‘호중구’ 라는 말도, 이 책 덕분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세포 구조 설명은 색을 달리한 그림 덕분에 사진에서는 알기 어려운 부분까지 또렷하게 드러난다. 이름이 비숫해 헷갈렸던 리보솜과 리소좀을 이번에야 확실히 구분하게 된 것도 고백한다. 림프계나 내분비계처럼 이름만 들으면 막연했던 기관들도 그림으로 보니 몸속 어디쯤 자리하는지 감이 잡힌다.






나처럼 단어로만 알고 실제 모습이나 위치는 잘 떠올리지 못했던 독자라면 이 책이 특별히 더 실용적이고 직관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평소 이런 지식을 그림과 함께 익혀두면 의사의 설명도 훨씬 잘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몸을 관심 있게 돌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 말로 ‘알아두면 쓸모 있는’ 의학 지식을 가득 담은 책 《태어난 김에 의학 공부》를 청소년부터 성인 독자까지 모두에게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