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가족 - 각자의 알고리즘에 갇힌 가족을 다시 연결하는 법
이은경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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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교실 속 스마트폰의 침범을 누구보다 직접적으로 느낀 저자는, 이제는 가정에까지 깊숙이 침투한 디지털 기기의 폐해를 알리고 회복해 보고자 이번에는 도파민 가족을 들고 왔다.

 

도파민 과잉에 관한 이야기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실은 우리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던 유익한 호르몬이 어쩌다 천덕꾸러기가 되었을까?

 

뭐든 과하면 모자라느니만 못하다는 관용어를 굳이 덧붙이지 않더라도, 적절한 균형이 깨져버린 도파민 과잉 자극은 여기저기에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그런데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에서, 우리는 또다시 과잉된 도파민 분비가 이루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매우 어린 유아기부터 나타나 이들이 자라면서 겪게 될 많은 걱정스러운 부분이 책에 소개되어 읽는 내내 걱정이 쌓였다.

 

책에서는 장기간에 걸친 도파민 과잉 자극과 더불어 감정 문해력이 붕괴하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감정 문해력에 주목해야 한다. 감정 문해력이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며, 적절하게 표현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말한다. 단순히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느낀 감정을 이해하고 전달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힘. 읽기와 쓰기처럼 감정에도 문해력이 필요하며 이는 아이가 타인과 건강하게 관계 맺고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정서적 기반이 된다.”

-55

 

이처럼 감정 문해력이란 감정을 느끼고, 이를 언어로 옮기고, 표현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발달하는 능력인데 이는 타인의 감정에 대한 공감과 반응뿐 아니라 나의 감정 또한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표현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과잉 자극과 뇌 반응의 가속화 과정에서 이러한 정서적, 감정적 과정이 생략되거나 처리하는데 피곤함을 느껴 이 부분의 발달이 더뎌지고 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을 해소하거나 표현하지 못하고 억눌러 버리고, 이런 습관들은 감정을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된다는 무언의 양육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아니, 배우지 못하기에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다는 게 더 정확하겠다.

울 상황인데 울지 않고, 서운한데 괜찮은 척하는 습관이 쌓여 아이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말썽을 부리지 않는 차분한 아이처럼 보일지 몰라도, 감정의 회로가 닫히는 중인 것이다. (55)

 

저자는 말한다. 감정도 언어처럼 사용해야자란다고.

기존 문해력이나 글쓰기에 관한 책을 집필한 저자는, 이번에도 감정 문해력향상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다시 소통하는 가정으로 돌아가려는 여러 노력을 소개하고 있다.

장마다 말미에 소개된 회복장에서는 거실 속에서 감정 언어를 회복하게 하거나 주의력, 뇌의 조절력 등을 회복하게 하며, 도파민의 균형을 맞춰주는 진정한 휴식을 소개하고 있다.

 

당장 오늘부터 우리 가정에서 시도해 볼만한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가족이 말로 다 하지 못한 가정들을 표현해 볼 수 있는 가족이 함께 쓰는 일기장이나 1분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멍하게 있어 보는 ‘1분 멍상 타임’, 오직 듣는 일에만 몰입해 보는 눈 감고 듣기 타임’, 정서적 소비가 많은 요즘 꼭 필요한 하루 1템 쇼핑 다이어트등이다.

 

예전에는 집으로 돌아와 밥 냄새, 생선 냄새 풍기며 식사도 준비하고 식탁 등 아래 두런두런 모여 앉아 저녁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시절이 있었다. 집집이 비슷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텔레비전 앞으로 모여들어 함께 울고 웃으며 저녁을 보내고 일찌감치 따뜻한 잠자리에 드는 그런 비슷하고 뻔하지만, 정이 있는 저녁 풍경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저녁 풍경은 집이라는 곳에 함께 모여있지만, 자신만의 콘텐츠를 감상하거나 남들보다 빠르게 정보를 찾아내거나 해소되지 않은 감정을 회피하려는 각자도생의 작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어버려, 마치 각자 자신의 궤도만 맴도는 외로운 행성들의 우주 같다.

가장 아늑한 안식처가 되어야 할 가정은 디지털로 꼼짝없이 연결되어 외부와 경계가 없는, 직장이나 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기에 삭막하기만 하다.

이런 붕괴한 가정을 지금이라도 자각하여 구성원들과의 관계를 회복시키고자 한다면 누군가의 표현처럼 정신이 번쩍 드는 보고서이자 슬픈 반성문같은 이 책 도파민 가족을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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