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자마자 보이는 세계지리 사전
이찬희 지음 / 보누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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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지리 시간은 솔직히 많이 지루했다. 지리적 특징 위주로 공부하면서 알기 어려운 지형의 특징 등등을 외우느라 고생했다. 그렇게 내 삶에서 지리는 점점 멀어지는 듯했다. 어른이 되면서 국내외의 여행을 다니면서도 지리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지는 않았던 거 같다.

하지만 총 균 쇠라는 책에서 이야기하듯 문명의 우열은 단지 선사시대부터 입지를 잘 잡은 조상들 덕분이라는, 환경과 우연에 기인한다는 내용을 보고 지리의 힘에 대해 궁금해졌다.

 

과연 지리를 알면 세상이 보일까? 이러던 차에 지리를 알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세상의 흐름이 보인다라는 문구에 꽂혀 읽자마자 보이는 세계 지리 사전을 펼쳐 들었다.

 


책의 저자는 현직 고등학교 지리 교사이면서 유튜브 채널 지리는 차니쌤을 운영하는 이찬희 씨인데, 중학교 지리 교과서도 집필하고, 지리에 대해 통찰을 얻기 위해 대학원에서 지형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책을 읽고 나서 저자의 강의도 궁금해졌다. 유튜브에서 지리는 차니쌤의 강의를 찾아보니, 또렷한 목소리를 가진 젊은 선생님이다. 강의 중 10분 세계 지리 강의인 쉽지리를 몇 편 보았는데 책만큼 간결, 명확하게 잘 전달한다.

 

책은 지리에 대한 기본 상식을 이야기한 뒤 대륙별로 지리적 특성과 문명의 발달, 현재 일어나는 세계 현상들을 지리와 연결 지어 설명하고 있다.

 


 

소제목들을 살펴보면 다 끌만 한 주제다.

오늘날과 같은 최첨단 디지털 시대에 아무리 노력해도 지도는 실제 지구와 완전히 똑같이 만들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가?

정확한 지도를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고요?’의 내용을 읽어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둥근 구체이기에 지구를 사각형 모양의 평면 지도로 옮길 때는 반드시 왜곡이 일어난다고 한다.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도가 메르카토르 지도인데 이는 네덜란드의 메르카토르가 항해를 위해 만든 지도이다. 이 지도를 살펴보면, 고위도로 갈수록 면적 왜곡이 심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고위도 지역의 러시아, 유럽, 북부 아메리카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 있어, 과거 제국주의 시절에는 이 지도에 기반하여 식민 지배의 정당성도 부여했다고 하니 지도가 가진 위력이 놀랍다. 하지만 이 지도가 아닌 실제 대륙의 크기를 비교해 보면, 아프리카 대륙은 유럽의 주요 나라가 들어가고, 인도, 중국, 미국과 그린란드까지 품을 수 있다.

지도 얘기가 나왔으니, 책에서 더 확인한 화가 나는 몇 가지 사실들을 말해 보면, 지금 세계 곳곳에 분쟁의 원인이 된 제국주의 시대의 잔재를 확인하는 데에서다.

61쪽 남부 아시아의 분쟁을 다룬 싸우고 싶어서 싸우는 게 아닙니다에서는 종교와 인종을 무시한 강대국들의 마구잡이 이주 정책과 국경선 긋기로 현재에도 이어지는 분쟁에 대해 다룬다. 얼마 전 세계 뉴스에 나왔던 미얀마의 로힝야족 탄압 사태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며, 아시아뿐 아니라 아프리카, 중남미 아메리카에서도 이러한 제국주의의 폐해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그밖에 인도에 IT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이 선진국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데? 북극이 녹으면 오히려 좋아하는 나라나 산업도 있다고? 등등 흥미로운 주제를 지리적 관점에서 설명해 놓아 지리적 문해력이 좋아질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좀 더 깊고 넓게 통찰할 수 있는 눈도 배우게 되는 거 같다.

이 책을 읽고 지리의 힘이나 총 균 쇠등으로 그 지식을 더 넓혀가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이 책을 통해 지리는 단순한 암기 과목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강력한 도구인 것을 깨달았다. 지리에 대해 마중물이 되면서 깊이감도 더해줄 수 있는 책 읽자마자 보이는 세계 지리 사전을 학생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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