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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와인 페어링 쿡북
정리나.백은주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11월
평점 :
와인을 평소에도 즐겨 마시지만, 안주에 있어서는 딱히 호불호가 없는 편인 줄 알았다.
하지만 마른안주 중 어포나 오징어와 함께 레드 와인을 마시면 유독 그 비린 맛이 강하게 느껴져 비위가 살짝 상하기도 하고, 와인을 마실 때 과일과 치즈를 함께 먹으면 그 향이 배가되기도 했다. 그리고 스파클링 와인과는 달콤한 케이크가 정말 잘 어울렸다.
그렇다면 와인을 마실 때는 어떤 음식이 어울릴까? 한식 중에서도 어울리는 안주가 있을까?

<푸드 앤 와인 페어링 쿡북>에서는 국내 최고의 와인 전문가인 백은주 교수와 와인 바를 운영하는 정리나 푸드 디렉터가 만나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을 소개한다.
책은 크게 2파트로 음식과 와인 페어링의 기초와 와인과 잘 어울리는 요리로 엮었다.


1장 음식과 와인 페어링의 기초에서는 페어링의 기본으로 음식과 와인의 맛을 끌어내는 3가지 방법을 설명한다. 저자가 오랜 시간 한국과 프랑스에서 직접 경험한 다양한 페어링 노하우를 풀어놨는데, 음식과 와인의 산지 맞추기(신토불이 매칭), 비슷한 특성의 음식과 와인 매칭하기(유유상종 매칭),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맛을 매칭하기가(대비 효과주기) 그것이다.
신토불이나 유유상종 방법으로 음식과 와인을 매칭하는 것은 어렴풋하게나마 경험을 해봤었는데, 대비되는 특성의 맛을 이용하는 것이 새로웠다.
그런데 이것도 이미 우리가 은연중에 적용해 오던 방식이었던 게, 고기와 같은 단백질 요리에는 타닌의 떫은맛이 느껴지는 레드 와인을 마셔주면, 와인의 타닌이 고기의 퍽퍽함을 부드럽게 해주며, 단백질은 타닌의 떫은맛을 코팅해 준다고 한다.
짠맛이 강한 치즈를 먹을 때는 달콤한 맛의 와인을 마셔 단맛과 짠맛을 조화롭게 해준다.
1장에서 와인과 음식의 페어링 기초를 접했다면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와인가 잘 어울리는 요리 레시피 37가지가 나온다. 스파클링 와인, 화이트 와인, 로제 및 오렌지 와인, 레드 와인, 스위트 및 주정 강화 와인에 어울리는 요리로 2장의 챕터를 구성했다.
와인의 안주를 살펴보면 이름은 생소하지만, 막상 레시피를 보면 간단하기도 하고, 비슷한 한국 요리가 생각나 자신감이 생긴다. 예를 들어, 스파클링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으로 미나리 감자 뢰스티가 있는데, 감자 뢰스티는 우리의 감자채전과 닮았다. 채썬 감자 위에 달걀이나 베이컨, 치즈 등을 올려 구워내면 근사한 와인 안주가 탄생한다! 또 파르마지아노 치즈 칩(시판 파마산 치즈 가루), 들기름 간장 달걀프라이나 김 플레이트 등 딱히 많은 재료가 들어가지 않고도 간단한 조리로 안주를 완성할 수 있다!
이것도 저것도 자신이 없거나 의욕이 안 생긴다면 전문가가 제안하는 편의점 음식과 와인 페어링 칼럼을 보면 된다. 추천하는 상품을 사다가 접시에 소분하면 그럴싸한 미니 와인 바가 완성되지 않을까?
또, 요리를 어느 정도 하는 경우라면 나온 음식 레시피를 응용해서 비슷한 특성의 재료로 안주를 만들 수 있다.
화이트 와인 안주로 추천한 방풍나물, 사과, 부라타 치즈 삼합을 보면서 겨울철 제철인 시금치를 응용하여 반찬을 만들며, 따로 덜어내 사과와 부드러운 치즈를 얹어 와인 안주로도 내볼 수 있겠다. 그리고 브리 치즈 곰취 쌈밥 레시리를 보면, 냉장고를 털어, 데칠 수 있는 채소를 응용해 그 안에 밥과 고기 대신 밥과 치즈를 넣어 와인과 곁들일 수도 있을 거 같다.


알면 보인다고, 책을 읽으며, 레시피대로 따라 하거나 그때그때 집안에 있는 재료로 대체해 가면서 다양한 와인 안주를 만들다 보면 어느새 나도 와인과 음식 페어링 준전문가가 되지 않을까 흐뭇한 상상을 해본다.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하는 모임이 많은 연말연시 한 번쯤은 집으로 초대해 이 책에 나온 레시피를 따라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을 대접해 보고 싶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