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생기부 필독서 50 - 의대 합격생만 1,000명 이상 배출한 의대 전문 컨설턴트가 공개하는 필독서 시리즈 15
신진상 지음 / 센시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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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생기부 필독서 50>

의대는 과연 어떤 사람들이 진학할까? 궁금하기는 했지만 나와는 먼 얘기 같아 솔직히 처음 책 제목만 봤을 땐 그다지 끌리지는 않았다. 게다가 그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려면 내신부터 수능까지 챙겨야 할 게 많을 텐데 생기부에 적을 필독서까지 봐야 한다니 머리가 지끈거려 더욱 안 끌렸다.

그래도 무슨 책을 소개했을까 궁금해 책 리스트만 슬쩍 소개글에서 읽어봤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의료인문학이란 무엇인가, 논어, 눈물 한 방울, 불편한 편의점? 파이어?...파이어족의 그 파이어???

어쩌다 아는 주제도 나오고 읽었던 책도 나오니 이제야 내 속마음이 보였다.

아. 안 궁금했던 거보다 일부러 피했나 보다. 나도 읽기 어려운 책들이 마구 쏟아져 나올까 봐.

대치동에서 현역 입시 컨설팅을 하고 있는 저자는 누적 의대 합격자를 천 명 이상 배출한 의대 입시 전문가 신진상 씨다. 전직은 조선일보 의료 담당 기자 출신으로 그 시절부터 20년간 매달 10여 권의 의학 전문 서적을 읽고 있다 한다.

자칭, 타칭 의대 입시 전문가가 본 의대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학종(학생부 종합전형)과 독서라고 말하며 이 책을 시작한다.

수시 학종은 의대에 들어가는 가장 넓은 문이며, 실제 정시에서도 서울대, 고대, 연대는 생기부를 반영한다고 한다. 그중 생기부의 창체와 세특에 기록된 독서 활동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하여 의대 입시를 위해 그간 읽어온 책은 생기부에 잘 반영되도록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그 내용 중에서도 창체와 세특에 녹여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렇게 의대생들에게 독서를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이유야 여러 가지 있지만 독서를 통해 교과서에서 더 나아가 심화 지식을 담을 수 있는 지적 역량을 보여 주고, 다양한 활동을 기재할 수 없는 요즘 학종에서 그나마 독서는 인성과 정체성, 가치관을 보여 주는 좋은 역할을 하기에 그렇다고 한다.

이런 걸 다 떠나서도 저자가 만나본 의대 합격생들은 예외 없이 독서광이라고 한다. 즉 의대 준비생들은 세특이나 창체 때문에 책을 읽은 게 아니라, 독서를 하다 보니 생기부가 풍성해진 것이다.

자, 그렇다면 의대생이 되기 위한 필독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저자는 50권을 골라 책의 리뷰와 함께 그 책을 생기부에 녹여낼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각각 인문 편, 사회 편, 기초 의과학 편, 의사라는 직업 편, 의학의 미래 편 등 5개의 파트로 나눠 각 파트 별로 10권의 책을 선별했다.

책의 리뷰를 읽다 보면, 정말 간략하게 정리도 잘해놓았지만, 역시 독서광인 저자가 책에 대해 의견을 적어 놓은 것이 흥미롭고, 관련해서 읽을 만한 책이나 저자를 소개하는 대목에서도 도움을 받는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의사인 김승섭 씨와 2권이나 소개된 김현아 씨의 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먼저 김승섭 씨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의사가 되려면 공부를 넘어 사회를 꼭 알아야 한다는 점을 잘 보여 주는 책이다. 환자의 CT나 MRI 검사만으로 그 환자의 건강 상태를 보는 것이 아니라, 고용 문제를 포함해 환자가 겪는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거시적으로 볼 줄 알아야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고 한다.

“사회적 폭력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경험을 말하지 못합니다. 그 상처를 이해하는 일은 아프면서 동시에 혼란스럽습니다.”

의사에게 필요한 덕목을 짚어주는 이 책을 필독서로 꼽은 저자에게 깊은 감사를 보내고 싶다.

이 책을 아직 읽어보진 못했고, 알지 못했던 분이지만 <의대 생기부 필독서>를 통해서라도 알게 되어 정말 값지다. 부디 이 책을 읽고 제2, 제3의 김록호처럼 정의로운 의사가 탄생하길 바란다.

다음으로 <의료 비즈니스의 시대>를 쓴 김현아 씨도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 본인도 의사이지만 한국의 의료시스템을 고발(?)하는 글을 썼다. 그나마 미국보다 의료에 있어 개인의 돈이 덜 든다는 한국에서도 만연한 불필요한 검사, 약물의 남용, 불필요한 치료, 이를 장려하는 무분별한 의사들의 처방을 꼬집는다. 그리고 요즘 시끌시끌한 의대 정원을 늘리기보다 의사의 지적 역량뿐 아니라 인성을 함께 보며 의사를 선발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하니 가히 궁금해지는 책 1순위다. 요즘 개인적으로 몇 년간 고질적이던 피부질환이 상당히 심해져 절실하게 찾아 보고 싶은 피부과 명의를, 환자를 돈으로 보지 않고 의료의 본질을 지키려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피부과를 찾고 있어서일까?

그렇게 신랄하기만 할 거 같은 김현아 씨는 놀랍게도 정신 질환 딸을 둔 엄마라는 고백을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에서 하고 있다.

이 유명한 의사의 딸이 양극성 장애를 겪으며 정신 병동에 장기 입원했었다니 놀라웠다. 신진상 씨는 이 책을 읽으면 절실한 묘사가 심금을 울리며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느끼게 해준다고 평하니 조만간 내 손에 이 책부터 들려있을 것 같다.

이러한 책들에 대한 리뷰를 읽으면서 어떻게 생기부에 녹여 쓰나? 고민할 즘에 ‘이 책을 창체에 녹이는 방법’, ‘이 책을 세특에 녹이는 방법’을 알려준다.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을 반영하고 여기에 더해 어떤 활동까지 하라고 전략을 짜준다.

예를 들면 윌터 아이작슨의 <코드 브레이커>를 창체 동아리 활동에는 영자 신문부 동아리에 접목할 수 있겠다.

‘영자 신문부 동아리에서 이 소재를 골랐다면 2023년 11월 영국에서 처음 승인된 유전자 가위 치료에 대해서 쓸 수 있다. 이게 왜 혁명적인지, 미국이 아닌 영국에서 인정받은 계기가 무엇인지, 앞으로 의학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등에 대 조사해 보고 과학 기사를 쓰면 좋은 활동이 될 것이다. 또는 책을 토대로 최신 자료를 좀 더 서칭하여, 현재 유전자 가위 치료가 어디까지 상용화됐는지,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에 대한 특집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책을 생명과학2 세특에 녹이는 방법은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생명과학2: 생명과학2 교과 중 유전자와 생명과학 파트에서 유전자 가위를 간략하게 다루고 있다. 유전자 가위는 특정 DNA 서열을 인식하고 전달할 수 있는 효소이다. 이를 이용하여 특정 DNA 서열을 제거하거나 교체함으로써 돌연변이를 유도할 수 있다. 돌연변이는 생물의 형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돌연변이 유도는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거나, 기존 생명체의 형질을 개선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의 이름을 언급하면 좋은 의대 생기부가 될 것이다.’

책을 읽고 나면 과연 책의 저자는 분명 뛰어난 컨설턴트라는 생각이 든다. 나처럼 의대에 관심도 없던 평범한 아줌마도 의대를 꿈꾸게(?)... 아니 여기에 나온 책을 하나도 안 빼고 다 읽고 싶게끔 만드니 말이다. 책을 덮고 나면 의대 입시 설명회를 다녀온 듯한, 뭔가 빼곡히 적힌 비법 노틀를 전수 받은 것처럼 알찬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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