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트 데스크 다산어린이문학
켈리 양 지음, 이민희 옮김 / 다산어린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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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광고처럼,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어린이문학에는 어느 것이 있을까?

아니, 적어도 나에게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영향을 주고 있는 작품에는 어느 것이 있을까?

떠오르는 건 아낌없이 주는 나무, 어린 왕자, 삐삐롱 스타킹, 빨강 머리 앤, 작은 아씨들, 톰소여의 모험 정도? 이 중에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어린 왕자는 어른이 되어서도 두고두고 읽고 있는 아름다운 소설이다.

여기에 하나 더 보태고 싶은 소설이 생겼다.

바로 "프런트 데스크"!




이 소설의 표지를 보면, 당차 보이는 동양계 여자아이가 전면을 응시하며 전화기를 들고 있다. 여자아이는 꽃무늬 바지를 입고서, 필기를 하려는 듯 연필을 쥐고 있다. 그 옆으로 팁통이 보이고, 뉴욕 양키즈의 파란 야구 모자가 놓여 있다.

표지의 주인공이자 이 소설의 주인공인 미아 탕이라는 10살의(!) 어린 소녀는 중국에서 부모님과 이민 와 캘리포니아의 모텔을 관리하게 된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모텔의 주인은 미아의 부모님이 아니다. 지독하게 구두쇠인 대만계 이민자 야오씨가 주인이다.

다른 이의 표현에 의하면 야오씨의 심장은 숯덩이처럼 차갑다고 하던데, 미아 역시 그 말을 점점 체감하게 된다. 같은 이민자여도 하루 12000달러를 버는 야오씨는 미아의 가족과 애초에 출발점이 다르다. 여기서는 타고 있는 '롤러코스터'가 다르다고 표현한다. 이 모텔에서 쫓겨나면 갈 곳도, 머물 곳도 없다는 가난한 이민자의 약점을 이용하는 야오씨는 미아의 부모님에게 처음에 계약했던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고장 난 세탁기의 구입도 이들의 책임으로 돌려버리는 등 지독하게 인색하게 군다.

그에게는 제이슨이라는 아들도 있는데, 하필 미아와 같은 반 옆자리의 친구다.

이 아들 또한 만만치 않다. 처음에는 미아와 같은 반이라 기분 나쁜 내색을 팍팍 내더니만 어느 순간엔 미아에게 사랑고백을 하기도 한다. 물론 보기 좋게 차였지만, 이는 또 다른 미아를 괴롭힐 구실만 더할 뿐이다. 전혀 미아의 인생에 도움이 안 될 것만 같은 제이슨도 이야기 후반부엔 아주 중요한 키맨의 역할을 하기도 하니 기대해도 좋다!

어느 날 지독하게 구는 야오씨와 볕 들 날이 없는 자신의 구질구질 롤러코스터를 벗어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오는데......

버몬트의 한 모텔의 무료 양도권이 걸린 "모텔 인수자 글짓기 대회" 광고지가 그것이다!!

두둥! 과연 에세이 C-를 받는 미아가 이 글짓기 대회에서 우승하여 시원하게 버몬트의 호텔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쉽지는 않다. 결론은 책에서 보게 될 테지만 미아는 '글쓰기'를 통해 좌절하고, 포기했다가도, 다시 꿈을 꾸고, 주변을 돌아보며, 다시 힘을 얻고 결국 꿈을 이루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표지에 담긴 사물 하나하나의 의미를 다 알게 된다.

이렇게 그림을 그린 이유를 책을 다 읽게 되면 알게 되는데, 그렇게 그릴 수밖에 없음에 미소를 짓게 된다. 나름대로 해석해 보자면, 분홍색 팁통과 꽃무늬 바지는 그녀의 빈곤함을, 파란 모자는 이민자나 유색 인종 등 차별받는 자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려는 공감과 연대를, 전화기와 필기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과 소통하려는 그녀의 도전과 꿈을 상징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을 때 또 다른 재미는 나날이 성장해가는 그녀의 글솜씨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친구나 혹여 작가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나의 빈약해 보일 수 있는 글도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기회가 될 수도 있음을 알게 해줄 것이다. 어린이를 비롯하여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따듯한 책이다! 기회가 된다면 영어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점점 글쓰기가 발전해 가는 영어 초보자 미아의 글솜씨를 원어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하니 더욱 와닿을 것이다!


 ☆나날이 발전하는 미아의 작문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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