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숨에 긍정 날숨에 용기
지나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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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영 씨는 유튜브로 처음 접했던 거 같다. 육아 관련 영상이었던 거 같은데,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의 교수로 알려져서 이 부분만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가 이번에 청소년을 위한 책을 썼다고 하여 궁금해하던 차였다. 주로 아동기의 강의만 접했었는데, 청소년 대상의 심리 서적이라 더욱 읽어보고 싶었다.

 


책을 처음 받아 들고는 바로 읽지 않고 표지와 목차들만 쭉 훑어보고 시간이 흘렀다.

프롤로그로 시작한 나는 재미난 소설책을 만난 듯 하루 종일 틈틈이 읽어나가게 되었다.

소설도 아닌 심리학 에세이를 이렇게 쭉 읽게 만드는 힘이 무엇일까?

서평을 쓰면서 중간중간 내가 줄을 쳐놓은 부분을 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

동병상련 그리고 진심 어린 응원!

 

지나영 박사는 우리가 흔히 아는 엄친딸 범생이 스타일은 아니었던 거 같다.

집안 내력인지 아버지부터 물려받은 ADHD를 앓는 에너지 많은 여학생이었고, 한국에서는 순탄치 않았던 정신과 의사 되기와 미국으로의 유학, 그리고 다시 영어로 의과 공부 다시 시작, 원하는 정신과 의사가 되었지만, 이때 찾아온 자율신경장애와 만성피로증후군이라는 난치병.

뭐하나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았던 청소년기를 보내왔던 터라 누구보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답답한 심정을 잘 알고 있는 거 같다.

 

글을 읽다 보면 자신이 겪었던, 어쩌면 부끄러울 수도 있는 여러 상황을 글 곳곳에 소개하며 청소년들이 느낄 법한 고민에 공감하는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임상했던 소아청소년 환자나 다른 이들의 이야기보다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사례로 많이 이야기해주니 더욱 와닿고, 그 문제 해결 방법 또한 구체적이고 검증이 되어 더욱 신뢰가 간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에서 인생의 절반씩을 살아온 그 경험 또한 크게 도움이 된다.

한국의 사회 문화적 정서로 인한 고정관념에서 그 틀을 깰 수 있도록 이야기할 때는 생각의 전환을 도와준다. 외국의 문화적 배경을 아직 많이 접하지 못한 한국 청소년들에게는 무척 필요한 작업 같다. 그리고 문체 또한 따뜻하면서 정감있게 쓰여있어 술술 읽게 된다.

 

복잡한 심리학적 용어나 치료법보다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용어도 부담 없고 억지스럽지 않으며, 바로바로 써먹을 수 있도록 쉽게 떠올려진다.

이를테면, ANTs, 내 머릿속의 자동적인 부정 사고를 개미들이라고 일컫는 것과 4-2-4 호흡법, 김밥요법(김밥을 먹기 좋게 썰어 하나씩 먹으면 맛있게 먹듯 공부나 작업도 소화할 만큼 분량을 나눠 조금씩 해결하기), 뜨거운 감자 요법(내 안의 불편한 뜨거운 감자 같은 감정을 담담하게 표현해보는 연습법) 등등이 그것이다.

 

청소년뿐 아니라 그런 청소년을 둔 부모나 어른들도 꼭 읽어보면 좋겠다.

아이를 키우면서 많이 와닿았던 내용이 <내 생애 길잡이가 있다면>이라는 챕터에서 나온다.

여러분에게도 살아가면서 풀어야 할 문제가 있거나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길잡이가 있다면 도움이 될 거예요. <중략> 그런 빛이 되어 줄 네 가지 가치를 알려 드릴게요. 바로 정직, 성실, 배려, 기여입니다. (85)’ 이 중 기여에 대한 부분만 더 소개하자면 기여는 어렵고 거창한 말이 아니랍니다. 내가 속한 그룹에 보탬이 되는 것을 뜻해요. 수동적으로 다른 사람이 해주는 것을 받기만 하는 게 아니고요. <중략> 지금 여러분은 집에서 가족 구성원으로서 어떤 보탬이 되고 있나요? <중략>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는 기여를 중요하게 가르치진 않는 것 같아요. 특히 청소년은 부모님이나 다른 어른들로부터 다른 것은 내가 다 해줄 테니 너는 공부만 하야는 말을 더 많이 듣죠. 그런데 미국에서는 어린아이라도 거의 모두가 집에서 맡고 있는 일이 있어요. 쓰레기 버리기, 식기 세척기에 설거지거리 넣고 빼기, 식탁에 수저와 접시 놓기, 강아지 밥 주기, 빨래통에 빨래 넣기 등이 아이들이 주로 하는 집안일이랍니다. (88)’

네 가지 가치는 내가 아이를 지도할 때뿐 아니라 내 인생에서도 큰 길잡이가 되어줄 거 같다.

인생을 살면서 이 길로 갈지, 저 길로 갈지 고민하는 순간이 어찌 청소년들에게만 해당될까!

고민될 때마다 저자가 알려준 정직, 성실, 배려, 기여라는 기준에 맞는지 생각해 보라는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지나영 씨가 옆에서 응원해주는 느낌도 받는다.

너는 가치 있는 사람이야! 너 자체로 소중해!”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네이버 미자모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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