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책 읽기 수업 - 디지털 시대에 책 읽는 아이가 되기까지 나침반 시리즈 1
신정아 지음 / 언더라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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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페인에서 한 언론사와 한 방탄소년단 RM의 인터뷰가 화제다.

K팝스타를 길러내는 혹독한 한국 시스템에 대해 비판을 담은 질문이었는데, RM은 이에 대해 이러한 한국식 방식이 나오게 된 역사적 배경을 들어 이야기한다.

여기에 더해 식민지를 거느리며 몇 백 년간 부와 문화를 손쉽게 향유한 유럽인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삶의 방식일 거라고 꼬집었다.

아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이상형이 딱히 없지만, 요즘은 이렇게 딱 자신의 논리가 있는 젊은이를 보면 참 인상적이면서 어떻게 자라면 저리 클까 궁금하기도 하다.^^;;

이러한 내용의 인터뷰를 하면서 보이는 그의 생각이나 논리가 참으로 당당하고 건강하며, 통찰력이 있다 느꼈다. 아마도 그간 읽어온 책과 함께한 사유의 힘이 아닐까?

그는 평소에도 책을 많이 읽기로 소문이 나있다. 책의 내용을 가사에 많이 담아놓기도 했다. 덕분에 딱히 아이돌에 관심이 없던 나도 BTS를 알게 된 계기가 노랫말이었고, 내용이 범상치 않아 검색까지 해봤을 정도이다.



이 책의 저자는 중학교 교사이면서, 중학생 아이를 둔 엄마다.

그리고 청소년의 책 읽기에 관심이 많아 유튜버로도 활약하고 있다. 물론 그녀가 올리는 영상은 청소년 책 읽기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저자가 이토록 유독 책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는 것은 책에서 얻는 것에 대해 어릴 때부터 스스로 체득했고, 학창시절과 어른이 되어 그 힘을 발휘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렇다.

실제 저자는 어릴 때 심심해서 집에서 집어 든 삼국지를 여러 차례 주야장천 읽으며(집에 삼국지만 있었다고 한다) 자연스레 어휘력과 문해력, 거기에 높은 학습능력까지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공부를 많이 하지 않고 서울대를 가게 되었는데, 그녀는 그 이유를 삼국지를 여러 차례 읽어 길러진 지적인 힘으로 든다.

저자는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되는 것으로 어휘력, 문해력 등에만 국한하여 이야기하지 않는다. 수많은 학자들의 논리가 쌓여져서 만들어진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되는 사고 능력, 학습하는 능력, 몰입하는 경험, 통찰력, 지루함을 견디는 능력, 즐거움 등등 얻는 것은 많고도 많다.

그리고 그러한 책을 가까이하기 위해 아이의 성장단계별 맞춤식 책 읽기의 방법을 안내한다. '골든타임 4단계 읽기 로드맵'이 그것이다.

초등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과 중학생의 과정으로 나누어 책 읽기 지도에서 중시해야 할 점을 말한다.

이를테면, 저학년에는 무조건 책은 재밌고, 즐거워야 함을 강조한다. 책에 대한 첫인상을 만드는 시기이기에 긍정적인 정서를 강조한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유용한 팁도 제안한다.

도서관 매점에서 맛있는 것도 먹으며 도서관과 자연스럽게 친해지기, 문구나 아이디어 소품을 함께 파는 서점 이용하기, 아이가 직접 책을 고르게 하는 경험을 하되 그 선택의 범위를 조금 줄여서 제시하기 등등이 있다.

그 외에도 유용한 독서 팁을 단계별로 제시한다. 그리고 단계별 읽을 책 리스트를 정말 몇 권만 제안하는데, 그 책들이 참 괜찮다. 아이에게 꼭 읽히고 싶고, 나도 읽고 싶을 정도다.

책의 내용 중에서

도서 목록


중간중간에 엄마와 아이의 가상 대화도 읽는 재미를 준다. 책 안의 또 다른 육아서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주는데, 책을 매개로 한 대화가 흥미롭고 구체적이라 그 상황일 때 한번 시도해 보고 싶다.

가상의 대화


책 속 코너<더 알아보기>에서는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라면 평소에 궁금했던, 책 읽기와 연관되지만 좀 더 광의의 질문을 저자도 함께 고민한 결과를 덤덤히 적어놨다. 예를 들면 책 읽기에 거부감이 있는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마트폰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학습 만화를 권해도 될까요?, 세계 문학을 요약본으로 읽어도 괜찮을까요? 등의 주제로 이야기한다.



이 코너에서는 저자가 오랜 시간 고민한 흔적을 볼 수 있고, 나도이에 대한 고민을 정리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도움이 많이 된다.

책장을 덮고 나면, 각종 디지털 기기와 사교육 등으로 책 읽기에서 점점 멀어지는 아이들을 끌어올 수 있는 골든타임은 아마도 바로 지금일 것이라고 느끼게 되고, 아직 늦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무엇보다 나부터 책을 더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만들어 준 선생님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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