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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 테일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9월
평점 :
*본 서평은 황금가지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제목은 페어리 테일. 근데 저자는 스티븐 킹.
동화는 동화인데 어린이들에게 읽어주기에는 조금 곤란하다.
희망이 보이고 밝고 권선징악의 엔딩. 과연 그럴까?
처음에는 동화를 읽으면서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다 스티븐 킹이 그려내는 문장 속에서 흘러가다 뒤를 돌아보면 그제서야 지나온 길들이 동화임을 깨닫게 된다.
누가 봐도 오마주한 것처럼 대놓고 드러내는게 아니라 소설 전체적으로 동화들이 겹겹이 덮여있고 분해되어 공포가 손끝을 타고 올라오는 듯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야기꾼'인 스티븐 킹이기에 만들어낼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실과 페어리테일의 접합.
2권이라는 분량 답게 급작스러운 전개나 애매한 개연성을 들어내고 차분히 서사의 설득력을 키우면서 문장 하나하나로 섬세하게 불길한 분위기를 적층시키는 스티븐 킹의 이야기는 놀라움을 불러일으킨다.
평화로운 듯 하지만 은은하게 불길함이 깔려있는 현실에서 기괴한 저편으로 넘어가는 순간, 공주를 구하는 왕자 혹은 마왕을 무찌르러 가는 용사의 모험 이야기 같으면서도 허황된 꿈을 찾는 어리석은 소년이 보여 결말에 대한 불안함을 떨쳐낼 수가 없다. 어둡지만 매혹적인 이야기에 독자는 바로 2권을 집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