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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권당 소녀 ㅣ 바일라 16
김소연 외 지음 / 서유재 / 2022년 7월
평점 :



전사가 된 소녀들 책을 읽고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가 너무 좋았는데, 그 작가분들이 새로 쓴 소녀들의 이야기가 있다 하여 읽어보게 된 만권당 소녀입니다.
고려시대부터 광복 이후 대한민국까지 역사 속에서 외면되어 왔던 소녀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답니다. (해당 이야기들은 소설입니다.)
실제 있는 역사적 이야기에 소녀들의 이야기를 한 스푼 넣은 역사테마소설집 만권당 소녀는 책을 읽으면서 소녀들의 대단함! 역시 여자는 대단해! 의 이야기가 아니라 해당 역사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런 소녀들도 있었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인 것 같아요.
만권당 소녀 에는 네 가지 이야기가 한 권으로 담겨 있어요.
윤해연 작가님의 만권당 소녀 / 윤혜숙 작가님의 다모 백이설 / 정명섭 작가님의 책 읽어 주는 상희 / 김소연 작가님의 어느 소녀병의 편지 입니다.
만권당 소녀는 실제 고려시대 때의 충선왕이 원나라 연경에 세운 독서당이 배경입니다.
만 권이 넘는 책들로 가득한 만권당에서는 학자들이 모여 학술 뿐만 아니라 예술, 골동 등에 걸쳐 생각을 나누고, 원나라와 고려의 문화교류에 중심이 된 곳인 것 같아요.
그 곳에서 일하는 '국이'는 어디서 따로 배우지 않았지만 그림을 잘 그리고 그리는 걸 좋아하는 아이이지요.
종이와 벼루, 먹, 붓은 비싸기 때문에 그림을 그린다는 취미를 가진다는 건 쉽지 않았겠지요.
결국 다른 양반에게 이런 모습이 들키게 되는데, 대감마님이 한 말이 기억에 남더라구요.
"왜 왕께서 만권당을 세웠는지 알고 있지 않나? 인재를 키우는 것만이 우리가 원나라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고 했네. 만권당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네. 열려 있어야 인재가 모인단 말일세. 하물며 내 식솔의 앎에 대한 열망을 자네가 꺾어서야 쓰겠는가?"
나라를 잃은 설움에 포기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 그 모습이 와닿는 이야기였답니다.
두 번째는 다모 백이설 인데요.
조선시대 있던 '다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저는 따로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다모> 나 <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을 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어요.
옛 조선시대는 신분적 차별 뿐만 아니라 남녀구분도 엄격했다고 해요. 그런 시기에 여성 관련 범죄가 발생하면 누가 할 수 있을까요?
조선 전기에는 의녀들이, 그 이후는 '다모'들이 그 역할을 했다고 해요.
다모는 여형사, 여성부검의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될것 같아요. 그렇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역사의 기록에는 많이 남아 있지 않다고 해요. 분명 있었을텐데 역사에는 남겨지지 않았다는 게 많이 아쉽더라구요.
책 읽어 주는 상희
전기수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전기수란 조선후기 소설을 전문적으로 읽어주던 낭독가라고 해요.
이야기를 파는 장사꾼인데요. 이야기를 읽어주다가 중요한 부분이 되면 딱 멈추고 어느정도 돈을 받게 되면 뒷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으로 수입을 얻는 사람들이었고, 이 또한 남자들의 주된 직업이었어요. 조선시대는 신분적 차별 뿐만 아니라 남녀구분이 엄격했기 때문이죠. 그 시대에 살던 '상희'는 이야기에 남자 여자 구분은 없다고, 전기수가 되려고 합니다.
지금과 다른 조선시대에서 과연 상희는 전기수가 될 수 있을까요?
마지막 이야기는 어느 소녀병의 편지 인데요.
광복 이후 대한민국의 이야기랍니다.
제주 4.3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로 자원입대한 성옥이의 편지들로 구성된 이야기랍니다.
친할아버지가 제주도분이고 친척분들 중 해당 사건으로 피해를 입으셨다고 알고 있어요. 이런 부분을 물어보는 것 자체가 가족들에게 좋은 일이 아니어서 따로 물어보지는 못했는데,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시더라구요.
그 후 6.25 전쟁이 발발하자 대한민국 군인으로 자원입대한 소녀들이 있다는 기록을 참고로 만들어진 이야기인데요.
'연좌제'라고 해서 사회주의사상 혹은 북한을 찬동 찬양하는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그 가족까지 한데 묶여 감시와 제약의 대상이 되어 취직이나 사업 등의 사회활동에 큰 제약을 받았다고 해요.
군인이 되어 일정 기간이 되면 아마 등본에 있는 빨간줄이 지워지는 것 같은데 (나라에 충성하니까?) 그걸 위해 자원입대한 소녀들의 이야기를 보며 가슴이 뭉클해지더라구요.
전사가 된 소녀들 이야기도 감동적이었는데 만권당 소녀 에서 그 감동이 더 커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좋은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고, 만약 나라면 저 시대에서 살았을 때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시간이었어요.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