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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이와 차이 - 장애를 지닌 언어학자의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
얀 그루에 지음, 손화수 옮김, 김원영 추천 / arte(아르테) / 2022년 7월
평점 :



크로노스의 영역에서 벗어나 카이로스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얀 그루에의 '우리의 사이와 차이' 라는 책입니다.
'당신은 오래 살지 못합니다. 길어야 스무 살 정도입니다.' 와 같은 이야기를 어려서부터 들었다면 내 삶은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었어요.
얀 그루에는 세 살 때 척수근육위축증이라는 난치성 유전질환을 진단받았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의 시한부 판정을 받은 거나 마찬가지이지요.
그런 시한부 판정을 받은 사람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나이가 되면 어떨까..? 그 나이가 지나고도 살아있을 때에는 어떤 느낌이 들까?
이 책을 읽으면서 '만약 나라면..?' 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저자 얀 그루에는 일단 시한부와 가까웠던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살아가고 있고, 아무것도 못하고 살 것 같은 주변의 시선과는 다르게 교수라는 직업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기도 했지요. 그리고 지금도 '미래'를 향해 가고 있는 사람이에요.
어려부터의 이야기를 회상하고 현재에 이르러 현재의 삶을 담담하게 써 나가는 글을 보고 있으니 감동스럽더라구요.
시간이 되지 않아 한번에 주욱 읽지 못해서 흐름이 끊기기는 했지만 보는 내내 '나'라는 사람에 대해 나도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책에는 시인이자 저널리스트인 '마크 오브라이언'의 이야기가 종종 나와요. 그는 소아마비 환자였어요.
소아마비 백신이 널리 보급되기 전에 소아마비에 걸린 기구한 형태의 우연.
얀 그루에의 근육 질환은 유전자 변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우연에 기인한 것.
삶은 이런 것.
삶은 다양한 형태의 우연에 기인하다. 는 말이 계속 생각이 나더라구요. 인생은 예측할 수 없고 이 예측 불가능함이 우리의 삶이라는 말에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고 또 서로 다르게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얀 그루에의 삶 또한 다양한 우연과 예측불가능한 다양한 경험들이 가득하더라구요.
연애와 결혼, 출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겪으면서 그 또한 그 예측 불가능함 속에서 '살아' 가고 있다는 걸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다양한 '시선'과 '불편함' 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들의 삶을 한자락이라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이렇게 쓰는 것도 조금은 웃기지만요 ^^;;
책을 읽으면서 '나'에 대한 생각을 계속 돌이켜보고 '나라면..?' 이라고 생각을 많이 하게 했던 책은 이 책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