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찌와 마지막 3일 읽기의 즐거움 41
조은진 지음, 이지오 그림 / 개암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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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부터 느껴지는 것이 있다
요즘 아이들은 알지 못할 풍경
30년도 전에 나도 할머니를 태운
저 예쁜 꽃상여를 따라 마을을 돌았다

난 두 분의 할아버지를 불러보지 못했지만
내 아이들은 감사하게 하부지~ 하고 부를
할아버지가 계신다
이야기 속에 유하처럼
우리 하부지도 늘 아이들의 편이라
유하와 하찌의 이야기는
내 이야기이자 우리 가족의 이야기였다

할찌는 늘 유하의 편이었는데
난 언제나 아빠의 편이었을까 생각하니
목이 멘다
아빠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지난여름휴가 언니와 난
처음으로 아빠의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왜 이 이야기를 듣는데
40년이 걸린 걸까…죄송했다

가볍게 읽기 시작한 동화 속에 등장한
전쟁을 함께 겪었다는 하찌의 친구들
하찌를 아프게 한 과수원 아저씨
하찌의 딸인 고모들과 유하 아빠
그리고 적은 대사 속에서도 가장 많은
눈물을 삼키게 한 할머니와 엄마
죽음이 단순한 끝을 의미하지 않고
길고 긴, 깊고 넓은 한 인간에 삶이고
그 안에 얽힌 관계이자 사건과 감정들이
모여드는 커다란 전시장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들었던 아빠의 삶은
그 길이와 깊이를 가늠할 수가 없었다
하찌가 떠난 후 주변을 통해 들여다본
하찌의 삶 또한 그러했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게
얼마나 가벼운 공감인지 깨닳았다

주차장에서 잠깐 짬에 읽을까 하고 펼친
이 책 한 권으로
아침부터 오열을 하고 긴 생각을 했다

마음이 진정되면
아이들과도 함께 읽어야겠다

그리고 아빠를, 할아버지를 둔 모두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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