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었다혼자라는 것은 내 구역의 모든 것이 내 뜻대로 정리되고 조정 가능하다는 의미이다여기 소년의 정리된 공간에 누군가가 나타났다삐거덕 거리고 더럽혀지고 엉망이 되어 버리지만 소년은 나쁘지 않다소년에게 슬그머니 나타난 그 곰 한 마리가우리에게도 찾아온다혼자라는 삶에 다른 행성에서 온듯한 배우자가 들어오고말 못 하는 슈렉 같은 아기가 태어났다도무지 교양이라고는 없는 강이지까지 내 공간을 나누고 내 시간과 내 에너지를공유하고 지배하려 한다하지만 나쁘지 않다소년도 나도그리고 이 책을 읽는 많은 이들도눈썹을 찡그리는 대신배시시 함께 웃을 수 있을 것이다침입처럼 보이는 공존 안에서우리는 안정감과 행복을 얻었다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는 사실은깜빡 잊은 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미소 짓게 할 그림책흑백의 스케치가 그 어떤 색 보다따스하게 다가오는 신기한 책(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히 쓴 후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