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내게 - 2023 아침독서추천도서 모두를 위한 그림책 49
레베카 바흐-로릿첸 지음, 안나 마르그레테 키에르고르 그림, 손화수 옮김 / 책빛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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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었다
혼자라는 것은
내 구역의 모든 것이 내 뜻대로 정리되고
조정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여기 소년의 정리된 공간에
누군가가 나타났다
삐거덕 거리고 더럽혀지고
엉망이 되어 버리지만
소년은 나쁘지 않다

소년에게 슬그머니 나타난 그 곰 한 마리가
우리에게도 찾아온다

혼자라는 삶에
다른 행성에서 온듯한 배우자가 들어오고
말 못 하는 슈렉 같은 아기가 태어났다
도무지 교양이라고는 없는 강이지까지
내 공간을 나누고 내 시간과 내 에너지를
공유하고 지배하려 한다

하지만 나쁘지 않다
소년도 나도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많은 이들도
눈썹을 찡그리는 대신
배시시 함께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침입처럼 보이는 공존 안에서
우리는 안정감과 행복을 얻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는 사실은
깜빡 잊은 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미소 짓게 할 그림책

흑백의 스케치가 그 어떤 색 보다
따스하게 다가오는 신기한 책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히 쓴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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