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시렁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들,킥킥대며 유쾌함을 충전했다. 나는 등산좋앙의 인간이지만 다수가 등산시렁에 가까울 것이므로 이 책은 인기 많을 확률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런 제목을 짓고 등산싫어하는 사람들을 산에 데리고 가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분이라니, 괴짜가 아닐까 싶은데 확실히 이건 합리적 의심에 가깝다. 덕분에 책은 재밌고 웃음은 절로 난다. 이 기세를 몰아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등산시렁을 통해 등산을 좋아하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나도 새로운 등산메이트를 좀 더 수월하게 찾을 수 있을텐데. 같이 산에 가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이 책을 먼저 선물해야지. 등산시렁을 읽으면서 나는 다름 아닌 트레일러닝에 관심의 눈을 살짝 떴다. 아주 살짝. 작가님은 월간 산의 기자이시지만 일반적인 등산보다 레벨업 된 트레일러닝을 더 즐기시는 것 같다. 넘사벽.. 나도 산은 좋아하지만 트레일러닝은 절로 손사레를 치게 된다. 그냥 올라가는 것도 힘든데 산을 뛰어다닌다고?! 트레일러닝은 극한의 운동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뛰는 것과 산에 같이 미쳐야 할 수 있는 일인듯 싶다. 뛰는 것엔 젬병이므로 아직 욕심을 부릴 때는 아닌 것 같다. 체력이 올라온 후에나 도전해보기.. 또한 이 책에 유쾌함을 배가시키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 그건 바로 작가님이 그린 살아 움직이는(?) 그림이다. 이런 그림을 그리는 용기라니요. 단순하지만 귀엽고 특징을 잘 살린 만큼 매력적이다. 아무래도 그는 재주가 많은 사람임에 틀림없다.등산 시렁 하나요? 읽고 나면 좋앙 하시게 될거에요~#북리뷰 #에세이 #등산시렁 #윤성중 #안온북스p.226임무를 안고 산에 가면 인생의 피상적인 면들은 전부 증발해버리고 종종 더 심오한 정신 상태에 빠지는데, 힘든 등반을 마치면 한동안 그 상태가 이어지죠. 매사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돼요. 평소엔 당연하게 여기던 것도요. 등반 성공 자체가 인생을 바꾸진 않거든요. 성공을 향해 달려갈 땐 그런 기대를 갖더라도 결국 남는 건 거기까지 이어진 여정인데 그 기나긴 여정 속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 더 몰입하게 되죠. 오랫동안 아름다운 곳에서 지내며 최선을 다해 일종의 정신적 장벽을 넘어서고 나면 풍부한 이야기와 추억과 경험이 남아요. 저한텐 그게 중요해요. - 마크-앙드레 르클렉과의 가상 인터뷰 ’저승에서 그를 소환하다’#밑줄친문장
냄새로 이렇게 깊은 글을 써낼 수도 있는거구나, 제목이 나를 기른 냄새인 이유가 있었다. 후각이 발달해서 냄새에 민감해질 수 밖에 없는 한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는내내 작게 기뻤다. 내 감정을 누가 읽어주는 것 같아서. 다만 어떻게 그 감정을 이런 문장으로 풀어낼 수 있는지는 감탄과 놀라움이 동반되었다. 사실 이 책의 서두인 두 번째 작가의 말에서 나는 이미 반하고 말았다. 무척이나 솔직함에도 아름답게만 느껴지는게 참으로 생경했다. 나에게 솔직함이란 아름다움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더. 그것은 날 것의 어떤 것이기에 다 드러내어 차마 가리지 못한 어떤 부끄러움을 동반하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글은 달랐다. 숨기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는데 그 방식이 왠지 모르게 아름답다고 느껴졌고 부드럽게 읽혔다. 그 점에 반해 이 책의 모든 문장들을 어루만지듯 읽고 싶었다. 저자의 삶이 담긴 글 속에 내 삶도 있었다. 나는 차마 글로 표현하지 못했던 그 감정들이 묘한 기분을 불러 일으키며 나를 그 문장들 속에 빠져들게 했던 것 같다. 페이지마다 붙인 태그와 읽으면서 더듬어봤던 내 감정들, 모두가 소중해졌다. 나도 나를 기른 냄새가 있음을 알게 됐기에.#북리뷰 #에세이 #나를기른냄새 #이혜인 #청과수풀p.8흐릿한 불편함이 선명한 아픔으로 바뀌는 그 과정에서 나는 나의 모순과도 가까워질 수 있었다. p.9그때 생각했다. 사람은 순하고 평화로운 순간만으로 자랄 수 없구나. 마음이 돌부리에 걸리는 그 순간을 외면하지 않을 때, 사람은 아주 조금씩 성장하는 거구나. 냄새가 다시 한번 일러준 것들이다. p.10나의 글도 분자와 같은 가벼운 무게로 읽는 이의 코에 닿았으면 좋겠다. 읽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어코 맡아져서 콧속이 근지럽고 때로는 콧잔등이 찡해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세상을 보이는 만큼 해석하지 않고 맡아지는 만큼,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존재까지도 헤아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두번째작가의말 #밑줄친문장 ✍🏻
얼스어스는 내가 애정하는 카페 중에 하나다. 얼스어스의 제철과일 케이크를 너무나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작고 소박하지만 늘 찾는 사람이 많은 이 카페가 이렇게 오래 갈거라고 확신하지는 못했다. 이미 포화상태의 시장인데다 잘 나가다가도 2-3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곳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내가 좋아하는 과일이 제철인 시기에 반드시 이 곳을 찾았고 제철의 행복을 누리며 기뻐하던 해들이 켜켜이 쌓여갔다. 그러면서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그런 마음으로 얼스어스를 찾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디저트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내 취향 탓도 있지만 맛있고 재밌고 예쁘기까지 한 얼스어스의 느린 케이크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조용히 오래 사랑받는 이 카페의 저력에 대해 더 많은 걸 알아보고 싶었지만 눈에 띄는 단골도 아닌데다 조용히 즐기다가 사라지는 스타일이라 직접 물어볼 용기도 없었다. 그러던 차에 유유히에서 얼스어스에 대한 책이 나온다고 하니 기대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궁금해했던 영업비밀이 드디어 공개되는가 싶어서. 책 제목도 케이크 작명만큼이나 흥미로웠다. #용기있게얼스어스 용기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 의미 말고도 번거로운 포장법의 용기를 의미할 수도 있으니 참으로 얼스어스답지 아니한가.책 속에는 얼스어스를 어떤 마음으로 오픈하고 운영하게 됐는지가 자세하게 쓰여 있었다. 무엇보다도 열심히 일하면 일할수록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었고, 이 일이 그런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됐다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나 역시 그런 꿈을 꾸던 시절이 있었고 그걸 실현시킬 나만의 방법을 찾지 못해 놓아버렸는데 그걸 해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아프기도 했다. 대단하리만치 크게 이뤄야 되는 꿈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현실 운운하며 시작보다 포기를 택했던 나와 달리 얼스어스의 대표님은 그걸 작고 소박하게 시작하여 본인의 세계관을 확장시켜 왔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정말 컸다. 진심이 통할까라는 의문보다 진심은 통한다는 믿음,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고 목적은 분명했기에 항상 진심일 수 있었으리란 생각이 든다. 불편하지만 불편함을 감수하게 만드는 얼스어스의 진심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 곳을 아끼고 좋아하게 만들었다.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는 본디 원목 인테리어에서만 느껴지는건 아닐 것이다. 이 곳을 그런 곳으로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의 노력과 정성 때문이겠지.유행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곳보다 흐르는 시간 속에 멋스럽게 낡아가고 오래 사랑받는 곳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얼스어스의 앞으로의 10년, 20년도 기대해본다.#북리뷰 #용기있게얼스어스 #길현희 #유유히출판사 #서평단
이렇게 솔직해도 괜찮은 걸까.이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는데, 나만 그렇게 느꼈던 건 아니었나보다. 다 읽고나니 뒷장 추천사에 영화 <윤희에게>의 감독님도 그렇게 쓰셨더라.사실 마냥 편하게 읽히지는 않았다. 왜 그런가 들여다보니 나와 비슷한 현실에 놓였던 그녀의 삶이 내 삶과 오버랩 되는 순간들 때문이었다. 이제는 굳이 내 입으로 말하고 싶지 않은 과거의 어느 시점의 내가, 특히 학창시절에 있었던 이야기를 여과없이 쓴 부분에선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내 학창시절도 소환되었다. 나 말고도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이 있다니(있겠지만) 나는 그저 평범한 한 사람으로 살고 있으니 괜찮아도 이 사람은 TV에 나오는 아나운서이기도 한데 이렇게 감정적으로 솔직한 글들을 세상에 내보이는게 괜찮을까 싶었다. 덕분에 나는 이렇게 매사에 전전긍긍 하며 때때로 구질구질하게 사는 것이 나뿐만은 아님을 오랜만에 시원하게 느낄 수 있었지만.MBC 아나운서이자 작사가라는 타이틀이 아니더라도 이 에세이를 읽고나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참으로 열심히 살아왔고 지금도 여전히 열심히 사는 사람이구나 하고, 그래서 앞으로도 응원해주고 싶다.밑줄친문장 : )나는 이제야 사람에게 꼭 ‘지는 날‘만 있지는 않다는 걸 안다. 기다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기는 날이 오기도 한다는 것. p.25도망치는 건 조금은 비겁하지만, 용감한 일이기도 하다. p.48N잡러가 된다는 것은 지금처럼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일이다. 좋았다가, 안 좋았다가, 그래도 좋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는 것. 행복하지만 힘들고, 힘들지만 행복하다. p.59자기 연민에 취하지 않기. 나를 혐오하지 않기 위해 끝없이 되새겨야 할 말이다. p.120#김수지 #에세이 #때로는워밍업없이가보고싶어 #어차피준비된인생은없으니까 #서사원
#엄마만의방그림은 귀엽고 내용은 뭉클하고제목은 그동안 내가 궁금해하지 않던엄마의 진짜 속내를 생각하게 한다.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연재 만화로 보고 있었다. 그래님의 귀여운 그림체에 담긴 따뜻한 시선을 오래전부터 좋아했기 때문이다. 엄마만의 방이라니, 당연한건가 싶을만큼 낯선 감정들에 당황스러웠다. 내 방이 없던 시절에 난 그토록 서러웠는데 엄마는 엄마만의 방이 없어도 괜찮을거라 생각한 이유는 대체 뭘까. 우리 엄마들에게 당연스레 주어진 것들이 뭐가 있었을까. 나조차 엄마는 괜찮겠지라고 뭉개버렸던 그 마음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엄마들은 참으로 용감하다. 생의 매순간들마다 그렇다. 근데 그걸 내가 자주 잊는다. 나이를 먹을수록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줄만 알았는데, 어떤 시점을 지나고 나면 할 줄 아는 것보다 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아진 부모님의 세월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 기어이 오고야 마니까. 그래서인지 엄마가 그동안의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신을 만나는 일을 기록한 그래님의 엄마만의 방은 보는 내내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전혀 알지 못했던 엄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일이어서 뭉클했고 열렬히 응원하게 되었다. 어쩌면 엄마라는 이름에 갇혀있던 한 사람의 인생이 자기만의 방을 갖게 됨으로써 다시 한번 자기 자신으로 우뚝 서는 과정이 쉽지 않은 일이어서 더 감동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엄마, 우리 앞으로도 잘 지내자. 따로 또 같이, 오래오래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