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쓰, 웁쓰> 라임 쩌는 제목이 힙하게 느껴진 책. 음쓰에 대한 에세이 모음인 줄 알았는데 비움에 대한 저마다의 삶의 지혜가 담긴 책.얇아서가 아니고 흥미로워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린 책.읽기 전엔 잘 몰랐다. 이 책이 음식물처리기 업체랑 관련있을 줄은. 하긴 음쓰에 대한 에세이라니 세상 낯설지 않은가. 그럼에도 궁금했던 건 책 제목과 필진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손현님 글을 좋아하는 편👀)1. 미깡님의 엽편소설이 재밌지 않았다면 쭉 읽어내지 못했을 것 같다. 음쓰 버리기를 두고 펼쳐지는 신혼부부의 다툼이 무척이나 현실적이었는데 음쓰 처리기를 구입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걸 보며 웃음이 났다. 요즘은 적절한 가전이 가정의 평화를 지킨다. 2. 손현님의 에세이는 음식물 처리기가 임무를 완수하는 시간동안 본인의 달라진 일상을 돌아보며 쓴 글이었다.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썼던 시절을 지나 육아일기를 쓰는 아빠로의 변화, 그 시간을 통해 배운 삶의 지혜가 담겨 있었다. 특히 인생의 오전과 오후에 대해 쓴 메모가 인상적이었다. 3. 임수민님의 에세이는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많은 밑줄을 쳐가며 읽었다. 때려치고 싶다, 떠나고 싶다를 밥 먹듯이 하는 나에게 주는 따끔한 충고들이었다. “ 해결책은 새로운 그곳에 있지 않다. 사실 지금의 문제는 내가 속해 있는 장소나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의 탓이 아니라, 바로 내 자신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비움은 버리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있는 그대로도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올바른 방식으로 채워 가는 것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휙 떠나 버리고 싶어 한다면 그 충동을 이겨 내고 내가 가장 외면하고 싶은 바로 그 지점을 향해 집요하게 돌진하기 바란다. 해결책은 반드시 그 곳에 있다. ”4. 정두현님의 에세이는 음식과 닮은 사람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변화하는 삶 속에서 많은 것들이 달라지겠지만 지나간 인연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함을 언급하는 부분이 좋았다.“ 정성것 만들고, 기꺼이 나눠 먹고, 때가 되면 치워야 한다. 다만 그 순간들이 얼마나 맛있었는지만은 잊지 않도록, 버리는 마지막까지 예쁘게 하는 일.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한다. ”서로에게 환희를 가져다 줬던 순간을 훼손하지 않도록. 5. 이민경님의 에세이는 내가 이 책 제목을 보고 예상했던 글의 내용을 담고 있어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더없이 적절하지 않았나 싶다. 먹고사니즘과 음쓰 줄이는 방법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는 이야기 하나쯤은 있어야지. 요리를 하면서 느끼는 마음을 (요리를 하지 않는)내가 잘 알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요리가 요령이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아는 것처럼 음쓰를 줄여야 한다는 강박보다는 음식을 소중히 대할 수 있을 때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 나아지리란 저자의 바람도 뭔지 알 것 같다. 그 어떤 쓰레기보다 피하고 싶은 음쓰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좀처럼 상상이 안갔던 이 책은 다섯개의 다채로움을 담아내 생각보다 흥미로웠고 (심지어) 재미있었다. 이런 주제로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게 신기했고, 제목이 가진 힙함 덕분에 음쓰가 유쾌함까지 갖추게 된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이상하다ㅋㅋㅋㅋㅋ#음쓰웁쓰 #에피케
왜 이제 알게 됐을까 싶을 정도로 읽는내내 작은 흥분감이 있었다. 이서수의 소설 속 인물들이 마치 내 주변에 있을 것만 같고 어쩌면 그게 나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녀가 빚어내는 모녀관계가 낯설지 않았다. 나와 엄마 같기도 했고 내가 바라는 엄마와 내모습 같기도 했다. 그리고 단편 속 인물들은 저마다의 찌질함을 조금씩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자연스럽게 나의 찌질함과 동기화 되기도 했다. 아 몰라 나 그냥 이서수의 소설이 좋은 거 같아. 내 이야기 누가 여기다 써놨어.. 라고 생각하게 될 정도. 그래서 저도 춤을 춰야 될 것 같아요💃🏻아쉽지만 선매 이모처럼은 안될 것 같고요(뚀륵)ㅋㅋㅋ#문학동네 #이서수 #소설집 #그래도춤을추세요
이 여름에 흠뻑 적셔진 기분으로 읽었다. 나는 작가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때에 10대였고 전경린의 소설을 읽기엔 아직 어린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을 이기지 못할 때였기에 조금은 금기시되고 퇴폐적인 느낌의 그 어떤 사랑을 기대하며 그녀의 소설을 몰래 읽던 기억이 난다.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다 읽어내고 싶던 시절이었다. 아득해진 시간 속에서 다시 만난 전경린의 소설은 지금 읽어도 섹시하다. 애석하게도 사랑과 남녀관계에 있어서 나는 그때 그 시절에서 얼마 나아가지 못했다. 그래서 <얼룩진 여름>은 여전히 내게 많은 의문을 남기지만 그동안 나를 스쳐 지나간 일련의 경험들이 이전과는 다른 이해의 여지를 주기도 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다. 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사랑보다는 욕망과 균열이 이 소설을 이해하는 키워드일 것’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사랑보다 욕망을 이해하는 편이 내게도 조금 더 쉬울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사랑이 전에 없었다고 해서, 상처를 주고 아무런 결과도 맺지 못했다고 해서 내 사랑이 의심받을 수는 없다. 실제로는 이렇게 불쾌하고 의혹에 가득 찬 숱한 사랑들이 침묵 속에 가라앉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p.323#다산북스 #전경린 #장편소설 #얼룩진여름
투자에 대한 관심은 한없이 멀어지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금방 각성이 되어 돌아온다. 경제적 자유에 대한 갈망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만 두고 싶을 때마다 현재 자산(?) 상태를 들여다보는데 그럼 이내 가슴이 답답해지고 대체 언제 목표로 한 시드머니를 달성해 퀀텀 점프를 할 수 있을지 대책없이 막막해진다. 그리고 자연스레 투자 관련 책들에 눈길이 가고야 마는 것이다. 그렇게 내 레이더망에 걸린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최고의 투자 수업⟫를 딱딱하게 굳은 머리에 기름칠 하듯 긴급 처방해보았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나온 숱한 질문들에 버핏과 멍거가 답변한 내용을 주제별로 엮어 그들의 투자원칙에 대해 읽으며 정리해 나갈 수 있다. 특히 그들이 강조하는 가치투자가 뭔지 제대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꽤나 만족스럽다. 대화체 그대로 실려서 책을 읽는 것이 곧 그들의 대화를 듣는 것과 다름없다. 투자의 진리는 언제나 단순하고 명확하다는 것을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데 이것만큼은 잊지 말지어다.선택과 집중 / 저축은 일찍, 젊을 때 해야 / 독서만으로는 안되고 좋은 아이디어를 포착하고 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기질이 필요 / 지혜를 인식하는 것 만큼 허튼 소리를 무시하는 능력도 중요 / 항상 안전마진을 기억하고 자신의 한계를 인식 / 공부는 평생 과업 / 가장 중요한 건 잘못된 결정을 피하는 것 /
삶에서 예술이 필요한 이유는 예술이 사라지지 않을 이유와 다르지 않았다. 내가 항상 예술에 관심을 갖고 예술을 향유하려고 했던건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여유가 있든 없든 우리는 예술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예술은 특정인들만 누리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런 시간들 속에서 내가 사치를 부리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위축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누릴 수 있는걸 최대한으로 느껴보려는 그 마음이 사치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어떤 예술은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남아 우리의 삶을 구원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겉보기에 무용해보이는 것들도 우리 삶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예술을 경험한다는 것은 그 시간을 기억하면서 삶의 흐름을 나의 방식대로, 속도대로 돌려놓겠다는 의지(p.8)’임을 잊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