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장면
고수리 외 지음 / 유유히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는 동안 마중 나가는 다정이 자연스레 몸에 밴다면 좋겠다. 버스나 기차가 멀어질 때까지 손 흔들고 배웅하는 사람이 되는 것도 좋지만,
멀리서 누가 온다고 했을 때 먼저 나가 맞이하는 사람이고 싶다. 혼자에서 이르게 벗어날 수 있도록. 기대치 못한 곳에서 반가울 수 있도록. 같이 걸어 ‘집‘으로 돌아올수 있도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가가 공들여 써 낸 문장 하나하나가 책 속으로 나를 흡입력있게 빨아들인다. 섬세하지만 함축적인 문장이 인상적인 책!
킨셀라 아주머니가 주인공의 실수에
˝매트리스가 낡아서 말이야. 이렇게 습기가 차니 뭐니. 항상 이런다니까. 널 여기다가 재우다니, 도대체 내가 무슨 생각이었을까?˝ 라는 말을 건넸던 것처럼
아이의 실수에 사려깊은 태도를 가진 어른이 되고 싶다.

욕조 물이 차오르자 흰 욕실이 어딘가 변해서 눈앞을 가린다. 전부 다 보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계속 걸어가고, 양동이의 가장자리를 타넘는 바람이 가끔 속삭인다. 우리 둘 다 말이 없다, 가끔 사람들이 행복하면 말을 안 하는 것처럼. 하지만 이 생각을 떠올리자마자 그 반대도 마찬가지임을 깨닫는다.

나는 머그잔을 다시 물애 넣었다가 햇빛과 일직선이 되도록 들어올린다.

아저씨는 자기가 한 말의 파도에 갇혀서 거기 그대로 서 있다.

마당을 비추는 커다란 달이 진입로를 지나 저 멀리 거리까지 우리가 갈 길을 분필처럼 표시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월의 미, 칠월의 솔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다가 한 번 실패했던 책. 문유석 작가의 책에서 추천한 책이라 다시 읽게된 책.
4월의 빗소리를 자세히 들어보아야지. 4월의 빗소리는 미, 칠월의 빗소리는 솔을 감각하는 감수성이라니..!

내가 쓰는 소설에 어떤 진실이있다면, 그건 그날 저녁, 여행에 지친 우리가 조금의 의심도 없이야즈드의 불빛이라 생각했던, 지평선을 가득 메운 그 반짝임 같은것이라고 믿었으니까. 중요한 건 우리가 함께 머나먼 지평선의 반짝임을 바라보며 천천히 나아가는 시간들이라고. 그게 야즈드의불빛이라서, 혹은 야즈드의 불빛이 아니라고 해도.
작가의 말 중에서

어쩌다 이런 구석까지 찾아왔대도 그게 둘이서 걸어온 길이라면 절대로 헛된 시간일 수 없는 것이라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의 굴레에서에 이어 달과 6펜스
서머싯 몸이 그려낸 스트릭랜드가 폴 고갱보다 훨씬 마음에 든다. 스트릭랜드가 가졌던 순수한 예술적 열망이 그의 삶을 고결하게 만들었지만, 폴 고갱의 삶은 순수함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6펜스의 세계와 가까웠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것이 소설과 현실의 괴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만 해도 나는 인간의 천성이 얼마나 모순투성이인지를 몰랐다. 성실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가식이 있으며, 고결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비열함이 있고, 불량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선량함이 있는지를 몰랐다.

난 나보다 그 사람을 더 사랑하네. 내가 보기엔, 사랑에 자존심이 개입하면 그건 상대방보다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기 때문이야. 

나는 그가 말하려는 것을 짐작해 볼 도리밖에 없었다. 스트릭랜드는 그때까지 자신을 얽매어왔던 굴레를 과감히 깨뜨려버렸던것이다. 자기 자신이 아닌, 뭐랄까, 전혀 생각지 못했던 힘으로 넘치는 새로운 혼을 발견했던 것이다. 강렬하고 특이한 개성을 대담하고 단순하게 묘사한 것만은 아니었다. 살결은 열정에가득한 어떤 관능, 불가해한 어떤 것을 품고 있는 관능으로 채색되어 있었는데, 그렇다고 채색에 그치는 것만은 아니었다.
중량감, 그러니까 육체의 무게를 뚜렷하게 느끼게 해주는 그런중량감에 그치는 것만도 아니었다. 거기에는 어떤 영적인 것이혼을 어지럽히는 전혀 새로운 어떤 영성(性)이 깃들어 있어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상상을 이끌어 가면서, 영원한 별들만이 빛나는 어둡고 텅 빈 우주를 벌거벗은 영혼이 두려움에 떨면서 새로운 신비를 찾아 모험의 여정을 나선 그런 우주를암시하는 것만 같았다.
이 설명이 수사적으로 여겨진다면 그건 스트로브가 수사적이었기 때문이다(사람이 감정에 빠지면 자기도 모르게 소설을 쓰듯이 이야기한다지 않는가). 스트로브는 여태까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어떤 느낌을 표현하려고 애썼지만 그것을 보통의 어휘로 표현해 낼 줄 몰랐다. 그는 마치 언어로는 기술할 수 없는어떤 것을 말로 설명해 보려고 애쓰는 신비주의자 같았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하게 표현했다. 사람들은아름다움이라는 말을 너무 가볍게 사용한다. 말에 대한 감각이없어 말을 너무 쉽게 사용함으로써 그 말의 힘을 잃어버리고 있다. 별것 아닌 것들을 기술하면서 온갖 것에 그 말을 갖다 쓰기때문에 그 이름에 값하는 진정한 대상은 위엄을 상실하고 만다.

그저 아무것이나 아름답다고 말한다. 옷도 아름답고, 강아지도아름답고, 설교도 아름답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작 아름다움자체를 만나게 되면 그것을 알아보지 못한다. 사람들은 쓸데없는 생각을 돼먹지 않은 과장된 수사로 장식하려는 버릇이 있어그 때문에 감수성이 무뎌지고 만다. 신령한 힘을 어쩌다 한번체험하고선 그것을 늘 체험할 수 있는 것처럼 속이는 돌팔이 의사처럼, 사람들은 가진 것을 남용함으로써 힘을 잃고 마는 것이다. 그래도 스트로브는 구제할 길 없는 어릿광대이면서도, 아름다움에 대해서만은 자신의 영혼처럼 성실하고 정직한 사랑과이해를 가지고 있었다. 그에게 아름다움이란 신자들이 경외하는 신과 같아서 그것을 볼 때에는 외경심을 느꼈다.

스트릭랜드가 왜 갑자기 그림을 보여주겠다고 했는지 알 수없었다. 잘됐다 싶었다. 작품은 사람을 드러내는 법이다. 사람이란 사교적인 교제를 통해서는 세상에 내보이고 싶은 외양만을 보여준다. 따라서 사람을 진짜로 알기 위해서는 자기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소한 행동이라든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스치는 순간적인 표정을 통해 추론하는 수밖에 없다. 때로는 가면을너무 철저히 쓰고 다니다가 정말 그 가면과 같은 인격이 되어버리는 일도 있다. 하지만 책이나 그림은 진짜 모습을 꼼짝없이드러내고 만다. 겉만 그럴싸한 것은 곧 속이 텅 비어 있음을 나타낼 뿐이다. 옷가지를 쇳조각처럼 칠한다 해도 쇳조각처럼 보일 리는 없다. 아무리 특이하게 꾸민다 해도 평범한 정신을 감출 수는 없다. 그냥 우연히 만들어진 작품에서도 날카로운 관찰자는 영혼의 깊은 비밀을 읽어내고 만다.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서 홀로이다. 각자가 일종의 구리 탑에 갇혀 신호로써만 다른 이들과 교신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신호들이 공통된의미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 뜻은 모호하고 불확실하기만 하다. 우리는 마음속에 품은 소중한 생각을 다른 이들에게전하려고 안타까이 애쓰지만 다른 이들은 그것을 받아들일 힘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나란히 살고 있으면서도, 나는 남을 이해하지 못하고 남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 채로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우리는 마치 이국 땅에 사는사람들처럼 그 나라 말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온갖 아름답고 심오한 생각을 말하고 싶어도 기초 회화책의 진부한 문장으로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는 사람들과 똑같다. 

정말 아브라함이 인생을 망쳐놓고 말았을까? 자기가 바라는일을 한다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조건에서 마음 편히 산다는것, 그것이 인생을 망치는 일일까? 그리고 연수입 일만 파운드에 예쁜 아내를 얻은 저명한 외과의가 되는 것이 성공인 것일까? 그것은 인생에 부여하는 의미, 사회로부터 받아들이는 요구, 그리고 개인의 권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저마다 다를 것이다.

섬 생활에 신나는 일은 없어요. 바깥 세상
하고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생각해 보십시오. 타히티까지오는데만도 나흘이 걸리지 않습니까. 하지만 우린 섬 생활이 행복해요. 어떤 일을 시도해서 그걸 성취하는 사람은 많지 않죠.
우리 생활은 소박하고 순진합니다. 야심에 물들 일도 없고, 자부심을 가진다고 해봐야 그건 우리 손으로 해낸 일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그런 자부심뿐이고요. 악의를 가질 일도 없고, 부러움으로 속상해 할 일도 없어요. 아, 정말이지, 선생, 사람들이신성한 노동이다 뭐다 하는데 그건 헛말이에요. 하지만 내게는그게 아주 절실한 의미를 가진 말입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에요」

작품해설 중

가정을 팽개쳐버리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일을 작가는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하겠다는 듯한 제스처를 씀으로써 오히려 내적충동의 필연성과 신비감을 강렬하게 만들고 있다. 세속의 윤리와가치를 일거에 넘어서버리는 그 비약을 비약 자체로 남겨둠으로써오히려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나레이터를 처음부터 주인공과 일정한 거리를 두게 만들었던 것도 같은 효과를 겨냥한 수법이다. 이야기의 중반 이후는 나레이터가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엮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수법은 흔하지만 여기에서는 신비감을 고취하는 데 특별히 효과적으로 이바지하고 있다. 독자는 주인공이 산 삶의 중요한 부분을 직접보거나 들을 수 없어 서로 다른 관점을 통해 그의 삶의 성격을 짐작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진실이나 자유의 정체는 결국 그런방식으로밖에 접근될 수 없음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쾌락독서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유쾌한 책 읽기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보다 삶은 언제나 크지만, 책을 읽어온 사람들을 신뢰한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좋아하는 작가라면 더더욱 신뢰한다. 이 두 가지에 해당하는 작가의 책을 읽었다.

나 자신을 위해서도 타인에 대한 이해는 필요하다. 무지는공포와 혐오를 낳는다.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들의 모든 언어가 소음으로만 들리고 그들의 존재 자체가 위협으로 느껴진다. 소음과 위협, 공포에 둘러싸여서 사는 것은 불행하다.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나면 의외로 타협하고 수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나에게도평화를 준다. 동시에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준다. 미디어의 발달로 그 어느 시대보다 다양한 입장의 사람들의 목소리가 쏟아져나오는 지금은 더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귀를 닫아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당장크게 아쉬울 것이 없는 처지의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세상에나 빼고는 다 정신 나간 사람들만 있는 것 같다.
정치, 젠더, 환경, 교육・・・・・・ 거의 모든 이슈마다 양쪽 극단에서 가장 큰 소리들이 쏟아져나온다. 목소리가 크고 공격적인 이들이다. 중간에 있는 이들은 눈살을 찌푸린다. 왜저사람들은 저렇게 공격적이고, 유연하지 못하고, 비합리적이고,
시끄럽지? 하지만 그 소음 속에는 귀기울여 들어야 할 진짜 신호들이 있다. 그건 대부분 힘들어 죽겠어 아파 억울해 라는 비명이다.

성폭력을 겪은 이들이 어떻게 온건하고 예의바르게 성차별과 혐오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알바로 하루하루 살아기는 젊은이가 어떻게 최저임금 인상이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까지 걱정할 수 있을까.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노인이 어떻게안보에 대해 지나칠 만큼 예민하지 않을 수 있을까.

줄다리기는 양끝에서 몸을 던지는 이들이 아니라 중간에맨 손수건이 약간 움직이는 것으로 승패가 결정된다. 중간에있는 이들이 제자리에서 튼튼하게 버텨주지 않고 시늉만 하고 있으면 줄은 한쪽으로 확 끌려가고 만다. 중간자들은 성실한 독자여야 한다. 들어야 할 진짜 목소리를 듣고, 작은 한걸

음이라도 나은 방향으로 내디뎌야 한다. 양끝에서 몸을 던지는 이들이 이를 악물고 외쳐대는 욕설 때문에 이들을 비웃어서도 안 된다. 결국 가장 먼저 넘어져 뒹굴고 흙투성이가 될것은 양끝에서 몸을 던지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먼저 알아야 한다. 지금 내가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중립적이고 합리적일 수 있다면, 그건 나의 현명함 때문이아니라 나의 안온한 기득권 때문임을.

가까스로 비명이 멈췄고 물결도 잔잔해졌다. 갑판 바로 열까지 다가온 혹등고래는 눈을 들어 우리를 바라봤다. 고래의눈은 무표정한 물고기의 눈과 달랐다. 새끼를 위해 지구 반바퀴를 헤엄쳐온 포유류의 눈은 따스했다. 물론 이 시선에 뭔가의미를 부여하고 위로받고자 하는 것 또한 인간의 어리석음이다. 그래도 우리에겐 그런 어리석음이라도 있기에 견뎌낼수 있는지 모른다. 쉽게 보답이 주어지지 않는 삶을.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책 이동진 독서법』을 읽다가 깊이 공감하는 구절을 만났다. 삶을 이루는것 중 상당수는 사실 습관이고,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것이라는 구절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죽기 전에이구아수폭포를 보고 싶다, 남극에 가보고 싶다 등 크고 강렬한 비일상적 경험을 소원하지만 이것은 일회적인 쾌락에 불과하고,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 자체가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사람이라고." 마치 동화 『파랑새』를 연상시키는 일견 익숙하고 평범해 보이는 말이지만, 실은 굉장히 과학적인 말이기도하다. 인간의 행복감에 관한 심리학의 연구 결과는 공통적으로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말한다.

서울대 인문대학원에서 야간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중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에 관한 시간. 교수님이 처음에는정해진 자료에 따라 강의하시다가 점점 관련 연구 이야기를신나게 하기 시작했다. 당시 인도에 간 구법승이 혜초 외에도많았는데 그들이 얼마나 살아서 돌아왔는지가 궁금해졌단다.
그래서 온갖 고문헌을 추적하여 구법승들의 생환율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이야기하는 교수님을 보며 든 두가지 생각. ‘아, 아름답다‘ 그리고, ‘아, 그런데 쓸데없다. 깨달음의순간이었다. 인문학의 아름다움은 이 무용함에 있는 것이아닐까. 꼭 어디 써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궁금하니까 그걸 밝히기 위해 평생을 바칠 수도 있는 거다. 물론 구법승 생환율을 토대로 당시의 풍토, 지리, 정세에 관한 연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꼭 그런 용도로 연구를 시작하신 것같진 않았기에 든 생각이다. 실용성의 강박 없이 순수한 지적호기심만으로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학문의 기본 아닐까. 그 결과물이 활용되는 것은 우연한 부산물일 뿐이고, 수학자들은 그 자체로는 어디에 쓸 일 없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기 위해 350여 년간 몰두했다. 그 시행착오의 과정에서 많은 수학 이론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현재 쓸모 있어 보이는 몇 가지에만 올인하는 강박증이야말로 진정 쓸데없는 짓이다. 세상에는 정말로 다양한 것들이필요하고 미래에 무엇이 어떻게 쓸모 있을지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리고 무엇이든 그게 진짜로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을 당할 도리가 없다.
물론, 슬프게도 지금 쓸데없어 보이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고 모든 것이 언젠가 쓸모 있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또한 실용성의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한 로또 긁는 소리다. 하지만 최소한 그 일을 하는 동안 즐겁고 행복했다면, 이 불확실한 삶에서 한 가지 쓸모 있는 일을 이미 한 것 아닌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