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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ㅣ 좋은책어린이문고 15
베아트리체 마시니 지음, 김은정 옮김, 이경하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엄마와 딸을 갈라놓은 전쟁의 아픔보다 둘 사이에 주고받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영혼의 속삭임을 들려주고 싶어 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것을 하나 하나 엄마에게 이야기하는 딸과 그 모습 하나 하나를 지켜보며 이야기하는 엄마의 모습이 안타깝고 슬프네요. 자신의 죽음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마는 죽음을 알고 준비할 수 있다는게 마지막 가는 길의 기쁨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 책을 읽고 죽음에 대해, 그리고 남겨질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만약 내가 죽는다면 ~"우리,가족이 얼마나 슬퍼할까?" 죽음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잊혀지기 마련이며 가슴 한구석에 자리하는가 봅니다.
얼마전 TV에서 "아빠, 안녕"이란 프로를 보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들과 딸을 두고 암으로 죽어가는 아빠를 간호하는 아내는 얼마나 가슴이 무너져 내렸을까요? 암이 온몸으로 전이되어 죽어가는 남편에게 건강해지고 있다고 말하는 아내를 보며 눈물이 마르질 않았습니다. 결국 죽기 얼마전 사실을 얘기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남편의 얼굴이 떠나질 않네요. 이 책 또한 죽은 엄마가 딸을 지켜보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생생히 그려집니다. 엄마와 딸의 관계나 엄마와 아들의 관계가 요즘 나쁘다고 느끼는 분이 계시다면 꼭 한번 읽기를 권장합니다.
p184발췌
그래도 눈물이 나지는 않았어, 엄마. 에다 언니는 내가 만들어 준 꽃다발을 계속 손에 꼭 쥐고 있었어. 언니는 몸을 굽혀서 꽃다발을 엄마 앞에 놓아두고는 엄마 사진을 쓰다듬었어. 그리고 다시 일어났어. 에토레 형부는 에다 언니의 어깨를 감싸 주었어.
엄마, 나는 울지 않았어. 엄마가 있는 곳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야.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당산사나무 꽃이 여기저기 많이 피어 있잖아. 나는 집에 가지고 가려고 작은 당산사나무에서 꽃을 몇 송ㅇ 꺽었어. 그리고 할아버지를 한 번 보고 다시 엄마를 보았어. 엄마는 계속 웃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