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을 보았다 - 분노할 것인가, 침묵할 것인가
이얼 프레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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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신념을 갖고 있지 않았음에도 양심을 발휘한 네 명의 이야기다. 고발자 혹은 거부자가 되는 것도 대가가 따르지만, 순응하는 것 역시 대가가 따른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지점은 그런 선택을 안 하는 사람들의 동기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환경, 사회, 분위기, 압력으로 환원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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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바이너리 마더
크리스 맬컴 벨크 지음, 송섬별 옮김 / 오렌지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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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영어본의 제목은 《The Natural Mother of the Child: A Memoir of Nonbinary Parenthood》.

간략히 번역하면 '아이의 생모 : 논바이너리 부모의 회고록'이다. 


여기서 'The Natural Mother of the Child'는 법률 서류에 기입된 '아이의 생모'라는 표현이다. 

생모라는 표현은 흥미로운 표현이다. 낳은 엄마라는 뜻인데, 반대의 뜻인 생부도 낳은 아빠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정자와 난자가 만났을 때 정자도 낳는 역할을 했다고 해야 할까? 아버지나 어머니나 같이 '낳았다'라고 하지만 실제 임신 노동을 하는 사람은 많은 경우 '엄마'다. 


그런데 이 책은 트랜스남성(논바이너리 혹은 트랜스젠더퀴어 혹은 시스젠더 여성이라고 할 수 없는 사람)이 임신을 하고, 육아를 한다. 일단 낳는 문제만 봤을 때 남성으로 패싱되는 사람이 임신한 모습은 사회적 각본과는 어긋나기에 많은 사람들의 인식에 부조화가 생긴다. 하지만 이 모습이 진정한 의미의 '생부'가 아닌가? 생모와 동등한 의미에서? 이 책은 이런 '생부'의 삶의 정교한 성찰을 드러낸 글이다. 


제목을 보고 (사회/문화)정치적 투쟁에 대한 슬로건 같은 글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그보단 삶의 과정 속에서 만나는 불안과 불화 행복과 편안함을 쓴 에세이라는 것이 의외였다(정확하게 말하면 나의 도식화된 상상을 반성했다). 퀴어의 일상, 퀴어임이 다른 사람들과 아주 다르고 그래서 피해의 굴레에 있다는 식으로 피해를 자원화하는 내러티브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퀴어가 피해를 입지 않는다 혹은 그것이 과하다는 것이 아니다). 


피해를 입지 않았거나 혐오나 차별을 당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다. 그런 삶 안에서도 다른 삶과 별다를 바 없는 삶을 기술했다는 것이다. 엄마가 낳았을까 낳은 사람이 엄마일까. 엄마는 여성인가 여성이 엄마인가. 생식기로 성별을 분류하는 시스템 자체가 자연화된 담론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 어느 정도 상식으로 받아들여진 만큼, 자궁(포궁?)과 임신 그리고 출산 역시 당연히 여성의 의제라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낡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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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바이너리 마더
크리스 맬컴 벨크 지음, 송섬별 옮김 / 오렌지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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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트러블을 일으키는 글이 아니라 젠더 자체가 트러블임을 증언하는 글이다. 정치적인 슬로건 같은 글일 거라 섣불리 예상했었지만, 그보단 구체적 삶의 묵상을 닮은 섬세한 글이었다. 낳은 사람과 엄마는 동의어일까? 그렇게 상정하는 단순함이 이 책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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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 효과 - 관계의 비밀을 여는 마음의 열쇠
피터 로번하임 지음, 노지양 옮김 / 교양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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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애착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 책은 다소 환원적이기도 하지만, 애착 문제로 관계라는 주제를 살펴보는 흥미로운 책이다. 어렸을 때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건 정신분석학적 의미보다는 애착 형성의 의미에서 더 중요하다는 견해가 더 적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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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 대답해도 듣지 않는 학교를 떠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민나리.김주연.최훈진 지음 / 오월의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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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법적 성별‘을 바꾸는 게 왜 삶에 영향을 미쳐야 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 청소년 트랜스젠더퀴어들이 겪는 문제들은 그들의 안전과 계급적 삶에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이들의 취약함은 다른 취약함 보다도 정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시급한 주제임을 이 책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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