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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 끝 바다
닐 게이먼 지음, 송경아 옮김 / 시공사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오솔길 끝 바다는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소설로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할수 있는 이야기 입니다.
작자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점에서 소설이지만 어릴적 우리들도 한번쯤 가졌던 공포와 두려움이 생각나고 그 두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주인공 "나"는 장례식에 참석한 후에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지나 마을 중심으로 향해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고 달리다가 문득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깨달았습니다.
그곳으로 가는 자신의 행동이 옳은 행동인지 아니면 다시 돌아가는 것이 옳은 것인지 망설이다가 어린시절 그곳에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관심이 갔습니다.
다섯살부터 열두살까지 7년동안 살았던 그곳은 비록 자신이 살았던 집은 지금은 철거되어 사라지고 없었고 새로 지은 집은 지금 누군가의 집에 되어 있었습니다.
그 집을 보면서 10대 시절을 떠올랐지만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한때 살았던 집 앞에서의 기억을 떠올려 보면서 그 시절이 지금의 자신의 일부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10년전에 실패한 결혼생활과 이제는 다 자란 아이들과 예술적인 일을 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직업에 대해 말할 자신도 없는 지금의 생활들을 떠올리면서 어린시절 작은 시골 오솔길을 지나 헴스톡 농가로 갔습니다.
헴스톡 농가는 오솔길 끝에 있는 곳으로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과 지금도 어린시절 햄스톡 가족이 그곳에 살고 있는지가 궁금했는데 무엇보다 어린시절 친구 레티를 떠올리면서 문을 두드렸습니다.
나는 일곱살 어린시절로 돌아가는것 같았습니다. 농장 뒤쪽에는 오리가 사는 작은 연못이 있었는데 레티는 그 연못을 대양이라고 불렀습니다.
연못 주위의 벤치에 앉아서 하늘과 연못을 바라보면서 놀았던 기억이 생각 났습니다. 레티는 나보다 네댓살 나이가 많은 열한살로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런 생각들을 하자 잊고 지냈던 어린시절의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일곱번째 생일 파티에 친구들은 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선물로 받은 책을 읽으면서 생일을 홀로 보냈습니다. 그날밤 아버지는 검은 고양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나는 고양이를 "플러피"라고 불렀고 정성껏 키웠습니다.
나에게는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어린 고양이 플러피는 나에게 친구같은 존재였는데 어느날 우리집에 머물게 된 오팔 광부가 타고 온 택시에 치이기 전까지 플러피만이 나의 친구였습니다.
플러피의 죽음에 혼자서 조용히 울었던 나는 슬픈 마음이었지만 가족들은 그런 나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어린시절 나는 조용한 아이로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소심한 성격이었습니다. 우리집은 많은 방을 가진 큰 집이었지만 얼마후에는 우리가 더 이상 부유하지 않게 되자 우리집의 많은 방을 다른 사람들에게 임대하게 되었고 오팔 광부와 뉴질랜드에서 온 건축학도 등에게 내 방도 임대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집앞에 세워 둔 아버지의 차가 오솔길 맨 끝에서 발견 되었다는 경찰의 전화에 나와 아버지는 달려 갔고 그곳에서 나는 보지 말아야 할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내 어린시절 감당하기 힘든 무서운 존재를 만나게 되었고 내성적이고 소심한 일곱살 소년이 만난 마음의 괴물 때문에 고통 받던 나에게 레티는 나를 지켜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어린시절의 기억들은 가슴속에 숨겨두었던 비밀과 함께 주인공의 앞에 마주서게 되는데 어른이 된 지금도 떨쳐버리지 못하는 기억들을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환상적인 이야기로 전개되어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생각 되었습니다.
어린시절의 나쁜 기억으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지만 그것을 인지하면서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모습이 성장소설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야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