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벌 The Bees - 랄린 폴 장편소설
랄린 폴 지음, 권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개미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처음에 작은 개미의 이야기가 왜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의문으로 시작해서 점점 더 개미 이야기의 매력에 빠져 한동안 집 밖에서 개미를 볼때 이야기 속 주인공 개미가 생각나 개미를 특별하게 생각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벌을 읽게 되었습니다.

벌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게 되는 곤충인데 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면보다는 벌에 의한 사고에 대한 기억으로 벌을 보면 무서워서 되도록이면 벌 근처에 가지 않을력고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벌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벌이 가지고 있는 계층간의 독특한 위계질서를 가지고 태어날때 정해진 운명에 따라 자신의 역할만을 하다가 운명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벌이 가지고 있는 습성이 다른 곤충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꿀벌들은 피라미드 구조와 흡사한 계층으로 구분되어 있고 엄격한 위계질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 벌은 식물군 전체를 가리키는 플로라로 피라미드의 최하위층을 이루는 천민층으로 이름도 없이 번호로만 불리는 717이었습니다.

그녀의 임무는 청소병입니다. 벌들의 세상에서 기형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는데 플로라는 다른 벌에 비해 못생기고 몸집도 커서 위험에 빠지게 되지만 세이지 자매의 도움으로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날수 있었습니다.

최하위층인 청소반의 일개 플로라는 일족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생명유인 로열젤리를 만들수 있다는 사실에 그녀는 감독관의 지시로 수유를 하는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플로라는 그곳에서의 일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성장의식"을 통해 새로 태어난 애벌레가 털이 자라고 팔 다리가 생기는 모습은 그녀에게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신의 일족과 다른 그녀는 다른 벌은 상상할수 없는 욕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더 나은 일을 하고 싶어하는 플로라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벌들은 그녀에게 욕망과 허영은 죄악이라고 가르쳐 주었고 순종하면서 봉사하는 것이 그녀의 의무라고 모든 벌들은 믿고 있었지만  플로라의 호기심과 욕망은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여왕벌만이 생식을 할수 있는 위계질서를 가진 벌의 사회에서 알을 낳고 기형을 퍼뜨릴려고 했다는 사실이 발각되어 끔직하게 죽음을 당하는 벌을 목격한 플로라 717은 다시 청소병으로 돌아와 일을 하던 어느날  일족의 냄새에서 흘러나오는 메시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그동안 자신을 도와준 세이지 자매를 조심하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최하위계층으로 누구보다 호기심도 많고 도전 정신이 강한 청소병 717 순종과 봉사만 강조하는 위계질서를 가진 벌들의 세상에서 자신이 가진 욕망을 충족시키고 위험에 빠진 벌들의 세상을 구할수 있을지 흥미로운 소재의 벌들의 세상 이야기를 보면서  정해진 운명에 맞서는 플로라의 용기있는 행동을 보면서 비록 벌이지만 그녀의 용기가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여왕벌만이 아이를 낳을수 있는 위계질서 속에서 자신의 아이를 가지고 싶은 욕망 그것은 어쩌면 일어날수 없는 욕망이지만 용기있게 금기에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

대부분의 벌들은 벌만이 가지고 있는 피라미드식 위계질서를 따르지만 주인공 벌이 보여주는 금기에 대한 도전과 그 결과를 보면서 아름다운 유혹은 인간의 세상과 벌의 세상이 별로 다르지 않는다는 사실에 너무나 다른 존재로 생각했던 벌과 인간의 삶이 사실은 공통된 욕망 앞에서 어쩌면 비슷한 운명으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흥미로운 벌의 세상을 만나 그들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인간세상의 아름다운 모습과 반대로 추악한 모습을 엿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이 책을 읽으면서 벌에 대해 더 많이 배울수 있었고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에 맞서 싸워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