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나무의 승리

나무 속의 나무 집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75
존 클라센 그림, 테드 쿠저 글,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1년 1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과정을 잔잔히 그리고 있다

집의 변화, 한 남자어른의 변화, 아이들의 변화, 그들을 둘러싼 자연의 변화

시간이 지날수록 집은 낡아간다.

남자 어른은 늙어가고 아이들은 자라서 어른이 된다.

그리고 자연은 항상 같은 자리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

처음 이 책을 읽으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모습을 그린 책이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인간과 자연의 싸움에서 결국 자연이 승리하는 모습을 그린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아버지는 아이들과 함께 살 집을 짓기 위해 많은 종류의 나무와 풀을 정리한다. 집을 짓고 난 후에도 계속 잔디를 깍고 어린 나무싹을 제거한다.

아이들은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숲에서 지내는 시간을 즐거워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들도 자라 어른이 되어 자연을 떠나고 만다. 늙은 아버지는 홀로 남아 집을 지키지만 아버지 역시 집을 떠나게 되고 원래의 주인이었던 나무만이 남아 집을 지킨다.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집은 낡아 집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지만 울창하게 자란 나무가 품어주어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나무를 베어내고 훼손하여 자연을 망가트리지만 결국 승자는 자연이고 그 자연은 자신을 괴롭혔던 인간들을 넉넉한 품으로 안아준다.

나무 속의 나무집을 읽으면서 빡빡한 우리의 잣대로 자연을 대해왔는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우리가 돌아갈 곳은 자연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다시 자연에게 돌아가는 그때 자연에게 너무 많이 미안하지 않게 나의 생활을 조금 더 챙겨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