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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천명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이 글은 제가 전에 인터넷 독서 카페에 올린 내용을 수정한 것입니다.
처음으로 읽는 천명관 작가의 책이자, 앞으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읽고 싶게 만드는 '나의 삼촌 브루스
리'.
주인공 권상구가 자신보다 5살 많은 삼촌 권도운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이소룡(브루스 리, 리샤오룽)을 흠모하여 그를 따라 무도인이 되기를 열망했던 삼촌의 인생과 그 주변 인물들인 종태(상구 친구, 삼촌의
무술 제자), 토끼(동천파 두목), 오순(삼촌의 첫 여자 친구), 최원정(삼촌이 평생 흠모하던 여인)등의 인생, 60년대, 70년대, 80년대의
한국의 격동의 역사, 서글펐던 역사가 같이 어우러진 이야기.
할아버지의 서자(나중에 아님이 밝혀지지만)인 삼촌은 어렸을 때 항상
집안에서도, 문중에서도 당당할 수 없는 인생이었다. 그의 인생의 목표는 '당산대형', '용쟁호투', '정무문' 등에 나오는 이소룡과 같은 무술
실력을 갖추는 것.
어느 날 삼촌이 영화를 찍으려 서울에서 내려온 제작팀을 우연히 만나게 되어, 무술 단역 배우로 출연하게
되고, 거기서 한 번을 보았던 여배우 최원정을 혼자서 간절히 사랑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삼촌은 상경하여 중국집 배달부로
일하게 되고, 거기서 마사장, 깔판장과의 인연을 쌓아가나, 깔판장의 배신으로 삼촌의 꿈의 도시 홍콩으로 가려던 목표는
바닥으로 떨어지고, 화물선을 타고 밀항을 시도하다가 배가 난파되어 간신히 한국에 돌아오는 신세가 된다.
삼촌은 억울하게 삼청
교육대까지 끌려가 폭행당하며 이소룡이 남긴 명언을 생각하며 버티고, 충무로에서 액션 단역 배우 생활을 하게 된다.
여러
사건에 본의 아니게 휘말리면도 특히 누군가를 원망할 줄 몰랐던 삼촌, 굴레를 벗어버리고 싶었으나 그렇게 할 수 없었던 삼촌의 인생이 참
서글프면서도 낮설지가 않다. 그 인생과 함께 등장하는 조카 동구(성공한 엘리트의 삶이지만 삶의 주관적 만족도는 떨어짐)와 상구(큰 열정이 없이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살아가던 인생)의 인생, 종태, 토끼의 인생은 또 다른 시대가 만들어낸 인물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앞으로
기회가 되는 대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