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 특별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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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디셀러인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TV 교양 프로그램을 책으로 옮긴 이 책은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과학책이자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우주 탐험의 희망을 심어 준 교양서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저도 15년 전쯤 교양인이 되고 싶어서 읽어 봤어요. 중간까지만 읽고 포기했지만요. 그게 마음속에 계속 걸렸었나 봐요. 언젠가 다시 읽어야지 생각만 하다 작년에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를 읽은 후 드디어 읽을 결심을 하게 됐어요. 물론 읽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긴 했어요. 그래도 방대한 분량의 책을 완독했어요. 체할까 봐 천천히 읽어서 두 달 정도 걸린 것 같네요. 읽기는 읽었는데 리뷰를 남기려니 눈앞이 캄캄했어요. 그래도 어설프나마 조금의 기록을 남겨보기로 했어요.


코스모스(Cosmos)는 우주의 질서와 조화를 뜻하는 그리스어로, 카오스(Chaos)에 대응되는 개념이에요.


"우리도 코스모스의 일부이다. 이것은 결코 시적 수사가 아니다. 인간과 우주는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 연결돼 있다. 인류는 코스모스에서 태어났으며 인류의 장차 운명도 코스모스와 깊게 관련돼 있다. 인류 진화의 역사에 있었던 대사건들뿐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하찮은 일들까지도 따지고 보면 하나같이 우리를 둘러싼 우주의 기원에 그 뿌리가 닿아 있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우주적 관점에서 본 인간의 본질과 만나게 될 것이다." (P. 22)


"우리는 과연 누구란 말인가?" 누구나 한 번쯤 해본 질문이죠. 이 질문에 접근하는 방식은 다 다를 거예요. 인문학자, 과학자, 신학자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야기하겠죠. 과학의 눈으로 바라보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요?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물질을 폭발적으로 뿜어냈던 대폭발이 있은 뒤 영겁의 세월을 지내는 동안 코스모스에는 그 어떤 구조물도 없었어요. 이 텅 빈 공간을 수소 원자들만 주인 행세를 하며 떠돌아다녔어요. 그러다가 주위보다 밀도가 높은 지역들이 자라나기 시작하며 큰 기체 덩이들이 생겨났어요. 그 덩어리들 안에서 핵융합 반응이 시작되며 제1세대 별들이 태어났어요. 코스모스는 빛으로 넘쳐났고, 수소가 타고 남은 재에서 수소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합성됐어요. 이렇게 만들어진 무거운 원소가 앞으로 태어날 행성과 생명의 기본 모체가 됐어요. 핵연료를 소진한 별들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폭발을 일으키면서 그동안 합성해 놓은 원소들을 성간 공간에 되돌려줬어요. 이렇게 무거운 원소가 가미되면서 제2세대 별들이 태어났어요. 그중 돌과 철로 된 하나의 작은 세계가 원시 지구예요.


원시 지구는 얼었다 녹기를 계속하면서 내부에 갇혀 있던 여러 기체를 외부로 방출했고, 이렇게 해서 원시 대기와 최초의 바다가 지표와 그 인접 공간을 둘러쌌어요. 기존에 있던 원소와 분자들은 서로 들러붙어 더 복잡한 분자를 형성했고 복제도 하게 됐어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화학 반응들은 더욱 복잡해져 단세포 식물이, 이후에는 다세포 생물로도 진화하게 됐어요. 여러 동식물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한 작은 무리가 나무에서 땅으로 내려와 민첩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그들은 두 발로 똑바로 서고 연장을 사용하고 다른 동물, 식물, 불을 다스렸으며 언어를 궁리해 냈어요. 이후 빠른 속도로 인류는 글자를 발명하고 도시를 건설하고 예술과 과학을 발달시켰으며, 다른 행성과 별에 우주 탐사선을 보내기 시작했어요. 150억 년 우주의 역사 안에서 수소 원자가 이룩해 낸 놀라운 업적의 일부예요.


이렇게 어렵사리 만들어진 인간이 자신에게 가장 위험한 존재로 변하고 있어요. 기후 변화, 생태계 교란, 핵전쟁 위험, 전쟁 등 인간은 자기 파멸을 가져올 수 있는 수단들을 동원하여 지구의 연약한 환경을 더욱 교란시키고 있는 중이에요. 그것이 초래할 심각한 결과는 전혀 개의치 않고 말이에요.


우주에서 벌어졌던 진화의 단계를 차근차근 이해하면 거대한 '수소 산업'의 최종 산물로서 태어난 생물 하나하나는 모두 소중한 존재임을 알게 돼요. 우주적 시각에서 볼 때 우리 하나하나는 모두 소중해요. 그러므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고 해서 타인을 미워하거나 죽여서야 되겠어요? 절대로 안 돼요. 수천억 개나 되는 수많은 은하들 중에서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은 찾을 수 없기에 우리는 서로를 아껴줘야 해요.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을 존중할 줄 아는 하나의 공동체로 바꿔야 해요. 그렇게 함으로써 지구 문명도 은하 문명의 어엿한 구성원이 될 수 있어요.


우주 어느 곳에는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을까? 라는 상상, 해 본 적 있으신가요? 이 넓은 우주에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우리를 외롭게 하는 것일까요? 외계인을 만들어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요. 그중 우리는 특히 화성에 관심이 많아요. 화성 이주계획을 추진하는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의 화성 탐사 등을 봐도 그래요. 왜 그럴까요? 그것은 언뜻 보기에 화성이 지구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에요. 화성은 지구에서 그 표면을 관측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행성이에요. 얼음으로 뒤덮인 극관, 하늘에 떠다니는 흰 구름, 맹렬한 흙먼지의 광풍, 계절에 따라 변하는 붉은 지표면의 패턴, 심지어 하루가 24시간인 것까지 지구를 닮았어요. 이러니 화성 생명을 상상하고픈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겠죠. 하지만 화성에서 생명의 징조라고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외계 행성의 환경을 인간이 살기에 적합하도록 바꾸는 지구화를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이 될 것이라고 해요. 훨씬 기술이 진보된 미래에는 좀 더 앞당겨질 수도 있겠죠. 화성에 이주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있는 지구를 더 사랑하며 아끼는 것은 어떨까요? 지구 같은 행성은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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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서이지만 많이 어렵지 않았고 인문학책인가 싶을 정도로 깊이 생각해야 하는 것들도 있었어요. 가끔 광대한 우주를 상상하고 그 속에 저를 그려봐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아주 작은 존재더라고요. 이 작은 내가 왜 지구에 와서 이런 삶을 살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었어요.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아 머리만 지끈거렸던 기억이 있는데, 그냥 이것 하나만 기억할까 해요. 나라는 존재는 수소 원자 하나에서 시작됐다는 것을요. 나뿐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수소 원자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요. 조합의 결과가 달라서 결과물이 다른 것뿐이지 공통의 조상을 갖고 있다는 거잖아요. 똑같은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서 나만의 삶을 살아야 함을 느끼고, 같은 원자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에서는 모든 생명체를 존중해야 함을 깨닫게 되네요. 그리고 이 지구에 잠깐 스쳐 가는 손님으로 깨끗하게 사용하고 가야겠다는 것도요.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보면 좋은 책이에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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