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별자리 여행
이태형 지음 / 김영사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것을 좋아해요.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심코 올려다본 깜깜한 밤하늘에 반짝거리는 존재가 따스한 인사를 건네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조용히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 자주 하늘을 바라보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문학적 감상으로만 별을 바라보고 있었지, 정작 별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상대를 더 잘 알게 되면 더 사랑하게 된다던데, 이 기회에 별에 대해 알고 싶었어요.


자신을 별 보는 사람이라고 칭하는 이태형 저자. 1989년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을 발간한 것이 계기가 되어 30여 년을 별밤지기로 살았어요. 천체사진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고, 국내 최초로 소행성을 발견해서 '통일'로 명명하고, 여러 천문대를 기획하고 운영하기도 하면서요. 이번 책은 34주년 기념 개정판으로 별에 관한 정보를 최근 관측 자료를 토대로 수정했다고 해요. 북쪽 하늘의 별자리, 봄, 여름, 가을, 겨울철의 별자리와 별자리표, 성도 사용법 등 부록도 담겨 있어요.


인간이 밤하늘에 보이는 별을 연결하여 이름을 붙인 것을 별자리라고 해요. 고대부터 있었던 별자리는 지금으로부터 대략 1만 년 전에 살았던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추측이에요. 그 시절 초원에 정착했던 목동에 의해 별자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죠.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를 거쳐 보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별자리가 그리스로 전해졌고, 그리스인은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별자리의 주인공을 바꿨어요. 고대 로마제국이 멸망하고 암흑시대로 알려진 중세 시대 동안 별자리는 사람들 기억 속에 대부분 사라졌다가, 르네상스 시대가 오면서 다시 등장했어요. 이때부터 성도(별 지도)가 그려지고 별자리 목록도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죠. 1922년 헨리 러셀의 주도 아래 총 88개의 별자리를 확정했어요.


북쪽 하늘의 별자리 중 큰곰자리를 소개할게요.

책에는 큰곰자리의 약어, 약자, 영문, 위치, 자오선 통과, 실제 크기, 큰곰자리를 구성하는 주요 별의 특성, 큰 곰의 상상도, 찾는 법, 전해지는 이야기 등 다양하게 다루고 있어요.


북두칠성은 매일 밤 북쪽 하늘에서 찾아볼 수 있는 주극성이에요. 많은 사람이 북두칠성을 독자적인 별자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큰곰자리의 일부분이에요. 북두칠성을 이루는 일곱 별은 하나만 빼고 모두 2등성으로 밝기가 같고 밝은 편이라 금방 눈에 띄어요. 북두칠성은 북극성을 축으로 하루에 한 번씩 그 주위를 회전하므로 밤에는 시계의 역할을 해요. 국자 모양의 손잡이 방향에 따라 계절과 시간도 알 수 있어요. 봄과 여름에는 북두칠성을 저녁 하늘 높은 곳에서 볼 수 있고, 가을과 겨울에는 지평선 근처에 있어서 쉽게 찾기 어려워요.


한국의 옛사람들은 북두칠성을 두려워했다고 해요. 아이를 낳지 못하거나 병에 걸리면 칠성당에 찾아서 북두칠성에 빌었고, 사람이 죽으며 관 속에 북두칠성을 그려 다음 생의 복과 장수를 기원하기도 했어요. 아라비아에서는 북두칠성이 관을 메고 가는 낭자들의 모습이라고 보아서 불길한 별로 여겼대요. 동양의 점성술에서도 북두칠성을 인간의 죽음을 정하는 별로 여기기도 했다고 해요.

지극성으로 북극성 찾는 방법, 북두칠성의 두 번째 손잡이에 해당하는 제타별 미자르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작은 별인 알코르가 시력검사의 별로 불린다는 이야기도 알려줘요. 눈이 좋은 사람만 알코르와 미자르를 구별할 수 있어서 고대 로마에서는 군인을 뽑는 시력검사에 이 별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해요.


큰곰자리에 전해지는 이야기도 알려줘요. 옛날 아르카디아에 칼리스토라는 공주가 살았는데, 그녀는 훌륭한 사냥꾼으로 아르테미스의 추종자였어요. 남자를 사랑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는데, 제우스가 그녀를 보고 사랑에 빠졌어요. 피해 다녔지만 어쩔 수 없이 제우스의 아이를 뱄어요. 다른 이들에서 신의를 저버렸다고 평가되어 인적 없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아이를 낳았고, 이름을 아르카스라고 지었어요. 헤라는 화가 나 칼리스토를 흰곰으로 만들어 버렸고, 아르카스는 친절한 농부에 의해 자라났어요. 아르카스가 자라 사냥하다 칼리스토와 마주쳤는데, 칼리스토는 자기 모습이 곰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아들을 껴안기 위해 달려들었으나 그 사실을 알 리 없던 아르카스는 활시위를 당겼어요. 이때 제우스가 아르카스를 작은 곰으로 변하게 하고, 칼리스토와 함께 하늘로 올려 별이 되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요.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볼 수 있는 별자리마다의 특징을 위처럼 자세히 알려주고 있어요. 한 번에 다 알기는 어렵겠지만 밤하늘에서 별자리를 볼 때마다 저 별자리는 뭐였지? 찾아보면서 알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저자는 별자리 여행은 눈으로 떠나는 여행이라고 해요. 별자리 여행의 가장 좋은 준비물은 별지도로 책 맨 뒤에 실린 전천 성도를 복사해서 늘 가지고 다녀보라고 해요. 별이 보이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그것을 꺼내 하늘과 맞춰보라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별자리가 머릿속에 하나둘 자리 잡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해요. 별자리를 익히려고 꼭 시골로 여행을 떠날 필요도 없다고 해요. 도시의 밤하늘은 별자리의 뼈대를 이루는 밝은 별만 보이는 요점정리 판이기 때문에 처음 별자리를 익힐 때는 더 도움이 된다고 해요.


별자리에 대해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그만큼 제대로 알고 있었던 것이 없었다는 얘기겠죠. 많은 내용이 들어있다 보니 한번 읽어서는 제대로 알기 어려워요. 저도 지금 몇 가지만 기억나거든요. 저자가 말한 대로 별지도를 복사해서 가지고 다니면서 찾아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별지도로 별자리를 찾은 다음, 책에 나오는 그 별자리에 관련된 내용을 읽으면 더 기억에 잘 남을 것 같아요. 강원도 시댁에 가끔 가면 별이 쏟아질 듯 해서 너무 좋은데, 도시에서는 별을 제대로 보기 힘들어서 어려워 아쉬웠어요. 그런데 도시에는 밝은 별만 보이기에 처음에 별자리를 익힐 때는 더 좋다고 하니 도시의 밤하늘도 열심히 올려다봐야겠어요. 옛사람들이 지어놓은 별자리 이야기에 저만의 이야기도 보태면 더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어요.


재미있는 별자리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