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란 무엇인가 - 오직 일로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질문
고동진 지음 / 민음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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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란 무엇일까요? 사람마다 정의 내리는 것이 다르겠죠. 저는 직장 생활할 때 이런 질문을 진지하게 하지 않았어요. 그냥 내게 주어진 일만 하면 급여가 나오는 곳이라는 생각에 지친 몸을 이끌고 출퇴근을 반복했어요. 입사 초반엔 열정과 빨리 적응해서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어요. 그런데 연차가 쌓이면서 차츰 흥미를 잃어가고 더 열심히 한다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다는 생각에 땡 출근과 땡 퇴근을 목표로 다녔어요. 그랬기에 임신 휴직했을 때는 일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에 좋았어요. 그런데 육아휴직까지 긴 휴직이 이어지면서 다른 의미로 힘듦이 찾아오더라고요. 직장 다닐 때는 내가 한 만큼 돈이라도 나왔는데, 집안일은 끝도 없고 대가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그러면서 나라는 사람은 뭐라도 하긴 해야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그 일이 무엇이 되어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이 책은 고동진 저자가 오직 일로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현실적 조언이자 따뜻한 격려예요. 가진 것 없이 평사원으로 시작해 '사장'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누구보다 성실히, 열심히, 치열하게 달려서 결국 삼성전자 '사장'까지 간 저자. '갤럭시 성공 진화'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는 일이 무엇인지, 왜 일하는지, 어떻게 일할 것인지 등 38년 동안 삼성에서 배우고 행하며 성공을 거둔 '챔피언의 법칙'을 알려줘요.


20~30대 시절, 부족한 스펙과 기댈 언덕이 없는 환경을 탓한 적도 있던 저자. 하지만 그런 태도가 스스로를 갉아먹는다는 것을 깨달은 후 생각을 바꿔요. 가진 것 없는 사람의 유일한 무기인 '시간과 건강 관리'를 잘하자고요. 하루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처음엔 미미해 보이던 차이가 어느 순간 따라잡을 수 없이 벌어져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도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할 수 없기에 꾸준히 건강을 챙기는 것 또한 중요해요. 그래도 "난 가진 게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자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고 해요.

"가진 없이 없다는 것은 오늘은 '타고난 조건'이고 '처한 현실'일 수 있지만 내일은 '내가 택한 결과'라고 말입니다.“


직장 생활은 마라톤이기에 마라토너들이 페이스 조절, 구간별 전략을 철저하게 계획하는 것처럼 직장인 역시 전략이 필요하다고 해요. 바로 RCB(Reset 초기화 - Change 변화 - Be brave 담대함) 전략이에요. 20대부터는 성실함을 기본으로 끊임없이 자기 계발하며 생각과 태도의 변화를 꾀하고, 30대 중반 이후부터는 전문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40대 중반 이후는 크고 작은 일에 흔들리지 않고 초지일관하며, 공과 사를 구분하고, 소탐대실하지 않는 담대함을 갖춰야 한다고 해요.


"노력은 어떻게든 흔적을 남깁니다. 노력에는 무게가 있기 때문입니다." (P. 78)

2000년 초 유럽 현지법인의 노무를 담당하는 인사팀장으로 발령받아 영국으로 간 저자. 현지 사정으로 연구소장까지 겸직하고 있었는데, 현지 책임자를 중심으로 창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가 들렸어요. 막막했지만 저자는 직접 부딪쳐 보기로 하고 연구원들 집을 모두 방문해서 부인과 함께 같이 식사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 인재인지를 설명했다고 해요. 이런 노력 끝에 연구원들은 아무도 이탈하지 않았다고 해요.


우리가 하는 일이 아주 사소해 보일지라도 그것이 쌓이면 어느 순간 무게가 가해질 테고 그러면 어떻게든 흔적을 남기겠죠. 그 흔적이 지금 당장 내게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인생의 어느 순간 짠하고 나타나지 않을까 싶어요. 최근 게을러지려는 마음을 다시 붙잡게 해준 문장이었어요.


2016년 벌어진 갤럭시 노트 7 사건. 사장이 되고 1년이 채 되지 않아 벌어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종류의 일이어서 아찔했다고 해요. 힘들어할 시간도 없이 문제 해결이 최우선이었기에 '전 제품 리콜과 보상, 기기 단종'을 결론짓고 결함에 대한 진상 규명에 들어갔다고 해요.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결론이 났는데, 이 일을 통해 저자는 깨달았다고 해요. "위기를 극복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것. 어떻게든 돌파하는 것뿐”이라는 것을요.


누구나 한 번쯤 위기 상황을 겪어요. 그 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앞으로 삶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 상황을 회피하려고 하면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나중에 같은 문제가 반복해서 되풀이될 수 있어요. 그냥 정면 돌파하는 것이 힘들지만 가장 빠른 길인 것 같아요. 물러서지 않고 맞서기 위해서는 엄청 큰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그것으로 앞으로 몇 걸음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자의 이야기를 다 읽고 '이런 사람이니까 성공했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어요. 처음부터 '사장'이 되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기에 사장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항상 생각했던 것 같아요. 평사원일 때부터 회사 일을 본인 일처럼 여기고 열심히, 성실히, 누구보다 치열하게 달려왔어요. 일의 시작부터 끝까지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인 '챔피언'처럼요. 회사 일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배움도 게을리하지 않았어요. 일본어, 영어 공부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깨닫고 열심히 했기에 외국에서 근무할 기회도 주어졌어요. 책 읽기도 강조했는데, 저자는 특히 역사와 고전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고 해요. 직급이 올라가면 대접받으려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는데, 저자는 사람됨을 잃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했어요. 겸손, 경청의 마음으로 후배들의 이야기에 항상 귀 기울여주었더라고요. 저자의 인생에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2006년 왼쪽 귀의 청력을 잃었을 때, 2016년 갤럭시 노트7 사고 등 그런 힘든 시기도 버티면서 지나갔어요. 이렇게까지 무식하게 일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치열함이 느껴졌는데, 이런 모든 것들이 쌓여서 저자라는 사람을 만들어낸 것이겠죠. 저는 일을 이렇게까지 진심으로 대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서 조금은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고, 다음에 일을 찾을 때는 저자의 반의반이라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자신의 성장으로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내고, 회사의 발전을 자기 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챔피언이 되고 싶은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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