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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하게 때로는 다정하게
히데시마 후미카 지음, 오민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평점 :
그런 사람이 있어요. 계속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지게 만드는 사람. 라디오 DJ 하시는 분 중에 그런 분이 많은 것 같아요. 오로지 목소리로만 이야기를 전달하다 보니 그 사람의 말투와 태도가 더 두드러진다고 할까요. 저도 학창 시절에 즐겨듣던 라디오 DJ를 생각해보면 각자 나름의 개성이 있어요. 재치 있는 이야기로 즐겁게 해주는 사람, 듣기만 해도 편안해지고 위로를 주는 사람, 친구처럼 다정하게 이야기를 건네는 사람 등...
이 책은 일본 최장수 라디오 DJ, 히데시마 후미카의 25년차 내공을 담아 말하기의 태도와 기술을 전해요. 자꾸 듣고 싶어지는 말투의 소유자라는 평을 받아온 저자의 라디오 프로그램에는 의사소통으로 고민하는 청취자들의 사연이 많다고 해요. 직설적이고 단호한 어투, 장황하고 산만한 말, 낯가림이 심해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사연에 친절히 답해주던 저자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대화는 뛰어난 언변술이 아닌 말투와 태도에 있음을 알려주고자 이 책을 썼대요. 오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쉽고 간단한 방법부터 프로가 몰래 쓰고 있는 비법까지,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33가지 소통의 기술을 담았어요.
🔸 우리가 사람들과 대화할 때, 대전제로 삼아야 할 지론이 있다고 해요. 바로 '사람은 쉽게 지루해한다는 것!'. 그렇기에 이야기를 시작할 때는 간결하게 끊어 가며 말해야 듣는 사람이 버거워하지 않는대요. 저자는 한 호흡으로 이야기하는 것과 적절히 끊어서 말했을 때의 예를 들어서 둘의 차이를 보여줘요.
"말을 할 때, 문장을 간결하게 완결 지어서 하도록 주의해보세요. 평소에 '대화할 때도 마침표를 찍어보자' 하고 노력하면 점점 몸에 밸 거예요." (P. 25)
말을 할 길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마침표를 찍지 않고 쉼표만 찍으면서 이야기할 때 그런 것 같아요. 말하는 사람은 잘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듣는 사람은 버거워지면서 어느 순간 집중하지 못하고 딴 생각을 하죠. 저도 마침표를 잘 찍고 있나 생각해봤는데 잘 모르겠어요.ㅠㅠ
🔸 말을 하다 보면 정적의 순간이 찾아올 때가 있어요. 이때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말을 짜내는 경우가 있어요. 말에 담긴 신뢰와 신용을 스스로 깎아 먹지 않기 위해서라도 때론 '말을 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할 때도 있다고 해요.
"3초간의 침묵이 그 어떤 말보다 상대를 진심으로 배려한다는 거예요. 그랬군요… 힘드셨겠어요… 라는 말끝의 공백. 그 몇 초의 공백이야말로 여러분의 배려나 위로, 공감을 상대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P. 41)
말을 하다 보면 공백이 찾아오는 경우가 있어요. 이때 무슨 말이라도 해야지 하면서 필터를 거치지 않고 나가는 말은 나중에 꼭 후회할 확률이 높더라고요. 상대가 어떤 말을 해야 하나 열심히 고르는 경우도 있으니 대화 중 공백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려 해봐야겠어요
🔸 말투나 목소리도 대화를 나누는 장소나 상황에 맞춰 적절히 바꿀 줄 알아야 해요. '나는 이런 목소리밖에 못 내는데…, 내 말투는 원래 이런데…' 하고 단정 지으면, 상황이 조금만 삐걱거려도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을 수도 있대요.
"옷장에 다양한 옷을 준비해 놓듯이 목소리도 몇 가지 스타일을 만들어 갖춰 보는 거예요." (P. 86)
저는 제 목소리와 말투를 어느 정도 단정 짓고 있었던 것 같아요. 밝은 '솔'톤, 하이톤의 목소리는 난 못해! 라고 생각하고 시도를 제대로 해보지 않았어요. 생각만 해도 어색하지만 밝게 이야기해야 할 때도 있으니 연습은 좀 해봐야 할 것 같아요.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처음부터 그랬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가 있어요. 어려서부터 말을 잘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들도 더 잘하기 위해 노력을 했을 텐데 그 노력을 제대로 몰랐어요. 저자도 초보 DJ 시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음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어요. 자신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타인의 충고에 귀 기울여 배우고 그것을 적용해서 지금 25년 넘게 라디오 진행을 하는 것이겠죠.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고 서툰 시절이 있어요. 그 기간을 나는 원래 이래 라는 생각으로 그냥 살 것인지, 더 나은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노력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처음엔 비슷해 보이겠지만 몇십 년 쌓이다 보면 아주 큰 차이가 나겠죠.
저는 말에 관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어요. 부러워만 했고, 나는 원래 못하니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아가려는 틈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자의 이야기를 참고로 조금씩 노력해봐야겠어요.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따스함을 전하는 말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타인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이 읽어보시면 좋아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