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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관찰자를 위한 가이드 - 신기하고 매혹적인 구름의 세계 ㅣ 관찰자 시리즈
개빈 프레터피니 지음, 김성훈 옮김 / 김영사 / 2023년 3월
평점 :
다양한 모습으로 하늘을 장식하는 구름, 좋아하시나요? 저는 파란 하늘을 좋아해서 새하얀 뭉게구름은 이쁘다 여기지만 온 하늘을 회색으로 뒤덮은 구름은 답답해서 싫어하는 편이에요. 흐릿한 구름이 주는 중압감에 숨이 막힐 것처럼 기분도 흐려지더라고요. 가끔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다 아무런 방해 없이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을 볼 때가 있어요. 저 나름대로 힘겹게 앞으로 나가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저는 그 자유가 마냥 부럽게 느껴져요. 그러다 문득 구름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자는 소위 구름 덕후예요. 구름을 너무 좋아해서 '구름감상협회'라는 모임도 만들었어요. 2004년 처음 생긴 이 모임은 2023년 2월 현재 세계 120개국, 5만 명 이상이 활동하고 있다고 해요. 하늘은 수놓은 물방울에 대한 사랑 하나만으로 뭉친 사람들이죠. 일반 독자가 읽을 만한 구름 관련 서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기로 했다고 해요. 구름이 보여주는 별나고 즐거운 온갖 특성들을 안내해 주는 길잡이 같은 책이에요.
'구름감상협회 선언문'을 한번 읽어보시면 이 사람들이 구름에 대해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어요.
"우리는 구름이야말로 대자연의 시이며 최고의 평등주의자라 생각한다. 사람을 가리지 않고 그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그 덧없는 아름다움에 경탄하라. 그리고 구름 위에 머리를 두고 사는 듯, 공상을 즐기며 인생을 살라."
"무언가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그것을 진정으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컨스터블의 말에 공감한다는 저자. 구름이 어떻게 형성되고 왜 그렇게 보이는지, 구름이 어떻게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화하는지, 구름이 어떻게 성장하고 발달하며 또 어떻게 쇠퇴하고 흩어지는지, 그 전체적인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감상한다면 구름 관찰자는 단순한 기상학 원리 이상의 것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구름 이야기를 시작해요.
구름은 위치와 겉모습에 따라 분류하는데, 대부분 열 가지 기본 그룹 중의 하나에 해당한다고 해요. 하층운(적운, 적란운, 층운, 층적운), 중층운(고적운, 고층운, 난층운) 상층운(권운, 권적운, 권층운).

적운 : 뭉게구름, Cumulus, 햇살이 눈부신 날에 생기는 솜털 같은 구름 다발
적운은 낮게 깔리는 둥글둥글한 구름으로, 각각 따로 떨어져 형성돼요. 사람들이 구름 하면 가장 먼저 뭉게구름을 떠올릴 정도로 구름 중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기본적인 형태죠. 뭉게구름이 하얗고 넓게 흩어진 모양으로 보이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은 작은 물방울의 표면이 빛을 사방으로 산란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뭉게구름은 보통 화창한 날에 나타나요. 햇살이 내리쬐면 지표면이 데워지면서 팽창해요. 팽창해서 밀도가 낮아진 공기는 주변의 찬 공기를 뚫고 위로 솟아오르기 시작해요. 상승기류를 타고 함께 올라가는 보이지 않는 수증기는 차가워지면서 운동 속도가 느려져 뭉칠 가능성이 커져요. 그중 일부가 수많은 작은 물방울로 변하면서 뭉게구름을 만들어 내요.
뭉게구름의 형성을 억제할 수 있는 한 가지는 기온역전으로, 이는 한 공기층 안에서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을 말하며 구름의 수직적인 성장을 가로막는 역할을 한대요. 뭉게구름 위에 있는 공기층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날 경우 구름은 더 이상 위로 성장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옆으로 퍼져 나가고, 이웃한 뭉게구름과 한데 뭉쳐 하늘을 뒤덮는 동글동글한 구름층으로 변한다고 해요. 하지만 조건만 맞아떨어지면 뭉게구름은 성장을 계속한다고 해요. 거듭 성장하다 보면 어느새 밑면에서 꼭대기까지의 키가 12킬로미터 정도로 자라나 점점 성난 먹구름으로 변해 적란운으로 변한다고 해요.
뭉게구름은 역사적으로 종교화에서 성인의 소파로, 신을 떠받치는 존재로 자주 등장했다고 해요. 구름과 신성을 연관 지은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구름에 관련된 여러 나라의 이야기도 들려주고 있어요.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에게 반한 익시온의 속마음을 떠보려고 구름으로 헤라의 형상을 빚어내는 제우스. 결국 익시온은 그 구름을 헤라로 착각해 범하였고, 제우스에게 죽임을 당해요. 그 구름은 나중에 켄타우로스를 낳았다고 해요. 제우스는 아름다운 이오에 대한 욕정은 있는데, 바람피우는 것을 헤라에게 들킬까 두려워서 검은 구름 속에 숨어서 이오를 탐하려고 하는 이야기와 그림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요.
적운과 같이 다른 9가지 종류의 구름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해서 이야기해요. 저자는 책의 끝부분에 '구름감상협회 구름관찰자 졸업시험'(총 11문제)도 내고 있어요.

구름 덕후로서 저자의 노력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겼어요. 모닝글로리 구름을 보기 위해 영국에서 호주까지 가서 며칠을 기다릴 정도의 열정을 지닌 저자. 구름은 그냥 하늘에 떠 있는 물방울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과학적 지식은 물론이고 예술 작품이나 신화, 뉴스 등에서 접했을 법한 구름에 관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어요. 구름에 이런 이야기도 담겨 있었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어요.
다양한 구름을 소개하고 있는 저자도 가끔 답답해서 썩 좋아하지 않는 구름도 있다고 고백해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은 아무런 매력이 없다고 하는 저자의 말에 공감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조금은 심심해 보이긴 하더라고요. 저도 하늘을 좋아해서 가끔 사진을 찍곤 하는데, 다양한 구름 사진이 많은 것을 알았어요. 대부분 뭉게구름이 차지하고 있어서, 저는 저런 맑고 명쾌한 구름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구름에 관해 관심있으신 분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