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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 - 천사와 악마 사이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안내서
마이클 슈어 지음, 염지선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평점 :
많이 것이 빨리 변해가는 요즘, 그 속도에 뒤처지지 않게 힘겹게 따라가다 가끔 의문이 들 때가 있어요.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빠르게 변해가는 모든 것에 맞춰야만 내 삶이 더 나아질까?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는 시간조차 없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에요. 그럴 때 한 번씩 철학책을 뒤적이고 싶다고 생각해요.
저자인 마이클 슈어는 미국 NBC 방송국의 스타 프로듀서예요. '윤리 철학 드라마'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일상 속 도덕 딜레마들을 유쾌하게 풀어낸 <굿 플레이스>를 제작할 때, 윤리학에 관심을 기울이며 철학자 토드 메이와 인연을 맺어요. 이 책은 저자의 도덕 철학 여행 기록이자 실패를 인정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에 관한 기록입니다.
<굿 플레이스>는 이기적이고 냉정한 삶을 살았던 한 나쁜 여자가 죽은 후 서류상의 오류로 천국에 가게 돼요. 여자는 그곳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정말로 좋은 사람이 되어 보자고 결심하는데, 도대체 무엇이 좋고 나쁜 것인지 의문이 들었어요. 선하고 악함을 결정하고 모든 것을 아우르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왜 그렇게 하는 것일까? 더 잘할 수는 없을까? 그것은 왜 더 나은 행동인가? 이 네 가지 질문의 답을 찾는 것, 이것이 도덕 철학과 윤리학이라 할 수 있다." (P. 12~13)
"아무 이유 없이 친구의 얼굴을 후려쳐도 될까?"라는 질문으로 책은 시작해요. 보통 사람은 "아니, 그러면 안 돼! 음... 왜냐면... 나쁜 일이니까?"라고 대답한다고 해요. 저자는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덕 윤리, 의무론, 공리주의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요.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따르면 완전한 덕을 타고난 사람은 없다고 해요. 덕 있는 행동을 해야 덕을 갖출 수 있는데, 이는 평생에 걸쳐 이뤄지는 과정이래요. 덕을 쌓기 위한 연습, 즉 습관화를 통해 꾸준히 갈고닦으면 이룰 수 있다고 해요.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중용'은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는 조화와 균형, 우아함을 의미해요. 다시 위 질문으로 돌아가면 위의 행동은 온화함의 덕에서 중용을 보이지 않고 과하게 화를 냈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해요.
두 번째 질문, "고장 난 전차를 그대로 두어 다섯 명을 죽게 할 것인가. 손잡이를 당겨 고의로 (다른) 한 사람을 죽게 할 것인가?" 트롤리 딜레마라 불리는 문제에 공리주의는 어떻게 접근하는지 설명하고 있어요. 제러미 밴담과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 공리주의는 넓은 의미에서 어떤 행동이 초래한 결과만 중시하는 '결과주의'로, 이들에게 가장 좋은 행동이란 최대 선과 최소 악을 초래하는 것이에요. 하지만 도덕적 딜레마 상황에서 고려해야 할 요인이 여러 가지가 있기에 공리주의는 한계가 있다고 해요.
세 번째로 소개하는 것은 이마누엘 칸트의 의무론이에요. 정언명령은 개인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규칙뿐 아니라 모든 사람도 따를 수 있는 법칙을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도덕성이란 주관적 감정과 판단을 배제한 상태로 도달해야 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인간을 수단으로 여기지 말고 목적으로 대하라고 해요. 하지만 의무론은 준칙을 정하는 데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어요.
위의 세 가지 철학과 철학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완벽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덕 윤리에서 말하는 중용의 기준은 어떻게 정할 것이며, 공리주의에서 말하는 최대 선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칸트의 의무론은 융통성이란 전혀 없는 꼬장꼬장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 들었어요.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외 다양한 질문을 통해 덕 윤리, 공리주의, 의무론, 불교 철학, 실용주의, 합리적 이기주의, 실존주의, 계약주의, 정의론에 관해 이야기해요. 과거에 좋은 일을 했으니 가끔은 규칙을 어겨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윤리적 피로감,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의 마지막 오르막인 사과 등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풀어나가요.
책을 읽는데 저자가 저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아무 이유 없이 친구의 얼굴을 후려쳐도 될까?" 같은 저자가 던지는 질문부터가 재밌어요. 저자는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여러 철학자와 철학 사상을 불러들여요. 딱딱하게 이론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상황의 예시를 들어가며 재치 있게 이야기하고 있어서 키득키득 웃으면서 읽었어요. 그렇다고 책이 한없이 가벼운 것은 아닙니다. 진중한 면도 보이거든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왜 그렇게 하는 것일까? 더 잘할 수는 없을까? 그것은 왜 더 나은 행동인가?" 이 네 가지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저만의 생각을 덧붙이기도 했어요. 저자의 생각에 동감하면서, 때로는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의문을 표하고 각자의 생각을 추가하면서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책은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리뷰 쓰는 것이 힘들었어요.)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을 쉽고 재미있게 읽어보고 싶은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