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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
마민지 지음 / 클 / 2023년 8월
평점 :
2023.09.14~21.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
마민지
출판사 클
가족 에세이? 부동산 에세이?
이 책의 처음은 영화감독 마민지의 "우리 집이 망했다"로 시작된다.
서울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 아파트 34평, 올림픽 선수 기자촌 아파트 46평에 살던 "중산층" 가정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각 그랜저를 타고 일주일에 한 번 외식을 하고, 아파트한 채 가격과 맞먹는 콘도미니엄 회원권을 사서 휴일에는 놀러 다니던 중산층 가정이 말이다.
그런 배경엔 건축업, 소위 '집장사'라고 불리는 일을 하는 아버지 덕이었고, IMF가 터지자마자 아버지의 사업은 기울기 시작했고 점점 더 적은 평수로 이사 가야 했다.
그 후, 아버지는 뭘 준비한다고 했지만 돈을 벌어오진 못했고 종로를 서성였다. 어머니는 실질적인 가장이 되어 전화로 부동산을 파는 텔레마케터를 하였다. 집장사를 했던 아버지, 부동산을 파는 어머니. 그리고 그 궤를 따라 중산층부터 가난을 지나야 했던 한 가족을 통해 대한민국의 부동산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영화전공인 딸 '마민지'는 자신의 부모님을 구술 인터뷰한다. 부동산과 얽힌 인생에 대해서 말이다.
부모님은 울산에서 아파트 매매로 4년 만에 8배로 불렸고, 서울로 올라와 큰이모 밑에서 일을 배워 본격적으로 '집장사(소규모 건설업을 하는 부동산 개발업자를 지칭하는 단어)'를 하기 시작한다. 70~80년대 단독주택과 다세대 주택이 한창 지어질 때 궤를 같이 했기에 큰돈을 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경험과 성공 덕에 부모님은 언젠가 땅값이 뛰고, 아버지가 큰돈을 벌어 다시 아파트에 들어가길 바라며 살고 있었다.
그리고 딸은 사춘기 시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가난을 증명해가며 'k-장녀','IMF 키드'를 경험한다.
그리고 부모님의 구술 인터뷰를 통해 서서히 그들을 이해한다.
부동산이란 뭘까?
우리나라 집값은 보통의 직장인이 살 수 없을 정도로 뛰었고, 내 집 한 채 갖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꿈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미친 듯이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부동산 정책과 집값.
가난을 증명해 내야 했던 저자의 삶과 계속 이리저리 이사 다니는 삶이 안쓰럽다가도, 부동산과 사업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종로를 서성이는 아빠. 그리고 부동산 텔레마케터가 된 엄마를 보며 삶의 고단함과 희망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리고 부동산 가족 다큐? <버블 패밀리>를 봐야겠다.
"가진 것도 없으면서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 싶다는 것이 불온한 욕심일까? 돈이 없다고 해서 이런 환경에서 사는 게 당연한 걸까?
248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