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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
릴리 킹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은 미국 작가 릴리 킹의 단편소설집이다. 책은 '사랑'에 관한 주제로 10가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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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상처를 주는 사랑, 부모 자식 간의 사랑, 죽음을 앞둔 사랑 등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여러 형태의 사랑이 나타나다.
표제작인 "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은 이혼 후 홀로 딸을 키우는 미첼이 나온다. 미첼은 서점을 운영하며, 딸 폴라를 키우고 있다. 그리고 직원인 케이트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케이트는 딸 폴라에게 스페인어 과외를 해준다. 그리고 미첼은 화요일이 오기를 기다린다.
"케이트에게 키스하고 싶은 것은 폴라의 대학 학자금을 위해 더 많은 돈을 저축하고 싶은 것이나 우편 주문에 사용할 정확한 디지털 저울을 갖고 싶은 것과 별다르지 않았다. 지속적이고, 귀찮고, 쓸모없는 욕망이었다.
67p."
아내의 불륜으로 이혼한 미첼에게 사랑은 그런 것 것이었다. 설렘이 있지만 한편으론 지극히 현실적인 것. 사랑을 했고, 이별을 했고, 이제는 딸을 키워야 하는 아빠이기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마 지금 내가 느끼는 사랑처럼 말이다. 뜨거운 여름 햇살이 작열하는 계절에 풋풋하게 피어난 첫사랑(괴물)과 달리 삶의 일부처럼 담담하고, 기대하지만 한편으론 귀찮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미첼은 화요일을 기다린다. 우리가 때때로 사랑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더 깊은 감정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젊은 시절과는 다른 차원이 다른 깊이가 있는 사랑.
또 다른 단편, "북해"는 남편을 잃은 엄마(오다)와 딸(한네)의 여행이 나온다. 휴가를 떠날 생각이 없었지만 으레 그래야 한다는 압박감에 못 이겨 떠난 여행이었다. 한네는 사고로 어버지를 잃은 은후 말을 잃었다. 오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네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다. 큰 슬픔을 함께 겼었지만 모녀는 서로의 마음을 깊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관계는 어색했다. 하지만 호주인 부부가 아이들을 맡기고,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호주인 부부가 다시 나타났고, 모녀만이 남게 된다.
"덧붙이자면, 행복과 친절 사이에는 아무 연관성이 없었다.
158p."
오다는 딸에게 헌신적인 사람이다. 생명보험금도 없고, 빚만 남기고 갑작스러운 사고로 떠난 남편. 그리고 그 사건으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은 딸. 오다는 딸과의 여행을 하려 2년 가까이 돈을 모았고, 얼마 없는 돈을 털어 승마 교습도 시켜준다. 그리고 이 여행을 통해 상실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을지 모르겠다. 북해의 바람과 파도 속에서 한네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렇게 끝났을 때 모녀는 서로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보듬고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가지게 된다.
"어른들은 고통과 두려움, 실패를 감추지만, 사춘기의 아이들은 행복은 감춘다. 보여주면 사라질 어떤 것처럼.
158p."
작가는 심각한 알코올중독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열한 살에 부모가 이혼한 뒤 열네 명의 이복형제를 얻게 되는 개인사를 투영했다. 부모의 이혼이나 죽음, 불륜, 자살 시도 등의 소재로 말이다. 그래서인지 책은 "어느 겨울"처럼 어둡고 춥고 쓸쓸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우리를 성장하고 회복하게 만드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여러 사랑에 대한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소설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