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학교
허남훈 지음 / 북레시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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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창 시절 가장 좋아했던 과목은 "국사"였다. 선사시대부터 고려, 조선을 거쳐 일어나는 사건들이 꽤나 재밌었다. 일제강점기 시기에 독립운동에 대해 배울 때는 암기할 게 너무 많아 힘들었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인 지환과 기웅. 은서의 학교는 밤이 되면 여러 독립운동 시기로 돌아가는 시간 여행 이야기가 있다. 바로 허남훈의 장편소설 <밤의 학교>이다.

밤의 학교는 과거의 특정한 독립운동 시점이 된다. 밤 12시가 되면 말이다. 그리고 학교 안의 교실과 주변 시설은 역사의 한 장면으로 변한다. 과거. 그것도 우리 모두가 알만한 독립운동가의 유명한 사건 속으로 들어간 건 실체 엽서(누군가 이미 사용한 엽서)를 수집하는 취미 때문이었다. 우연히 기옥의 실체 엽서를 손에 넣었고, 시간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그렇다고 단 하나의 시점으로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밤의 학교는 동시에 존재할 수 없는 많은 순간들로 바뀐다. 교실마다 다른 시간, 다른 공간이 되고 주변 건물들도 그때그때 다른 장소가 된다. 그리고 밤의 흔적들이 아침이 된다고 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책은 역사적 사실과 현장은 연극의 희곡으로 따로 나와 특정 역사적 사실에 대해 알지 못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구조로 설명한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대화를 통해서도 설명해 준다. 친절하게도 말이다. 그렇다고 지루하지 않다. 간결한 문장에서 오히려 힘을 느낄 수 있다.

지환과 친구들은 독립운동가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인 권기옥을 만나고,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을 돕기도 한다. 또 윤동주와 송몽규, 안창호 선생을 만나고, 현대에서 얻게 된 밀정 문서를 김구 선생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지환은 어느 날은 독립운동을 하는 동지로, 안중근 의사의 재판장을 취재하러 간 기자로 변한다.

역사를 알고 있지만 18살 고등학생이 독립운동의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도울 수 있을까? 그 상상이 이야기로 된 <밤의 학교>는 지루할 틈이 없다. 흥미로운 사건들이 계속 몰아친다. 특히, 이토 히로부미의 얼굴을 몰랐던 안중근 의사를 위해 큰소리로 이토 히로부미를 외친 장면이나 일본이 중국을 공습한 날, 권기옥 지사를 도와 비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장면, 안중근 의사의 재판을 취재하며 응원하는 장면이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조상님들의 독립운동에 대해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사건의 생생한 현장을 느낄 고 싶다면 바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오랜만에 한 번에 잡고 끝까지 읽은 책이다. 유익함과 즐거움을 모두 선사한다.

● 저수지를 어떻게 건널 것인지 아무런 방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별로 걱정되는 게 없었다. 뭐랄까. 이건 믿음직한 누군가와 함께 있는 기분, 정확히 말하자면 누군가와 함께 싸우고 있는 기분이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 그게 중요했다. 누군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생각하면 두려움이 사라졌다. 96p.

● "잊지 마. 학교야말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다 함께 모여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는 것을." 1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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