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기 싫은 날엔 카프카를 읽는다 - 예술가들의 흑역사에서 발견한 자기긍정 인생론
김남금 지음 / 앤의서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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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 프란츠 카프카, 바흐, 빈센트 반 고흐, 앤디 워홀, 쇼펜하우어, 에곤 실레 등 유명한 예술가들의 삶은 어땠을까? 태어날 때부터 천재성을 발휘해서 사는 동안 돈과 명예를 가진 삶을 살았을까?

아니다.
이 책은 여러 예술가들의 흑역사를 소개하며,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삶을 이겨내며 살아갔고, 우리도 그러리라 하며 응원해 준다.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졌다.
"제1부 일은 해야 합니다만, 지겨운 밥벌이가 신성한 밥벌이가 되기까지"에서는 프랑스 작가 오노레 드 발자크를 "생계형 마감 노동자"로 표현하고, 백내장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졌어도 꾸준히 그림을 그린 모네를 소개한다. 또 발치사에서 이야기꾼이 된 위화 작가와 "자기 몫을 하기 싫은 일을 해내는(53p.) 어른의 삶을 살기 위해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일상을 버틴 프란츠 카프카, 그저 자곡하는 직장인의 삶을 충실히 산 바흐의 삶을 이야기한다.
"제2부. 일상의 감옥에 갇히는 사람 vs. 일상을 이기는 사람"에서는 반복되는 일상을 꾸준히 살아낸 빈센트 반 고흐와 일상적 제약에서 벗어나 영화감독의 꿈을 이룬 아녜스 바르다를 소개하며, 우리는 "일상의 감옥"에 빠져 있지만 "일상 창작자"로 살아내기를 이야기한다.
"제3부.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의 일부가 되는 법"에서는 비트겐 슈타인과 살바도르 달리, 에곤 실레 등을 통해 거창한 목표가 아닌 현실적 목표를 세워서 살아가고, 기록(일기 쓰기)을 통해 지리멸렬한 일상을 구원하자고 이야기한다.

<출근하기 싫은 날엔 카프카를 읽는다> 책 제목처럼, 직장인들, 특히 하루하루가 똑같아서 지루한 사람들에게 큰 위안을 준다.
저자의 표현력은 참 좋다. 작가를"생계형 마감 노동자"로 표현하는 것부터, "일상의 감옥","일상 창작자"라는 표현하며 위로해 준다. 또, 많은 예술가들을 소개하기 위해 많은 책을 읽고 쓰고, 퇴고했을 저자의 노력이 보인다. 그리고 그런 진심들이 지리멸렬한 일상을 사는 나에게 큰 위로가 됐다. 이런 책들이 그저 그럴 것이란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아니면 내가 그런 따뜻한 위로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생계를 잇기 위해 하는 노동, 일상. 이 모든 것이 가짜의 삶이 아닌 진짜의 삶이라고 말이다. 우리 모두는 "일상 창작자"라고 말이다.
저자는 "카프카스럽다"라는 형용사를 소개한다. 실제 영어사전에 있는 단어로 "희망 없고, 참을 수 없는 모든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카프카스럽지만 오늘도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며!



● 카프카는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일상을 버텨냈다. 그에게 어른의 삶이란 자기 몫의 하기 싫은 일을 해내는 것이었다. 그는 자기에게 할당된 몫만큼 어른으로 살면서 절망을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버텼다. 카프카스러운 상황에서 버티려고 퇴근 후에 '쓰는 사람'으로 살았다.
● "오늘부터 일기를 꼭 쓸 것! 규칙적으로 쓸 것! 포기하지 말 것! 설령 아무 구원도 오지 않더라도, 나는 언제라도 구원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 55p.
- 마지못해 출근하는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울 때: 프라하의 투잡러 프란츠 카프카

● 눈에 보이는 결과물은 하기 싫은 많은 일들을 일상적으로 반복했을 때 나온다. 73p.
● 아무리 창의적인 일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책임감으로 무장해서 끝낼 때 이루어진다. 81p.
- 입사와 퇴사의 도돌이표를 반복할 때: 작곡하는 직장인 바흐-

● 우리 역시 일상 창작자이다... 중요한 일이 하찮아 보이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노농에서조차 의미를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 일상을 살아내는 것은 외로운 싸움이다. 눈길을 주는 사람이 없어도 살아야 하고, 반복에서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야 하니까. 107p.
-반복되는 일상에서 의미를 찾고 싶을 때: 조용한 파이터 빈센트 반 고흐-

● 일상 쳇바퀴를 돌리며 생존에 온 힘을 쏟다 보면 기존의 것을 바꾸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사치처럼 여겨진다. 시간도 없고 에너지도 없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날 용기는 더 없다. 그저 일상생활에 어울리는 몸짓을 하게 되고 생각도 들에 박힌다. 누가 봐도 생활인이란 몸짓 언어를 내보인다. 그렇더라도 아무도 가짜 삶을 살고 있지는 않다. 우리는 모두 진짜 삶을 살고 있다. 128~129p.
- 일상적 제약이 번번이 내 앞을 가로막을 때: 소상공인 같은 영화감독 아녜스 바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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