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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자들
고은지 지음, 장한라 옮김 / 엘리 / 2024년 8월
평점 :
해방자들
고은지
엘리
270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작가 고은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났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민 2세. 즉, 한국계 미국인이다. 드라마 "파친코" 작가로 참여했으면, 시집과 에세이를 낸 이력이 있다. 첫 장편소설인 "해방자들"은 2024년 젊은 사자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소설 "해방자들"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한국은 전쟁과 이념 갈등. 분열로 어지러운 상태였고, 그런 고향을 등지고 아메리칸드림을 향해 미국으로 이민 간 가족의 섬세한 심리를 잘 풀어냈다.
인숙을 홀로 키우던 아버지 요한은 공산주의자 혐의로 고문을 당한 뒤 살해된다. 인숙은 남자친구인 성호와 결혼하지만 결혼한 지 얼마 안 돼서 성호는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다. 그리고 인숙은 성호의 어머니인 후란의 모진 말들을 견디며 불행한 결혼생활을 한다.
겨우 연락이 닿아 미국으로 갔지만 현실은 고단했다. 성호는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고군분투하지만 현실은 버겁다.
한 편, 인숙과 성호의 아들 헨리는 한국을 tv와 어른들의 이야기로 접한다. 그리고 북한에서 온 제니를 만나 가정을 꾸린다.
소설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군사정권, 올림픽, 세월호 등 현대사에 얽힌 한 가족을 나타내며 코리아 디아스포라(본토를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 혹은 이주 그 자체)를 시적 언어로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때문에 파친코처럼 영상화 된다면 더 돋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아무튼, 살아갈 수밖에는 없으니까 34p.
* 나는 어떤 상황에서든 희망을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들거나 실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태양은 잔해와 물 위는 물론이고 세상 모든 이와 모든 곳에 여전히 빛을 비춰주기 때문에 264p.
고단한 삶을 이어갔을 이민 1세. 고향을 등지고 나와 고군분투하지만 그 넓은 그림자에서 벗어나긴 힘들다. 그리고 미국인이 되어버린 한국인. 백인이 주류사회인 미국에서 영어를 사용하며 동양인으로 살아가는 이민 2세들. 그렇다고 완전히 고향을 뿌리치고 살아갈 수 없는 그들. 그들은 아메리칸드림을 이루었을까. 책 제목처럼 "해방자들" 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