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2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결정적 순간들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4.07.04~12.
벌거벗은 세계사 사건편 2
tvN<벌거벗은 세계사> 제작팀 지음
교보문고



<벌거벗은 세계사>는 tv를 잘 보지 않는 나도 꾸준하게 챙겨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교양 프로그램이지만 전문가(교수님)가 나와서 하는 지루한 강의가 아니다. 패널들 간에 적절한 문답이 중간중간 나오고, 적절한 리액션이 이야기를 잘 끌고 가서 흥미롭다.

프로그램에 나온 여러 이야기들을 주제에 맞게 묶어서 책이 나왔다. 권력자 편, 잔혹사 편, 경제 편, 전쟁 편 등. 그리고 이번에 "사건편 2" 신간이 나왔다.



그리스 민주주의를 시작으로 스페인 내전, 초한지, 도쿄재판, 테러의 시대까지. 총 10개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단순히 사건의 이야기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배경 설명을 곁들여서 이해를 돕고,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10개의 사건의 저자들은 모두 달라서 각각의 이야기의 특색을 느낄 수 있다.

내가 가장 흥미롭게 봤던 사건은 <벌거벗은 쑹씨 세 자매>다.

[벌거벗은 쑹씨 세 자매]
중국 현대사를 뒤흔든 이들의 정체는?


중국 근현대사의 근간이 되는 쑹씨 세 자매. 첫째 아이링의 남편은 공자의 후손이자 손꼽히는 부호였던 쿵샹시, 둘째 칭링의 남편은 중국의 국부로 추앙받는 혁명가 쑨원, 셋째 메이링의 남편은 대만의 총통이었던 권력자 장제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째 아이링은 돈을 사랑한 여인, 쑨원과 결혼한 둘째 칭링은 조국을 사랑한 여인, 장제스와 결혼한 메이링은 권력을 사랑한 여인으로 알려져 있다(212p.)

그 배경엔 아버지 쑹자수가 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입양이라는 명분 아래 친척에게 일꾼으로 보내져, 미국에서 자란다. 그리고 중국으로 돌아와 가정을 이루어 각종 사업으로 부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자녀들의 교육에 힘썼다. 당시 중국은 남자들도 공부하기 쉽지 않은 시절이었고, 전족의 악습도 여전히 남아 있을 때였다. 그럼에도 쑹자수는 딸들도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다.

그렇게 공부를 마친 후 다시 돌아온 딸들은 결혼 상대도 자신들이 고른다. 첫째는 쿵샹시를 만나 결혼하고, 둘째 칭링은 쑹자수와 친구이며, 이미 결혼해서 아이들도 있던 27살이나 차이 나는 쑨원과 결혼한다. 물론 셋째 메이링도 이미 두 번이나 결혼했던 장제스의 포부와 미래를 보고 결혼한다.

그런 세 자매는 중일전쟁을 계기로 중국의 승리를 위해 외국에 중국의 존재를 알리며 원조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 등 중국 근현대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모든 게 아버지 쑹자수가 미국에서 자라 오랜 중국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딸들을 자주적으로 키운 덕에 이루어질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시절에 자신의 결혼 상대를 직접 고르고, 자신의 생각대로 인생을 살아간 여자들이 몇이나 될까. 남편에게 기대거나 체념하거나 그런 일 없이 말이다. 가정환경의 힘이 크다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그 외 새롭게 알게 된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다. 인도 식당에 가면 손으로 밥을 먹는 모습이 식당의 숟가락이 어떤 계급의 입에 들어갔다 나왔는지 모르기 때문(64p.)이라는 것. 그리고 도쿄 전범재판에서 우리나라의 피해 문제가 완전히 제외된 이유가 연합국이 식민지 통치에 관해서는 전쟁범죄로 추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296p).(연합국 일부가 식민지를 보유했기 때문) 러시아 제국의 몰락이 괴승 라스푸틴의 국정 농단이었다는 것과 같은 사실 말이다.
그리고 "만인지적, 파부침선, 금의환향, 배수진, 사면초가, 토사구팽, 권토중래"와 같은 익숙한 사자성어들이 항우와 유방을 다룬 <초한지>에서 나왔다는 것도 놀라웠다.

세계의 여러 역사를 보며 넓은 혜안을 가지고 싶다면 이 책만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몇 안 될 것 같다. TV프로그램으로 봤던 느낌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장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