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 어 원더풀 월드
정진영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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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0~21.
왓 어 원더풀 월드
정진영
북레시피


회식날 회사 사장이 나눠준 로또! 1, 2, 3, 4, 5, 6 이런 식인 말도 안 되는 번호였다. 그런데 그중에 1등 당첨자가 나왔다. 회식 다음날 출근하지 않은 문희주 과장. 사장은 문희주 과장이 1등 당첨자라고 생각해 문희주 과장을 잡아 오면 연봉 천만 원을 올려 준다는 각서까지 쓰고 직원들에게 일주일 유급 휴가를 준다. 그 때 문희주 과장의 인스타그램에 자전거길 국토 종주에 올랐다는 사진과 글이 올라오게 되고, 직원들의 문희주 과장 잡기 로드 무비가 펼쳐진다.

물론 잡으러 간다고 로또 1등 당첨자가 다시 오겠냐, 사장이 정말 연봉 올려주겠나 싶어 일주일 유급휴가를 즐기겠다며 찾지 않는 직원들도 있다. 그렇게 문희주 과장을 찾아 덩달아 자전거길에 오른 네 사람은 임정연, 이재유, 우희철, 박상익이다. 그리고 박상익이라는 사람이 화자가 되어 나도 데리고 자전거길 국토종주에 나선다. 그런데 왜 자전거를 타고 따라가냐고? 자전거길은 자동차가 못 다니기 때문에 문희주 과장보다 앞서가서 있다 잡아오려는 속셈에서다.

하지만 문희주 과장이 올리는 인스타그램 사진엔 매번 네 사람이 있는 곳보다 빠르거나 느리거나 한다. 과연 그들은 문희주 과장을 잡아 연봉 천만 원 올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네 사람은 5일 동안 자전거길에 나서며 고생하지만 풍경을 즐기고, 바람을 맞으며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받아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낀다. 반쯤 놀러 온 거 아니었다며 말이다. 그리고 하나, 둘 그들의 삶이 밝혀진다.

자신의 곡을 뺏겨 밴드 생활을 그만둔 이재유와 연기가 꿈인 문희주. 그리고 임정연의 숨겨진 사연까지. 자전거길에 오르는 동안 자신이 진정 뭘 원하는지 깨달은 이재유는 다시 작곡을 하며 음악을 시작하기 위해 고향으로 갔고, 문희주는 뒤늦게나마 자신의 꿈인 연기자가 되기 위해 도전한다. 그리고 얼굴만 예쁜 줄 알았던 임정연은 배경 또한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문희주 과장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걸까? 계속 카톡을 보내와 위치를 물어보는 심준호가 스파이인 걸까? 대체 왜 로또 1등에 당첨됐는데 자전거길 국토종주에 나선 걸까?

책의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책을 읽어 보시길!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대사는
"여기까지 왔는데 뭘 어쩌겠어요"
이다. 하지만 이건 자전거길에만 해당하는 대사다. 이재유와 문희주는 여기까지 왔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유희철도 연봉을 올려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전거길 국토종주를 끝까지 간 박상익은 회사에 남았다.
"내 인생 그래프가 꾸준히 완만하게 하락 폭을 그리는 사이에,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동창의 인생 그래프는 내가 닿을 수 없는 곳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니. 54p."
라며 자신이 이루지 못한 '의사'의 꿈을 이룬 동창을 부러워하며 자신을 자책했는데 말이다. 연봉 천만 원 인상으로 만족한 것일까? 하지만 이제 임정연 이라는 든든한 라인이 생겼으니 괜찮아진 걸까?
아니다. 자전거길 국토종주에 성공한 박상익은 후회를 하더라도 끝까지 갔다. 그 끝을 보며 좀 더 일찍 와서 확인하지 않은 걸 후회한다. 일찍 확인했다면 미련을 가지지 않았을 거라고 말이다. 아마 의사가 되지 못한 자신이 미련을 가지고 있는 이유를 설명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느낀다.
" 살아 있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참 좋은 거구나...... 208p."


작가가 직접 여러 자전거길을 다녀온 후에 쓴 소설이라 그런지 현장감 있고, 사실적이다. 자전거길은 고되다. 허벅지가 타오르고 엉덩이가 쓰라리다. 밤에는 사람 비명소리 같은 고라니 소리를 듣고, 멧돼지도 마주친다. 하지만 자전거길 중간에 있는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그 지역에서 오래된 맛집에 들러 음식을 먹는 즐거움이 있다. 그 즐거움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맑은 가을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자전거길 로드 무비.

살아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좋은 삶.
왓 어 원더풀 월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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