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를 판 사나이 열림원 세계문학 5
아델베르트 샤미소 지음, 최문규 옮김 / 열림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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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3 ~ 04.15.
그림자를 판 사나이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열림원


<페터 슐레밀의 놀라운(신기한) 이야기>⁠

●줄거리

페터 슐레밀은 '회색 옷을 입은 남자'에게 그림자를 팔아 행운의 자루(금을 무한으로 만들어내는 자루)를 얻는다. 금을 무한으로 얻을 수 있으니 부를 이루었지만 그림자가 없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멸시당한다. 그래서 태양을 피하는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성실한 사람은 태양 아래에서 걸어가면서 자신의 그림자를 잘 간직하는 법이지. 32p."


충직한 하인인 벤델 덕에 위기를 넘기며 살아가지만 사람들에게 들키자 한적한 시골로 도망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람들로부터 '페터 백작'이라고 불리며 명망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산림국장의 딸인 '미나'를 만나 청혼하지만 그림자가 없는걸 들켜버리게 된다.

그리고 그때 오랫동안 기다리던 '회색 옷을 입은 남자'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는 이번엔 그림자를 줄 테니 사후에 영혼을 달라고 한다.

페터 슐레밀은 제안을 거부한다. 악마(=회색 옷을 입은 남자)는 끊임없이 나타나 그에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영혼 대신 미나와의 행복한 삶을 살라며 꼬드긴다.

하지만 페터 슐레밀은 벤델에게 많은 금화를 주고 홀로 새사람으로 살기 위해 떠난다. 그 사이 또 악마의 속삭임에 빠질 뻔했지만 물리친다.

그리고 우연히 시장에서 낡은 장화를 사게 되었는데 한걸음에 7마일을 갈 수 있는 장화였다. 그는 그 장화를 신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연과학 연구에 몰두해서 논문 집필하며 학자가 된다.



페터 슐레밀이 갑자기 자연을 관찰하며 은둔자의 삶을 산 건은 저자인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삶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1781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귀족이었으나 프랑스혁명을 겪은 후 독일로 망명하여 독일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때문에 프랑스어 독일어 둘 다 완벽하게 구사하게 된다. 그리고 1815~1818년까지 세계 탐구 여행을 떠났고, 대부분 베를린에서 살았다.


작가 본인이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자연을 탐구하고 식물학자로 활동하는 은둔자의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랑스인도 아니고 독일인도 아닌 경계인의 삶을 살았던 저자의 마음이 은연중에 투여 된 게 아닌가 싶다. 결국은 자연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그런 삶 말이다.


페터 슐레밀은 비록 그림자는 내주었으나 영혼만은 지켰다. 부와 명예를 얻고 싶은 욕망 때문에 인간으로서의 기본 조건인 그림자를 팔아넘기고 살아가는 삶이 결국은 부질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 그림자

그렇다면 그림자가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춰야 할 조건일 것이다. 그렇기에 페터 슐에 밀이 그 많은 돈을 갖고 있음에도 멸시와 따돌림을 받았을 것이다. 마치 저자의 경계인의 삶이 잘 녹아있는 모습이었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는 고통스럽고 서러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림자는 돈보다 값진 것이고 악마의 속삭임에도 영혼만은 팔지 않았다.


● 환상적 노벨레/ 낭만주의 예술동화

이 책에는 환상적인 요소들이 등장한다. 앞서 언급한 금을 무한으로 만들어내는 자루인 '행운의 자루'부터 투명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새집', '마술 두건' 등이 등장한다.


"친구여, 자네가 사람들 사이에서 살고 싶다면, 무엇보다도 그림자를 중시하는 법을 배우게나. 돈은 그다음일세. 오로지 자네와 자네의 더 나은 자아를 위해서만 살고 싶다면, 오, 자네에게는 아무 충고도 필요 없네. 131p."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그림자'를 팔고 '행운의 자루'를 선택하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줄 평 :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18C 작가의 질문. 과연 당신이라면?

✔️ 가볍게 고전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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