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9. 아기를 낳고 내이름은 "엄마"가 되었다. 하루하루를 아기에게 정성을 쏟고있다. 아기는 다행히 무탈하게 자라고 있다. 그리고 딱 그만큼 "나"는 없어져 가는 느낌이 들었다. 내이름을 가지고 살던 "나" 대신 "엄마"가 되고나니 많은 것을 깨달았다. 엄마가 되고나서야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는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 그 이야기가 무슨 얘기인지 알게된 것이다. 아기가 잠든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내 시간을 갖을 수 있는 하루. 하루하루가 너무도 똑같이 아기위주로 돌아가지만 그것이 당연한 일이 되버린 일상. 나에게도 위로와 격려가 필요했다. 남들 다 하는 거고 내자식 키우는 거지만 35년을 "나"로 살다 갑자기 "엄마"로 평생을 살아야 하니 말이다. 밥을 먹이고 똥싸면 치우고 씻기고 재우고.. 끝없이 쌓이는 설거지를 하고.. 쌓여있는 설거지를 할 때마다 내 영혼이 조금씩 소멸되는 느낌이 들었다. 아기가 밥을 먹고 크는게 아니고 내 영혼을 먹고 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려려고 대학을 나오고 취업을하고 돈을 벌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하루하루 무너지고 있었다. 그런 나의 삶에 사각사각 연필로 그려진 에세이가 찾아왔다. 나처럼 아기를 낳고 다시 그림을 그리는 저자. 아기를 재우고 연필로 그림을 그렸을 저자. 그 따뜻한 그림이, 나와 닮은 일상이 주는 잔잔한 위로란.. 여전히 소파나 식탁처럼 집의 일부로 지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 말. 그 말이 얼마나 딱 맞는지..,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나와 같은 일상을 살고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오늘도 잘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