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집 짓기 - 이별의 순간, 아버지와 함께 만든 것
데이비드 기펄스 지음, 서창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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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0. 03. 21.

  

  여기서 말하는 영혼의 집은 바로 '관'이다. 영혼의 집을 짓는 일은 자신의 관을 만드는 일이다. 저자는 '관을 만드는 일을 미쳤다는 말을 듣는다 해도 충분히 해볼 만한 일' 이라고 했다. 저자는 아버지에게서 유전병을 물려 받았다고 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 편안함을 불편해하는 성격까지. 자식들을 다 키우고 시골로 내려와서도 한시도 쉬지 않는 성격. 그리고 그런 아버지와 '관'을 만든다. 저자의 '관'과 아버지의 '관'. 물론 '관'을 만드는게 목적이라기 보단 아버지와 함께 뭔가를 만든다는 행위 자체를 원했다.

  그동안 어머니, 친구인 '존', 그리고 아버지가 '암'에 걸린다. 작가는 죽음을 생각하고, '관'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지만 죽음에 의연하기 힘들어 했다. 죽음을 계속 생각했고, 피부로 체감했다. 아버지는 재발한 암을 이겨내셨지만 결국 작가의 "영혼의 집 짓기"를 마지막으로 읽고 돌아가신다.


  작가는 섬세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누군가 한 사람을 일화를 통해 꼼꼼하게 나타낸다. 그리고 꼼꼼하게 나타낼만큼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죽음'을 맞는다. 그리고 그 죽음을 섬세하고도 꼼꼼하게 풀어놓는다. 하얀 스케치북에 펜으로 가득 채운 세밀화를 채워 넣듯이. 세밀화를 그리기 위해선 치밀한 관찰을 통해 '이해'를 얻는다. 작가는 담담한 어조로 어머니와 존, 그리고 아버지를 이해한다.


  죽음과 상실감. 언제든 내 삶에 닥칠 수 있는 단어다. 죽음과 상실감에 대한 섬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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