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들 (명상록 헬라스어 완역본)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2천년 불멸의 고전 그린비 고전의 숲 5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김재홍 옮김 / 그린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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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럽고 불공평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읽어라! 세상에서 한 발 물러나 '자신의 내부로' 물러나라!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 헬라스어 원전 완역과 풍부한 주석으로 다시 태어났다. 보통 [명상록] 또는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란 제목으로 많이 번역되었는데 이번에 원제까지 살려서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들]로 출판되었다. 이번 제목이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 즉 '자기 자신'과 자기 자신에게 이르기 위해 해야 할 일들에 관해 더욱 잘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네가 어떤 외적인 것으로 괴로워한다면, 너를 괴롭히는 것은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관한 너의 판단이다. 그런데 그 판단을 금세 없애 버리는 것은 너에게 달려 있다. 또 너를 괴롭히는 것이 너 자신의 성격에 있는 그 무엇이라면, 너의 믿음을 바로잡는 것을 누가 방해하겠는가?”(272쪽)

분명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에 달린 것이다. 힘들고 지칠 때 그 상황에서 한 발 물러나야 한다. 자신의 내면으로 물러나는 것이다. 이는 회피나 도피가 아니라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삶으로 복귀하기 위한 물러남이다. 자신의 내면으로 물러나 원기를 충전할 때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된다. 또한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것이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고 보호하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을 지키는 것은 자신의 생각 외에는 없다고 강조한다.

팍스 로마나 시기의 마지막 황제로서 평생을 궁전보다 전쟁터에서 살다 전쟁터에서 죽었다는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그 치열하고 잔인했을 전쟁터에서 그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의 내면으로 물러나 자신이 배운 철학적 원리로 무장하려고 무던히도 애썼다. 황제였으나 황제로서 누려야 할 화려한 생활 대신 전쟁터에서 살았던 그는 틈틈이 노예 철학자 에펙테토스를 떠올리며 자신 내면의 정신적 활동을 기록해 나갔다.

전쟁터에서 그는 어떻게 자기 자신의 내면에 깊숙히 들어가서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것일까? 그는 말한다. "격정으로부터 해방된 당신의 내면은 난공불락의 장소가 된다"고. 외부 환경에 전혀 영향 받고 요동하지 않는 절대적 평정심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명상을 했을 것인가.

19세기의 시인이자 문화 비평가 매튜 아놀드는 에픽테토스와 마르쿠스를 다음과 같이 찬양했다. “세네카의 문장은 지성을 자극한다. 에픽테토스의 문장은 성격을 강화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문장은 영혼에 이르는 길을 찾게 한다.”

왜 이 책이 2천년 불멸의 고전인지 알 수 있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문장은 영혼으로 이르는 길을 찾게 하기 때문이다.

나의 내면이 그 누구도 결코 부술 수 없는 난공불락의 성채가 되는 그 상태, 이것이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강조하고 추구했던 바이며,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산다는 것은 우리 마음을 혼탁하게 만들고 타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 누구에게도 의지할 필요도 없고 그 무엇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필요한 것은 오직 나의 마음에 집중할 수 있는 집중력뿐!

공동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에 대한 생각으로 너의 여생을 낭비하지 마라. 그렇게 함으로써 너는 다른 일을 할 기회를 잃기 때문이다. 즉, 이러저러한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왜인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가 하는 이런 것들은 모두 너를 망연자실하게 하고, 자기 내면의 지도적 이성(헤게모니콘)을 주의 깊게 지켜보지 못하게 방해한다.

--- p.103

다른 사람에 대한 생각으로, 그것은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다른 사람에 대한 쓸데없는 그리고 불필요한 생각이다. 그런 일들로 자신의 여생을 허비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우리는 때때로 그렇게 행동한다. 그 시간에 우리는 더욱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

헬라스어 원전을 번역하고 각 문장마다 엄청나게 세심한 주석이 뒷받침해 주고 있는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들]은 양장본으로 제작되어 소장가치가 높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년에 두 번씩 탐독한다는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들] 안에서 나의 생각과 믿음, 판단을 확인해 보자.

당신의 내면은 무엇으로 가득차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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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타 이슬라
하비에르 마리아스 지음, 남진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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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해부한다. 음모와 은폐, 그리고 거짓말! 돈키호테의 나라 스페인, 스페인의 국민 작가이며 현대 문학의 거장 하비에르 마리아스의 도발적 소설!

내 옆에서 자고 있는 남편이 진짜 내 남편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꿈을 꾸고 있는 걸까? 내가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그런 걸까? 생김새만 비슷한 다른 남자가 아닐까? 그가 떠난 뒤 ......

우리는 타인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남편이라고 해서 내 자식이라고 해서 그들의 모든 것을, 아니 대부분이라도 알고 있을까? 타인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이 소설은 시작한다. 베르타라는 여성을 통해 그것이 완전히 우리의 오만이며 기만이며 불가능하다는 것을 750 페이지의 종이를 동원해 낱낱이 보여 준다.




베르타 이슬라(Berta Isla)의 이슬라는 스페인어로 '섬'을 의미한다. 그녀는 태생부터 외로움을 간직하고 태어난 존재란 말인가? 그녀는 왜 외로워야 했을까? 그녀의 남편은 누구이기에 그녀를 혼자 버려두었을까?

영국과 스페인 혼혈인 남편, 토마스 네빈슨. 그에게는 언제나 어두움의 영역이 도사리고 있었다. 베르타는 이 사실을 언제나 받아들여야 했다. 그는 언제나 말했다. "게다가 당신은 모르는 것이 나아." 베르타는 왜 몰라야 했을까?

사실 베르타와 톰은 유년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 그는 어두운 구석이 없는 쾌활한 소년이었다. 그는 언어적 면에서 천재적이었다. 영어와 스페인어는 말할 것도 없고 프랑스어도 결점을 찾지 못할 정도로 완벽히 구사했다. 이탈리어도 믿을 만 했다. 그의 이런 언어 능력을 눈여겨 본 교수가 있었다. 옥스포드 재학 시절, 대학 3학년 때 슬라브어와 러시아어까지 도전해 능숙하게 구사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폴란드어, 체코어, 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까지! 완벽의 수준을 넘어 가히 경이로운 수준까지 이르렀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그의 경이로운 언어 능력 때문에 그는 스파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렇다. 베르타의 남편인 톰은 스파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스파이 영화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영화에서 스파이는 얼마나 멋진가! 몇 개 국어에 능통하고 준수한 외모에 매너까지, 그리고 화려한 자동차 추격전과 총격전! 생각만 해도 흥미진진하다.

작전을 수행하는 스파이는 자신의 임무를 하며 스릴을 느낄 수 있겠다. 그러나 스파이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아내는 어떨까? 이 책 [베르타 이슬라]는 스파이 남편 톰을 기다리는 아내인 베르타의 관점에 본 이야기이다. 남편은 점점 변해간다. 그녀가 결혼했던 그 남자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스페인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린다는 스페인 국민 작가, 하비에르 마리아스의 작품이다. 그의 아버지는 저명한 철학자라고 한다. 아버지가 스페인과 미국 대학에서 가르쳤기 때문에 두 나라를 오가며 성장했다. 스페인 내전으로 인해 그의 아버지는 스페인에서 활동하기 어려웠고 그래서 미국 대학으로 갔다고 한다. 첩보, 살인, 배신 같은 주제를 복잡한 구조와 우아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는 평을 받는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모두 철학적이고 예사롭지 않다.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한 세밀한 관찰을 바탕으로 그 밑에 도사린 또다른 모습에 주목한 작가 마리아스. 허구는 사실이란 이름의 또다른 모습인가? 현실을 왜곡한 허구는 거짓인가?

해당 도서는 소미미디어의 서포터즈 소미랑2기로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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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담덕 6 - 상업의 길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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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강병의 길, 경제부흥에 있다. 요동을 회복하고 요하를 건너 중원 땅으로 진출하려는 원대한 꿈, 광개토태왕 담덕의 꿈이다. 작은 꿈을 가지면 소인이 되고 큰 꿈을 가지면 대인이 되는 법. 나라도 큰 꿈을 가지고 발전시켜야 대국이 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기본 원리는 똑같지 않은가? 안팎으로 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제부흥이 선행되어야 한다. 백성들이 일단 배가 고프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상업을 장려하여 백성들이 잘 살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국방을 튼실히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단군왕검 시대부터 내려온 우리 민족의 홍익인간 정신을 살려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구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영토가 크고, ‘홍익인간’이란 민족정신으로 화합한다면 주변국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고구려는 반드시 그 일을 해내야만 합니다. 오늘 같은 제장들의 멈출 줄 모르는 투지와 상무정신, 그 힘으로 저 광활한 대륙을 경영하는 대고구려를 건설합시다.”


태자가 되기 전부터 호위무사와 함께 중원을 떠돌며 온갖 어려움에 처해 보기도 하고 백성들의 힘든 삶을 직접 보기도 한 담덕은 고구려보다 더 큰 세상을 보았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돌아와 왕위에 오른 것이다. 대인이 되어 대국을 건설하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왕이 된 그는 이제 거침없이 대륙으로 진출하고자 한다.

역시 하이라이트는 요동 정벌이다. [광개토태왕 담덕 6 상업의 길]에서는 요동 정벌의 과정이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인삼과 철의 교역로를 터서 상업의 길을 만들었다. 백제를 쳐서 고구려를 넘보지 못하게 하고 북위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후연을 압박한다.

엄광용 작가는 백년 후 중국의 동북아 공정에 맞설 수 있는 역사책을 만들겠다는 자세와 각오로 이 책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관련 자료를 모으고 처음 집필에 들어간 것이 2010년이라고 하니 무려 12년의 세월이 걸린 것이다. 작가의 정신 속에는 이미 광개토태왕이 살아 숨쉬고 있을지 모르겠다.

워낙 오래전이라 현대사에 비해 관련 자료도 부족할 것이고 그 자취를 찾아다니기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 역사 속에 광개토태왕과 같이 원대한 인물이 있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고구려를 넘어 천하를 호령하고자 했던 광개토태왕의 꿈과 열정과 노력이 모두 담긴 책 [광개토태왕 담덕 6]이다.

해당 도서는 새움출판사의 서포터즈 담덕 북클럽으로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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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 인간 사회의 운명을 바꾼 힘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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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세계적인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1998년 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의 출간 25주년 기념 뉴에디션이다. 그것만으로도 읽고 싶고 책꽂이에 꼭 꽂아 놓고 싶은 책이다.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거시적인 질문과 명쾌한 답으로 수많은 독자들에게 영감을 준 책이다.

이런 책의 리뷰를 쓴다는 것만으로도 묵직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이 책이 자신을 중세 전쟁사학자에서 인류학자로 바꾼 책이라며 극찬했다. 이 책 덕분에 [사피엔스]를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연 이 책 한 권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문해력과 지식이 있다면 그 어떤 책도 읽지 못할 책이 없을 것 같다.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질문, 제대로 된 질문이 얼마나 커다란 힘을 발휘하는지 보여 준다. 제대로 된 답이 나오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질문이 나와야 한다고 한다. 그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는 수많은 밑작업이 수행되어야 한다.

이 책은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왜 하필이면 지금과 같이 부와 힘이 배분되었을까?" 하는 질문말이다. 유발 하라리는 이를 '거시적인 질문과 담대한 대답'이라고 했다. 여러 학문의 영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해답을 향해 항해를 떠나는 저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야 할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쟁점을 파고드는 집요함, 그리고 새롭고 독착정인 관점이 어우러지는 하나의 걸작이 바로 [총, 균, 쇠]일 것이다. 최재천 교수는 이 책을 읽으면 우리가 이 시대에 왜 공부를 두루 해야 하는지가 보인다고 했다. 학문이 각자의 영역에 머무르는 시대는 지나가지 않았는가.

이 방대한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고 그것을 관통하는 관점과 통찰력을 배우고 싶다. 우리가 결국 가져야 할 것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해당 도서는 김영사의 서포터즈 16기로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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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은 모두 게임을 한다 - 게임이론이 알려주는 인간 행동 설명서
모시 호프먼.에레즈 요엘리 지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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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합리적인 존재일까 비합리적인 존재일까?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전략적으로 설계되었고 따라서 자신이 인지하든 하지 않든 게임 이론에 따라 행동한다.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행동에도 다 이유가 있다.

인간은 이성을 가진 매우 합리적인 존재인 것 같으면서도 때로 이성을 잃고 감정에 치우쳐 중요한 일을 망쳐버리는 비합리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고전경제학에서는 인간이 합리적인 주체라는 가정 하에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사실 인간이 항상 합리적 선택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인간이 매 순간 합리적 결정만 내린다면, 이 세상에 전쟁이나 싸움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 이론에서는 이런 비합리적 행동을 ‘전략적 비합리성’이라고 해석한다. 언뜻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행동도 합리적 판단과 과정을 거쳐서 표출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연 ‘게임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인간이란 참 재미있고 흥미로운 존재이다. 남보다 많은 것을 가지고 싶어하면서도 남보다 더 성공하고 싶어하면서도, 때로는 남에게 베풀기도 하고 남의 눈치를 보기도 한다.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 당연하다. 협상 테이블 앞에 앉게 되면 누구나 치밀하고 신중하게 계산을 한다.

A는 가진 돈을 배분할 권리가 있다. B가 수락하면 그대로 배분되지만 거절하면 둘 다 돈을 갖지 못한다. A는 5:5, 9:1, 10:0 등 여러 가지 옵션이 있다. 만약 A가 5:5를 제안한다면 둘 다 공평하게 5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보통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A가 9:1을 제안하면 어떻게 될까? B는 이를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고 보통 거절한다. B가 수락하면 1이라도 가질 수 있지만 B는 왜 거절할까?

합리적 관점에서 보면 B는 9:1의 제안을 수락하는 것이 맞다. 거절하면 하나도 가질 수 없지만 수락하면 1이라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B는 이를 불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A가 9를 가질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이를 ‘최후통첩 게임’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A가 잘 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다른 예를 들어 보자. 이번에는 B에게 거부권이 없다. A는 10:0을 제안해도 B는 거부할 수 없고 A는 10을 다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10:0을 제안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은 왜일까? A는 적은 금액이라도 제안했다. 이럴 때는 타인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남에게 공정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기 때문이다. 이를 ‘최후통첩 게임’에서 발전한 ‘독재자 게임’이라고 한다.

물론 이러한 실험과 달리 이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함께 살아간다. 함께 살아가는 한 인간은 늘 ‘게임 상황’에 놓여 있다. 상대의 생각을 꿰뚫어 볼 수만 있다면, 상대의 마음을 파악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인생은 게임이다. 도박이 아닌 게임. 일상생활의 작은 일부터 전쟁이나 국제분쟁까지 모두 게임이라면, 게임의 규칙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인간의 행동에 숨겨진 게임이론을 파헤친 [살아 있는 것은 모두 게임을 한다]를 읽어 보자.


해당 도서는 김영사의 서포터즈 16기로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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