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 생각법 - 일도 삶도 바뀌잖아
한명수 지음 / 김영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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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망했어. 이 지겹기만 한 인생 언제 끝나냐. 죽고 싶을 만큼 지겹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제 숨을 불어넣을 시간이 온 것이다. 우리 인생에 후우 ~ 숨을 불어넣자. 진흙에 입김을 불어넣자 아담이 탄생한 것처럼.

창의력의 대명사급으로 요즘 인기 있는 저자 한명수가 남들 앞에 서는 게 죽을 만큼 싫었던 내성적인 사람이었다는 것이 진짜 믿기지 않는다. 사람의 타고난 기질은 변하기 어렵다. 그러나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 마법 같은 일은 내 약점을 감추기보다 오히려 드러낼 때 일어난다!

사람들은 약점을 감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추면 나만 알고 다른 사람은 못 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약점은 감추려 할 수록 더 눈에 띄기 마련이다. 저자는 우연한 기회에 이 사실을 깨닫고 편안한게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살기로 했다. 그러자 행운도 따라왔다고 한다.

"남들보다 훨씬 새롭고 세련되게 해 주세요!"

모든 클라이언트들의 요청은 이처럼 한결같다. 남들과 비슷하게 만들어달라는 요청은 당연히 하지 않는다. 그래서 정말 낯설고 새롭고 이상하기까지 한 무엇인가를 만들어 보여 주면 그들은 당황한다. '새로운 것'을 원한다고 말은 하지만 정작 정말 새로운 것을 주면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새로운 무엇을 창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디자이너도 자신의 전문 영역을 반복하는 기술자일 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고수는 '새로운 것'과 '새로워 보이는 것'의 차이를 구별할 줄 안다. 하늘 아래 진짜 새로운 것은 없다고 누가 그랬던가.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편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익숙함이 오래 지속되면 지루하고 진부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원한다. 이때 스타일을 가미하여 기존 것과 다르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진짜 디자인 고수들이 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말랑말랑한 상태로 태어났다. 자라면서 점점 어떤 틀에 자신을 맞추고 거기서 나오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아마 이 점에 모두들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 어린 아이들의 반짝반짝한 눈망울, 톡톡 튀는 기발한 생각, 거침없는 질문 ...... 우리도 예전에는 그랬다. 말랑말랑했다. 이렇게도 될 수 있고 저렇게도 될 수 있는.

말랑말랑한 개인이 딱딱하게 굳어진 조직에서 잘 생활할 수 있을까? 우리는 조직 문화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책의 앞부분에 소개된 저자의 자기소개 일화가 재미있다. 자기소개를 하라고 했더니 저자는 테이블 위에 올라가서 양팔과 다리를 X자 모양으로 벌리고 "저는 활명수, 아니 한명수라고 합니다."라고 했다. 모두 속으로 얼마나 황당해 했을지 짐작이 간다. 그후 저자를 싫어하는 사람이 2/3, 좋아하는 사람이 1/3로 나뉘었다고 한다.

창의적인 생각을 하라고 강조하지만,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말하지만, 정말 저자와 같이 튀는 행동을 한다면, 특히 조직 내에서, 과연 환영받을 수 있을까? "저런 또라이 녀석"이라는 말을 듣지 않을까? 저자는 약점을 감추기보다 솔직하게 말하면 좋다고 했지만, 그러면 다른 사람이 내 약점을 이용하지는 않을까?

자녀를 창의적으로 키우고 싶어서 교육을 듣는 부모도 많다. 하지만 창의성에 대한 강의를 듣는다고 창의력이 마구 솟아나지는 않는다. 다들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창의성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 어떤 상황은 '부정적인 상황'을 말한다. 쉽게 말해,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원하지 않는다. 확실하게 검증된 기존의 것을 고수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결론이 뭐냐? 창의적이어야 하지만 때로는 창의적인 것을 거부하는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하냐고? 저자는 "부끄러워야 한다! 부끄러워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A4 용지 한 장을 주고 자기소개서를 디자인하라. 이런 미션이 주어진다면 당신은 어떻게 자기소개서를 만들 것인가?

디자인학과 기초수업의 숙제였다고 한다. 이 숙제를 하면서 그에게 '작은 문'이 열렸다고 했다. 그때의 쪽팔림으로 인해 작은 문이 열렸고 더 이상 쪽팔리지 않기 위해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재미있지 않은가? 쪽팔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때로는 창의적인 생각으로 나가는 문을 열어주기도 하니 말이다.

저자가 남달리 창의성을 듬뿍 가지고 태어난 것이 아니다. 그에게 남과 다르다, 창의적이다 라고 말을 하지만, 결국 그의 노력 덕분이었다. 각 상황에서 깨달은 것을 잊지 않고 다른 시점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했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작은 문을 열면 결국 큰 문도 열 수 있다

해당 도서는 김영사의 서포터즈 16기로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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